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교통부 공식 트위터 계정 갈무리
김영훈
국토부의 공식 트위터 계정이 국민에게 정부의 발표를 신뢰하라며,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그 순간,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수서발 KTX의 운영사 분리법인의 면허발급을 발표했다. 철도 민영화에 대한 여론의 문제의식이 계속 되고 있는 상황에서 분리법인의 면허발급이 이렇게 무모하게 진행되리라 예측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이런 상식적인 상황 판단을 넘어 무리하게 면허발급을 추진한 것이었다.
결국 국토부의 수서발 KTX 운영사 분리법인에 대한 면허발급 추진과 국토부의 공식 트위터 계정의 글을 종합했을 때, 현재 정부가 일관되게 보여주는 '진정성'이란, 수서발 KTX의 운영 분리법인 설립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의지다. 정부의 의지는 국민의 여론이나 비판적 물음에 대한 답을 거부하고, 수서발 KTX를 둘러싼 철도 민영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더이상 "타협"의 대상으로조차 보지 않는 것으로 이어진다. 정부는 국민에게 이런 정부의 '진정성'을 불신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정부는 정부의 정책과 말을 불신하는 국민을 "국민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갖추지 않았다고 매도한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는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어떤 '건덕지'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국민은 국가를 신뢰할 수 있고, 그게 이상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가 국민에게 신뢰할 최소한의 "책임 있는 자세"를 갖추지 않았다면, 국민은 정부와 국가를 불신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자 결과다. 정부는 국민에게만 정부의 "진정성"을 호소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갖추라고 요구하기 이전에, 국민의 '진정성'을 수용하고, 정부로서 '책임 있는 자세'로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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