▲침묵시위
장혜원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가천대학교 한의대생들이 학교 측에 '임상교육 정상화'와 '100병상 이상의 부속 한방병원 건립'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며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지난 2004년, 2008~2009년에 이은 세 번째 항의농성이다.
항의농성이 시작된 10일 오후 4시, 가천대 한의대생 100여 명은 검은 마스크를 쓰고 교정 내 성큰플라자 광장과 비전타워 광장에서 "합의문을 이행하라" "병원 건립 추진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였다.
그 사이 일부 학생들은 "한의과대학 학생들과 한 10여 년간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무시한 학교 당국은 각성하라"는 제목의 전단을 지나는 학생들에게 나눠주었다.
백승준 한의대 학생회장(22대, 본과 2학년)은 "학교 측은 2004년, 2009년 당시 합의문을 바탕으로 학생들에게 무조건적인 신뢰를 요구해 왔지만 10년 동안 학생들이 얻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부속 한방병원 관련 합의 사항 이행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학생들의 교육권을 보장하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았다"며 학교 측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학교 측이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않는 것은 학생들을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라며 "가천대 인근 지역에 100병상 규모의 부속 병원 건립을 가시화하지 않는다면 기말고사 거부 등 투쟁 수위를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용민 차기 학생회장(본과1학년)도 "12개 한의대 가운데 부속 한방병원이 가장 열악한 곳이 가천대다. 비싼 수업료를 내고 열악한 환경에서 한의사 수업을 받는 걸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학교 측을 비난했다.
본과 1학년 임민호 학생은 한의대 교육 시스템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임민호 학생에 따르면 한의학의 정규학과는 12개임에도, 가천 한의대는 6개의 임상학과로만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실험실 공간과 장비가 부족해 한두 명만 실습하고 나머지는 관찰만 하는 실정이다.
학교 측, 합의문 이행 안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