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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일 경남의 한 고등학교의 교감이 대자보를 붙인 학생에게 "부모님 뭐하시냐"고 묻는 등 부적절한 지도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사진은 해당 학생이 붙인 대자보. ⓒ 오마이뉴스
교육부가 18일 '안녕 대자보'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생활 지도를 강화하라는 공문을 전국 시·도교육청에 보낸 가운데, 경남의 한 고등학교 교감이 대자보를 붙인 학생에게 "부모님 뭐하시냐"고 물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안과 전혀 관련이 없는 부모를 언급한 데 대해 해당 교감은 '취지가 왜곡됐다'고 해명했지만, 해당 학생은 불쾌감을 토로했다.
19일 오전 경남에 있는 A 고등학교의 최아무개(18)군은 학교 서쪽 입구 벽에다 대자보를 붙였다. 최근 이어진 '안녕들 하십니까' 열풍에 호응하는 내용이었다.
"안녕들 하신가요. 저는 멍청하게도 줄 이은 대자보 행렬에 크게 감동을 먹었더랍니다. 한 낱 고등학생인 제가요. SNS로 대화하며 말보단 카톡이 먼저인 이 시대에 손수 쓰고 붙인 진심이 담긴 뜨거운 젊은 가슴들의 대자보, 또 그에 감동하여 쏟아져 나오는 여러 대자보들이 줄지어 이어지는 걸 보고, 그 대자보를 쓴 사람들이 느꼈을 감정을 생각하니,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눈물이 났습니다."
아침 조례 시간에 학교 교감이 최군을 교무실로 호출했다. 최군에 따르면, 교감은 허가 없이 대자보를 부착한 데 대해 질책하면서 "부모님 뭐하시냐"며 성적과 사는 곳 등을 물었다. 최군은 "사실 대자보를 붙이면 혼이 날 줄은 알았는데, 부모님과 성적 얘기를 해서 불쾌했다"며 "교무실을 나온 뒤, 대자보는 사라지고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아무개 교감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부모님이 집에 계시는지, 무슨 일하는지를 물어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성적은 더 열심히 하라는 취지에서 물어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교 게시판에 허락 없이 대자보를 붙여서는 안된다"면서 "그런 이유로 최군에게 '마음대로 붙이면 안된다', '사회 문제에 관여할 나이가 아니다'라고 타일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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