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아래 연준)가 마침내 양적완화 축소에 나섰다.
연준은 지난 18일(현지시각) 금융·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현재 월 850억 달러의 양적완화 규모를 내년 1월부터 750억 달러로 축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연준은 국채 매입을 450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로 낮추고, 모기지(주택담보부채권) 매입 역시 400억 달러에서 350억 달러로 낮춰 월 100억 달러씩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양적완화 규모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던 연준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자산매입 축소를 뜻하는 이른바 '테이퍼링(tapering)'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연준은 실업률이 6.5% 밑으로 내려갈 때까지 '제로(0∼0.25%)'에 가까운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실업률 전망치를 6.3~6.6%로 제시하고, 2015년에는 6%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도 연준은 미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을 2.8~3.2%로 전망하고,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1.4~1.6%로 제시했다.
버냉키 의장 "미국 경제 완만히 개선"
연준은 성명을 통해 "미국의 경제가 '완만한 속도'(moderate pace)'로 개선되고 있다"며 양적완화 축소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의 불안성을 의식한 듯 축소 규모를 예상 최저치인 월 100억 달러로 결정했다.
연준은 "최근 수개월 간 노동 시장이 개선되면서 실업률도 떨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주택 시장의 회복도 느려지고 있다"며 아직 경기 회복 수준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경기 개선 흐름에 따라 양적완화 규모를 더 줄일 수도 있다"며 "경기회복이 빨라지면 그만큼 출구전략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시장의 불안성을 의식한 듯 "연준이 대규모로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테이퍼링이 시작되지만) 앞으로도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는 계속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시장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낙관론을 폈다.
비록 본격적인 출구전략이 시작됐지만 이를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던 시장은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금리도 최저 수준으로 유지된다는 확인을 받자 뉴욕증시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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