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대자보' 쓴 고교생, '선동죄'로 징계위기

교육부 대자보 차단 공문 후폭풍... 서울 K고 "교사 지도에 항변"

등록 2013.12.26 18:28수정 2013.12.2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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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군이 서울 K고교에 붙였던 '안녕 대자보'.
A군이 서울 K고교에 붙였던 '안녕 대자보'. 제보 청소년단체

학교 담벼락에 '안녕 대자보'를 붙인 학생이 '학생 선동' 사유로 징계위기에 몰렸다. 지난 18일 교육부가 '안녕 대자보' 차단 공문을 보낸 뒤 벌어진 일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안녕 대자보' 쓴 학생 징계절차 착수

26일, 서울 K고와 서울시교육청, 청소년단체 등에 따르면 K고는 학교에 대자보를 붙인 A 학생에 대해 지도대책위를 계획하는 등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교장을 위원장으로 한 지도대책위를 연 뒤 오는 30일 개최 예정인 선도위원회에 해당 학생에 대한 징계 건을 상정하겠다는 것이다.

A군은 청소년단체에 보낸 메일에서 "아버지가 학교에 오셔서 이야기를 했고, ○○부장은 아버지에게 징계 사유가 '학생 선동'이라고 했다"고 적었다.

A군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6시 이 학생은 학교 외벽에 대자보를 붙였다. 이 학생은 대자보에서 "우리에게 강요되는 긍정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환각제"라면서 "저는 이제까지 문제적 인간이지만 오늘 그 침묵을 깨고 이야기하려 한다. 용기를 갖고 부정을 부정하자"고 호소했다. 긍정과 부정에 대한 일반 철학적 내용을 주로 적은 이 대자보의 제목은 "○○고 학생 여러분, 안녕들하십니까?"였다.

K고교 "(해당 학생) 교사의 대자보 지도에 항변했다"

그런데 이 대자보는 다음날인 20일 오전 7시 30분 철거됐다. 해당 학생은 "○○부장에게 철거에 대해 항의했더니 '대자보를 붙인 목적은 뭐냐, 봉기라도 일으킬 것이냐'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글씨를 못 썼다는 인신공격도 당했다"고 A군은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단순히 대자보를 붙였기 때문에 징계를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학교 이 아무개 교감은 "교직원이 대자보를 떼어냈는데도 해당 학생이 반성의 자세를 갖지 않았다"면서 "다시 같은 내용을 손으로 쓴 전단지로 만들어 학생들에게 돌렸고, 교사의 지도에 항변하는 글을 학생들에게 알린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교감은 "아직 해당 학생을 선도위원회에 올릴 것인지 지도대책위를 열지 못했기 때문에 징계에 대한 학교 방침이 결정된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안녕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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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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