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게임 제작 대회, 참가해 보실래요?

제14회 똥똥배 게임 제작 대회 개최자 박동흥씨 인터뷰

등록 2013.12.15 16:27수정 2013.12.15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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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일, 제14회 똥똥배 게임 제작 대회를 개최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똥똥배 게임 제작 대회는 개인이 주최하는 아마추어 게임 제작 대회로, 매년 학생들의 방학 시즌에 맞춰 2번씩 열리는 비영리적인 대회다. 상업성을 띄지 않는 이 대회가 7년 동안 계속됐고 어느덧 14회를 맞이하게 됐다. 상금에 대한 욕심 없이 순수한 창작의 욕구를 불태운 대회의 참가자들과 이런 참가자들을 위해 관심과 후원을 보내준 사람들이 없었다면 이 대회는 지속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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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타이틀 로고 제14회 똥똥배 게임 제작 대회의 타이틀 로고 ⓒ 똥똥배


똥똥배 게임 제작 대회는 창작자 박동흥씨가 주최하는 아마추어 게임 제작 대회로, 11회와 13회, 이번에 개최되는 14회는 크라우드펀딩업체 텀블벅에서 후원 모금을 시행했다. 14회는 현재 후원 모금이 진행되고 있으며, 후원모금을 진행하는 이유는 주최자가 자금이 없어서가 아니라 대회에 의미를 대중들에게 알리고 참가자들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후원 모금을 진행함으로써 사람들이 응원하고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대회로 만들고 싶다는 박동흥씨의 마음은 이 대회의 참가자들과 후원자들이 증명해주고 있다.


후원자들에게는 후원자 명단 수록, 대회를 기념하는 출품작이 수록된 DVD 발송, 똥똥배 게임 제작 대회의 근원지인 박동흥씨가 운영하는 누리집 혼둠(혼돈과 어둠의 땅)에 후원자 동상을 세워준다. 출품작이 수록된 DVD는 판매용이 아닌 후원자들에게만 보내는 것으로, 자신이 후원한 대회라는 것 외에도 희소적 소장가치가 있다.

기자는 이번 제14회 똥똥배 게임 제작 대회를 맞아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이 소식을 알리고자 기사를 작성하게 되었고, 대회를 개최한 박동흥씨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하여 대중들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아래에 인터뷰 내용을 담는다.

- 인터뷰 요청에 응해줘서 감사하다. 먼저 기사를 읽을 대중들에게 자신의 소개를 부탁한다.
"게임 제작자 겸 만화가 겸 <혼돈과 어둠의 땅> 사이트 운영자이다. 게임회사에서 3년 정도 일했다. 현재는 인디 게임 개발 중이고 만화는 주로 아마추어로서 그리지만, 돈 받고 그린 것도 있고 해서 정확하게 어떤 게 프로이고 아마추어인지 선 없이 창작자로 살고 있다."

- 필명과 대회의 이름이 똥똥배다. 똥똥배로 이름을 지은 것에는 어떤 이유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15살 때 지은 필명인데, 똥배 중의 똥배라고 지은 필명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유치하지만 15살의 나를 존중해서 계속 사용하고 있다."

- 똥똥배 게임 제작 대회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대중들에게 왜 이 대회를 열게 되었으며, 7년이나 유지되고 있는 이 대회가 참가자와 심사위원, 개최자, 게이머를 비롯한 현직 게임 개발자, 일반 대중들에게 어떤 의미가 되길 바라는지 알려줬으면 한다.
"첫번째로 게임계의 새싹들에게 게임 제작의 계기를 주고 싶어서 사비로 대회를 열게 되었다. 내가 어릴 때 여러 게임 공모전이 있었고, 공모전에 출품하려고 게임을 만들다가 게임 제작자의 길을 가게 되었다. 나처럼 이 대회로 인해 게임 제작에 발을 들이는 후학이 늘어난다면 기쁠 것이다. 두번째로 아직 틀에 갇히지 않은 그들의 게임이 보고 싶었다. 비영리 대회이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대회가 되었으면 한다. 그런 다양한 시도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 게임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나 심사위원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알고 있다. 정말로 지원만 하면 누구나 심사위원이 될 수 있는가. 또, 심사 인원에 제한은 없는가.
"누구든지 가능하다. 게임을 좋아하고 '재미'를 느낄 줄 아는 사람이면 심사 자격이 충분하다고 본다. 심사위원 제한은 5명이었으나 좀 더 많아도 받아줬다. 13회 대회 때는 갑자기 심사를 못 하는 사람도 생겨서 이번에는 5~7명으로 정했다. 사실 심사위원이 많을수록 평가가 늘어나서 좋다고 본다. 똥똥배 대회의 장점 중 하나가 자신의 게임을 꼼꼼히 해보고 내려주는 심사평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 대회를 진행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과 일화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나.
"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은 '죽음의 탑'이라는 게임이다. 들어가면 아무도 살아나올 수 없는 죽음의 탑에 주인공이 들어간다. 그리고 주인공은 살아나올 수 없었기에 게임이 5초 만에 끝나버린다. 황당하지만 이런 틀을 파괴하는 발상력을 보고 싶었던 게 대회 취지였기에 기억에 남는다. 요즘 출품작들은 너무 다 잘 만든 게임들이다. 가끔 엉뚱한 시도를 해줬으면 한다."

