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잎밥정식을 시켰더니 밥과 함께 15가지의 찬이 나왔다. 연잎밥정식의 가격은 1인당 만오천원이다. 식사를 마치면 사랑채 찻집으로 가서 덤으로 차를 마신다.
심명남
사찰음식으로 유명한 연잎밥은 사찰뿐 아니라 궁중음식으로도 사랑받았다. 아내와 함께 연잎밥정식을 주문했다.
연잎밥은 총 3번 찐다. 처음 밥만 한 번 찐후 연잎에 싸서 두 번을 더 찌면 비로소 연잎 맛이 우러난 밥이 탄생한다. 반찬이 15가지. 기다렸던 연잎밥이 나왔다. 연잎에 쌓인 밥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연잎밥이 베일을 벗었다. 밥을 감싸고 있는 연잎 한 잎을 벗기니 또다른 연잎이 나온다. 두 번째 연잎을 펼치니 보약밥이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한 노랗고 푸른 밥이다. 밥맛에서 감칠맛이 난다. '음식에 개미가 있다'는 말, 이럴때 써도 좋을듯 싶다. 전라도에서는 음식맛이 좋을 때 '개미가 있다'고 한다.
"와~ 제법인데... 완전 대박이네!"금세 기분이 풀렸다. 밥 한 끼에 사람 맘이 이렇게 변하다니.
주인장 장경진(46년생)씨는 집안에서 장손으로 태어났다. 젊었을 때는 좀 놀았다. 안 해본 일이 없단다. 나무젖가락 공장을 해서 돈을 좀 벌었는데 중국산이 밀려오자 문을 닫았다. LG장판 총판도 했다. 순천에서 조경전문업체를 운영하기도 했다. 또 순천고 총동문회 부회장, 과거 새정치국민회의 순천지구당 수석부위원장을 해서 인맥이 넓다. 하지만 일은 망했다. IMF 때 보증을 잘못 선 게 화근이었다.
"나도 참 속없이 살았어요. 사업을 하다 보니 잘못 보증을 섰죠. IMF 전에는 서로 보증 서는 것이 예의였어요. 지금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기서 사니 이렇게 편한 걸..."방송촬영 거부한 사장님, 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