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 없던 철도파업 "성과 있다" vs "성급히 접었다"

[파업 철회 온-오프 시민 반응] 당신의 생각은?

등록 2013.12.31 15:36수정 2013.12.31 15:36
0
원고료로 응원
a

생각에 잠긴 김명환 위원장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30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철도노조파업 중단 선언 뒤 생각에 잠겨 있다. ⓒ 이희훈


전국철도노동조합의 이번 파업은 지금까지 유례가 없는 파업이었다. 22일간 지속된 최장 파업기간이 그랬고, 전례가 없는 국민적 지지가 그랬다. 파업 시작일에 노조 지도부 194명이 고소·고발 당하고, 참여 조합원 4213명 전원이 직위해제 되는가하면, 경찰 5000여명이 노조 간부를 체포하겠다며 민주노총에 사상 처음으로 강제 진입하기도 했다.

30일 여야 정치권과 철도노조의 극적인 합의로 국회 내 철도산업발전소위원회가 설치됐고 파업 중인 조합원들은 31일 현장에 복귀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구체적인 결실 없이 파업을 끝났다는 견해부터 소위원회 설치라는 성과가 남았다는 견해, 처음부터 명분 없는 파업이었다는 견해 등 시민들의 반응이 각양각색이기 때문이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대체로 철도노조의 이번 투쟁을 지지하고 파업 철회 역시 환영한다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트위터 아이디 ‏@fire***** 이용자는 파업을 철회한 철도노조원들에게 "수고했다"며 "끝이 아니기에 아쉽기도 하지만 우선은 몸과 마음을 잘 추스리세요, 고생하셨습니다"라 말했고, 다른 이용자(‏@kas*****)도 "경찰 동원과 언론으로 인한 여론 악화, 수배령 등 악조건 속에서도 시민들의 권익을 위해 싸워주신 것이 감사하다"는 평가를 남겼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citiz******)는 철도노조의 페이지에 이번 파업에 대해 "민영화 반대를 위한 절차와 과정, 그리고 불통의 대통령 퇴진 압박, 그 속에서 국민과 함께 했던 공동체의식의 발견 등은 노동을 경시하는 사회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었던 최고의 열매였다"고 남기기도 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choi*****)는 "노동조합의 투쟁이 사회적 각성과 미흡하나마 정치적 협상을 이끌어냈다, 이게 성과가 아니면 무엇인가?"라며  "이제 여기에 들어간 비용을 그 수혜자인 국민들이 나누어 부담해야 한다. 즉, 노동자들이 부당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우리가 지켜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합원들 징계 등 불씨 남기고 철회... 허탈" 분위기도

그러나 아쉬움을 표하는 사람도 많다. 김덕진 인권 활동가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단 3개항인 합의문의 허무한 내용도 그렇고, 정치권이 합의의 주체가 되는 등 파업철회 결정을 보며 허탈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철도노조 지도부를 비난하거나, 애초 별 기대가 없었다며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은 말자"고 말했다.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도 아쉬움을 표하는 사람이 많았다. 평소 지하철을 자주 이용한다는 직장인 유아무개씨(31. 서울 동작구 사당동)는 "파업의 정당성을 국민들에게 좀 더 알린 후에 철회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며 파업 철회가 다소 일렀다고 지적했다. 철도 파업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이제 막 생기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이 철회됐다는 설명이었다.

파업을 지지했다는 손아무개씨(28. 충북 제천시 신월동)는 파업 철회 후 남은 과제들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손씨는 "정치권이 제 역할을 해서 철도노조가 현장으로 복귀한 건 좋지만, 여전히 파업 참가자에 대한 징계나 손해배상 소송과 함께 발부된 구속영장도 그대로 집행한다는 등 불씨가 남은 상태에서 파업이 철회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파업 장기화로 인해 부담스러운 심정은 이해하지만 좀 더 확실한 성과를 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변아무개씨(28. 서울 관악구 신림동)는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지만 불편을 체감한 적은 특별히 없었다, 다만 철도노조가 철도 운행을 완전 중단한 것도 아닌데 지나치게 불법으로 몰아가는 측면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며 파업을 둘러싼 정부의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철도노조 #파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AD

AD

AD

인기기사

  1. 1 노후 대비 취미로 시작한 모임, 이 정도로 대박일 줄이야
  2. 2 나이 들면 친구를 정리해야 하는 이유
  3. 3 "김건희 특검하면, 반나절 만에 다 까발려질 것"
  4. 4 오스트리아 현지인 집에 갔는데... 엄청난 걸 봤습니다
  5. 5 '아디다스 신발 2700원'?... 이거 사기입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