- 11회부터 텀블벅을 통해 후원 모금을 하고 있다. 모금된 후원금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대중들에게 알려주기 바란다.
"크게 상금으로 사용된다. 7분야로 상을 주기 때문에 후원금의 1/7이 상금에 추가된다. 그리고 거기서 나머지로 남는 것들은 리워드 DVD 제작, 배송료 등에 사용된다. 그리고도 남은 것은 <혼돈과 어둠의 땅> 서버 유지비에 보탠다."

- 제12회 똥똥배 제작 대회는 후원 모금을 시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홍보가 되지 않아 출품작이 네 개밖에 되지 않았는데, 후원 모금을 하지 않은 것은 세계 일주 때문인가.
"그렇다. 외국에 나가면 제대로 관리 못 할 거 같아서 후원을 시도하지 않았다."

- 다른 크라우드펀딩 업체인 유캔펀딩에서는 똥똥배의 세계 일주(이스터 섬, 페루) 단행본 출판 프로젝트를 열었다. 똥똥배를 아는 사람이라면 후원이 한쪽으로 몰리거나 분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후원자를 받아들이기 위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따로 홍보를 진행하고 있나.
"개인 SNS에서는 둘 다 홍보하지만, 세계 일주 만화는 만화 사이트와 여행 사이트에 홍보하고 있고 똥똥배 대회는 게임 사이트 쪽에 홍보하고 있다. 물론 둘 다 내가 시작한 프로젝트라서 두 프로젝트가 동시에 가면 불이익이 있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불행히 시기가 겹쳤을 뿐, 전혀 다른 프로젝트라서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원래 후원이란 게 하고 싶으면 하는 거고 아니면 안 하면 되는 것이다. 그 프로젝트를 원하는 사람이 많다면 성공할 것이고, 아니면 무산될 거다. 그러면 된 것이다."

- 똥똥배 게임 제작 대회는 한국에서 열리는 비영리 아마추어 게임 제작 대회로서는 유일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이 대회는 언제까지 지속할 것인가.
"아마 내가 죽기 전까진 계속될 거 같다. 그리고 오래 이어가지 못해서 그렇지 비영리 아마추어 게임은 게임제작 카페라든가 그런 데서 가끔 있다. 유일하다고는 못 하겠다."

- 마지막으로 이 기사를 읽고 있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길 바란다.
"처음 사비로 대회를 열 때 의문은 왜 아무도 이런 일을 안 하느냐는 것이었다. 혹시 개인이 사비로 대회를 열면 불법인가까지 생각했다. 어쨌든 저질렀고, 덕분에 약 7년간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다양한 게임들을 만날 수 있었다. 미래는 정해지지 않은 것이기에, 자신이 꿈꾸고 투자하면 이룰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게임은 죄악으로 몰리고 있다. 나는 게임이 문화와 예술로 인정받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보다 많은 사람이 그 꿈을 꿔주면 좋겠다."

14회를 맞이하는 똥똥배 게임 제작 대회는 내년 2월 28일까지 출품과 후원을 할 수 있다. 내년 3월 1일부터 15일까지 보름간의 심사기간을 거쳐 총 7분야의 시상을 하게 된다. 출품과 후원, 심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크라우드펀딩업체 텀블벅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한국독립게임마당 누리집, 한국독립게임마당 비정기 간행물에 실릴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게임제작 #게임공모전 #아마추어 #인디게임 #크라우드펀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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