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자체를 퇴보시킨 문용린 교육감, 착잡합니다

청소년을 지시와 통제의 대상으로 보는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조례 개정안

등록 2013.12.31 17:45수정 2013.12.3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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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30일 입법예고한 학생인권조례 개정안을, 발표 6시간 전에 시교육청으로부터 받아본 본 필자의 심정은 착잡, 그 자체였다. '학생의 기본권을 적극 보장하겠다'는 말과는 달리 교사의 생활지도권을 강화한다는 명목아래 학생인권이 후퇴하는 섬뜩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인권은 말 그대로 인간이라면 누구나에게 천부적으로 부여되는 당연한 권리 영역이다. 따라서 인권에 대한 조례의 해석상 차이가 설령 있다손 치더라도, 인권의 기본적 가치마저 훼손하는 우를 범하는 것은 그것이 진보건 보수건 대한민국 인권의 역사를 거스르는 일이 분명하다.

이번 개정안은 그럴듯한 미사여구로 마치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는 듯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교사와 학생의 관계를 오히려 대립 구도의 갈등적 관계로 전제하고 인격체 간 평등적 사고보다는 직위와 나이의 우위를 통한 학생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한다. 

그 단적인 예로, 그동안 학칙으로 과도하게 청소년의 복장과 두발을 통제해 온 폐단을 학생인권조례로 개선한 것인데, 이 조례를 교육감 개인의 신념을 내세워 학칙으로 다시 제한해 무력화하는 발상을 폈다. 과연 문용린 교육감이 교육감이기전에 평등과 인권을 다뤄온 교육학자로서, 또 청소년을 보호육성해 왔다는 청소년지도자로서 또다시 갈등을 야기해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교육감의 교육관은 학생을 존중받아야 할 미래의 주인공보다는 통제받고 지시받아야 할 복종의 대상으로만 치부해 온 것은 아닌지, 그의 인권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다시 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두발, 복장, 소지품 검사도 학교와 교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언제든 침해할 수 있도록 한 것, 이는 단순히 교육감 한 명의 아집으로 좌지우지 돼서는 안된다. 하지만 그는 끊임없이 교권 강화가 자신의 신념이라며 이미 존재하는 조례를 부정하고 그 절차 또한 무시해 왔다.

필자가 위원으로 있는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위원회에 개정안에 대한 의견조차 묻지 않은 것이 바로 학생인권위원들을 무시하는 처사를 넘어 현존하는 조례조차 무시하는 처사의 반증이다. 교육감이 조례나 정책을 입안할 경우 학생인권영향평가서를 작성하여 위원회에 검토를 요청하여야 한다는 강제조항은 철저히 무시됐다. 교육감이 학생인권위원회의 동의를 필요로 하는 학생인권옹호관을 본인이 임명하고 해촉할 수 있게 한 것 또한 그의 권위주의적 우월의식을 유추케 한다.


일부 학생들이 다른 학생 및 교사에 대한 인권을 존중하지 않거나 교사의 수업권을 방해한다거나, 교사의 지도에 대한 존중을 망각한다면 마땅히 그런 학생에게 제재를 가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지만 이는 현 조례상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교사와 어른이라는 기득권을 향해 소위 '머리에 피도 안마른 것들의 인권 운운'에 대한 막연한 괘씸감과 피해의식의 발로가 되려 청소년 인권을 명시한 조례를 누더기로 만드는 처사가 아닌지 교육감과 서울시교육청은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해야 한다. 이런식이라면 문 교육감은 적어도 청소년 인권보호면에서는 실패한 교육감으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서울특별시교육청 학생인권위원입니다. 이 기사는 위키트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조례 #학생인권 #학생인권위원회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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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와 대학원에서 모두 NGO정책을 전공했다.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았다. 이후 한겨레 전문필진과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지금은 오마이뉴스와 시민사회신문, 인터넷저널을 비롯,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기사 및 칼럼을 주로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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