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통합진보당, 정의당, 지방선거에서 격돌?

같은 지역구에서 경쟁구도 만들어질 수도... "진보정당 풀뿌리부터 공멸 우려"

등록 2013.12.31 18:30수정 2013.12.3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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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분단 등의 특수성으로 인해 한국 정치에서 진보정당은 오랫동안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1987년 민주항쟁과 1991년 지방자치 실시, 1997년 수평적 정권교체 등으로 성장한 진보정당은 17대 총선(2004년)에서 국회의원 10명을 당선시켰다.

이후 진보정치는 거대 양당구조의 한국 정치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또한 진보정당이 내세운 무상급식과 무상의료, 경제민주화는 이제 시대의 화두가 됐다. 박근혜 대통령도 과거 진보정당이 내세운 공약의 상당 부분을 흡수해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당지지율 '반의 반 토막'난 진보정당

하지만 진보정당은 분당(통합진보당과 정의당의 분리) 사태를 겪은 후 좀처럼 회복할 수 없는 위기에 놓였다. 한때 15% 안팎까지 치솟던 정당 지지율은 '반의 반 토막'이 났다. 여기에 통합진보당 이석기 국회의원의 '내란음모' 혐의 사건 등이 터지면서 어려움은 가중됐다.

이로 인해 진보정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참패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천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12월 3째 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46.9%다. 둘째 주보다 1.9%포인트 하락했다. 민주당은 3.2%포인트 상승한 23.8%로 나타났다. 정의당의 경우 0.5%포인트 상승한 2.6%, 통합진보당은 0.6%포인트 하락한 2.3%을 기록했다. 지지 정당이 없다는 응답은 1.1%포인트 감소한 20.8%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는 12월 16일부터 20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 자동응답 RDD방식으로 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통합진보당과 정의당이 같은 선거구에 각각 후보를 낼 것으로 예상돼, 진보정당들이 공멸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인천에는 정의당 소속 구청장 2명, 시의원 2명, 구의원 3명이 활동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소속은 구의원 2명이다. 이들은 모두 옛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 전신)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지만, 당 분열로 소속 정당이 다르게 됐다. 정치와 지역 현안에 서로 비슷한 입장과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속내는 매우 복잡하다. 특히 분당 과정에서 발생한 앙금이 상당해, 그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정의당은 수도권 최초의 진보 구청장들(배진교 남동구청장, 조택상 동구청장)의 재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또한 현 지방의원들은 재선 또는 삼선을 노리고 있다.

진보정당들 '겹치기 출마'로 경쟁 예상

하지만 통합진보당이 이 선거구들에 후보를 낼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정의당은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생겼다. <시사인천>이 확인한 결과 통합진보당은 남동구청장과 동구청장 선거에 후보를 출마시킬 계획이다. 또한 부평구에서도 정의당 소속 김상용, 이소헌 구의원 지역구에 후보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밖에 남·동·남동·서구 지방의원 선거에도 후보를 내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있다.

통합진보당 인천시당 관계자는 "남동구청장과 동구청장 선거와 부평구 김상용․, 이소헌 구의원 지역구에도 출마할 후보가 있지만, 현재는 밝힐 상황은 아니다"라고 한 뒤 "중앙당 방침이 결정된 것은 아직 없다. 다만 최대한 출마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밝혔다.

'겹치기 출마'로 진보정당들이 공멸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는 "그래서 중앙당 차원에서 아직 방침이 결정되지 않은 것이다. 안철수 신당도 뜰 것이고, 변수가 많다"고 하면서도 "공교롭게도 (선거구가) 겹쳤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박종현 정의당 인천시당 사무처장은 "수도권 최초의 진보구청장이 탄생한 남동구와 동구에서 배진교 구청장과 조택상 구청장의 지지율은 다른 기초단체장들보다 현격히 높다.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그만큼 주민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4년의 진보 구정을 당당히 평가받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의당 소속) 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도 지역구 주민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고 자신한다. 이소헌 의원의 경우 지난 선거에서 국민참여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출마했어도 당당히 당선됐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천한 지방의원들의 재선, 삼선은 문제없다"고 말했다.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은 "한국에서 지방선거는 집권여당의 중간 심판 성격이 강하다. 그런데 제1야당인 민주당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안철수 신당도 아직은 구체적 실체가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정당들이 같은 지역구에 후보를 내면 공멸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통합진보장 #정의당 #진보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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