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산청에서 진주까지 3호선 국도를 내달리다 차를 갓길에 멈췄다. 산너머에 붉은 기둥이 하늘로 솟구치는 광경이 아름다웠다.
김종신
산청에서 진주까지 3호선 국도를 내달리다 차를 갓길에 멈췄다. 산너머에 붉은 기둥이 하늘로 솟구치는 광경이 아름다웠다. 남들 출근할 무렵 퇴근하면서 이런 광경을 구경할 수 있다는 색다른 느낌도 좋다.
집에 도착했다. 일요일이라 가족들은 아직 자고 있다. 샤워하고 나왔다. 아내가 자신이 누워 잤던 침대를 내주었다. 아내의 체취가 남아 있는 침대 위로 이번에는 내가 이불을 덮고 누웠다. 창가 블라인드는 올라갈 틈이 없다.
알람을 맞추었다. 그럼에도 눈을 알람 소리를 듣기 전에 떠진다. 오후 1시. 가족들은 없다. 아마도 종교 모임에 나가는가 싶다. 머리가 엉망이다. 다시 샤워를 했다. 따뜻한 물줄기에 정신이 든다. 부랴부랴 시내버스를 타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오늘 진주 동네 기행이 있는 날이다. 밤샘 근무를 마치고도 참석하겠다고 했다. 촉석루 맞은편 진주시 천전동 중앙광장. 일행을 만났다. 오늘 둘러볼 동네가 옛 망경동과 칠암동, 주약동이다. 통합되면서 진주 인구 10%인 3만4000명이 사는 동네로 바뀌었다.
일행과 인사를 나누고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점심을 먹지 않은 빈속이지만 커피의 카페인이 졸리는 내 몸을 깨울 것이라는 믿음으로 홀짝홀짝 마셨다. 밤샘 근무를 마치고 쉬는 시간(오전 7시 30분~오후9시 30분)은 출·퇴근시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깊은 잠을 자지 못해 이불에서 뒹굴기 일쑤다. 함께 밤새운 동료 역시 기숙사에서 2시간 남짓 잠을 자고 깨었다고 한다. 깨었다고 일어나 활동하기는 몸이 따라오지 못해 이불 속에서 뒤척였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