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장애인들 울리는 장애인 특별채용

[주장] 중증장애인 특별 채용, 꼼꼼한 제도 마련 필요

등록 2013.12.31 19:42수정 2013.12.3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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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휠체어를 탄 민원인이 어머니와 함께 의원실을 찾아왔다. 그는 다소 말이 어눌하고 느리지만, 본인의 의견을 정확하게 전달했다. 하반신 불구로 휠체어를 타고, 뇌병변 지체장애 1급으로 다소 언어장애도 있었지만, 공무원이 되겠다는 부푼 꿈을 이루기 위해 그 누구보다도 노력했고 천신만고 끝에 필기시험에 합격했다고 말했다.


마침내 꿈을 이루었다 생각했는데 어이없게도 면접시험에서 낙방하였다고 하였다. 이럴 것이면 차라리 중증장애인은 시험을 보지 말라고 하든지, 채용해 줄 것처럼 희망을 갖게 하고는 면접에서 떨어뜨리는 법이 어디 있느냐는 그의 한숨과 눈물에, 할 말을 잊었다.

욕창이 생기도록 공부해 필기시험에 합격하였으나

그는 초·중·고 그리고 대학교까지 모두 일반학교로 다닐 만큼 학업에 성실하고 사교성도 좋았다. 당당히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열심히 일하며 살아가고 싶지만, 중증 장애를 갖고 '기업의 이윤 창출'을 최대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에 취업 하기란 사실상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래서 대학교를 진학할 때 <행정학과>를 지원하였고, 그나마 중증장애인을 의무적으로 채용해주는 공공기관에 취업하고자 마음먹었다.

4년간 행정학을 전공하며, 모든 강의를 들으며 열심히 학업에 전념했고,'공무원'이 되어 살아가겠다는 단 하나의 부푼 꿈을 안고 행정고시를 준비했다. 중증장애 때문에 다른 경증장애 고시생들보다도 두 배, 아니 열 배의 노력을 더 해야 했다. 그렇게 3년 동안 엉덩이에 욕창이 생길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다.

결국, 2012년 서울시 공무원 시험 1차 합격을 하였고, 이후 면접시험을 위해 불편한 몸으로 매일같이 면접스터디에 참여해가며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다. 하지만, 보기 좋게 낙방했다. '첫 면접이어서 너무 긴장하여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나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할수록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필기시험볼 때는 그래도 중증장애인들을 위해, 손이 불편한 지원자를 위해 대필을 해주고, 시험 시간을 연장해주는 등의 따뜻한 배려가 있었지만, 면접시험에서는 그런 배려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언어 장애를 가진 장애인은 말투가 어눌해, 처음 대화를 하는 사람들은 처음에는 잘 알아듣기 힘들다. 이러한 중증장애 수험생을 위해, 입 모양을 주의 깊게 봐주며 들어주는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런 배려가 없었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제27조 1항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장애인을 소속 공무원 정원의 3%이상을 고용하여야 한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제27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애인 고용 의무)
①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장애인을 소속 공무원 정원의 100분의 3 이상 고용하여야 한다. [개정 2007.12.27] [[시행일 2009.1.1]]
②각 시험 실시 기관(이하 "각급기관"이라 한다)의 장은 장애인이 신규채용 인원의 100분의 3(장애인 공무원의 수가 해당 정원의 100분의 3 미만이면 100분의 6) 이상 채용되도록 시험을 실시하여야 한다. 다만, 「교육공무원법」 제11조제1항에 따른 교사의 신규채용을 할 때에 장애인 응시 인원 또는 장애인 합격자의 수가 장애인 채용 예정 인원에 미치지 못하면 그 부족한 인원을 장애인이 아닌 자로 채용할 수 있다. [개정 2007.12.27] [[시행일 2009.1.1]]

제28조의3 (장애인 고용인원 산정의 특례)
제27조·제28조·제28조의2·제29조 및 제33조에 따라 장애인 고용인원을 산정하는 경우 중증장애인의 고용은 그 인원의 2배에 해당하는 장애인의 고용으로 본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간 미만인 중증장애인은 제외한다.
[본조신설 2009.10.9] [[시행일 2010.1.1]]

서울시의 경우, 기준 정원을 모두 초과할 정도로 장애인의 법정비율은 잘 지키고 있으나, 서두에서 언급한 사례와 같은 맹점은 존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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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장애인 채용 정원 및 현황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의거하여,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장애인을 소속 공무원 정원의 100분의 3 이상 고용하여야 한다. ⓒ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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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연도별 신규채용인원 중 장애인 채용 인원과 장애인 채용률 2012년도의 장애등급별 합격현황을 보면, 중증장애인으로 분류되는 1~ 3급에서 필기시험에 합격한 인원은 27명이었으나, 최종합격한 인원은 15명에 불과했다. ⓒ 김형태


2012년도의 장애등급별 합격현황을 보면, 중증장애인으로 분류되는 1~ 3급에서 필기시험에 합격한 인원은 27명이었으나, 최종합격한 인원은 15명에 불과했다. 즉, 중증장애인의 최종 합격률은 55% 정도였으나, 경증장애인의 합격률은 69%, 공무를 수행하다 상해를 입은 사람(공산군경, 공상공무원)의 합격률은 84%였다. 즉, 중증장애인은 어렵게 필기시험에 합격해도 면접시험에서 전체 합격률 평균인 70%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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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012~2013년 장애등급별 합격현황 ※ 장애등급은 필기합격자가 면접 등록시 입력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필기합격하고 면접 미등록한 자(6명)는 위 자료에 포함되어 있지 않음. ※ 1차 필기시험 합격자는 최종선발인원의 130%로 함(일반모집, 장애인구분모집 동일) ⓒ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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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012년도 장애등급별 합격률 중증장애인은 어렵게 필기시험에 합격해도 면접시험에서 전체 합격률 평균인 70%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었다. ⓒ 김형태


서울시교육청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장애인 법정비율은 잘 지키고 있었지만, 필기시험에 합격했으나 최종합격에서 떨어진 3명은 모두 중증장애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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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2012~2013년 장애인 채용관련 현황 서울시교육청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장애인 법정비율은 잘 지키고 있었지만, 필기시험에 합격했으나 최종합격에서 떨어진 3명은 모두 중증장애인이었다. ⓒ 김형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2월 6일 서울시장을 면담하였다. 박원순 시장은 열려있었으나, 소위 관료라는 고위공무원들은 귀 기울여 들으려 하지 않았다. 의원 신분으로 말하는데도, "문제가 없다"고 방어하기 바빴고, 심지어 "면접에서 떨어진 사람치고 억울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느냐? 나도 면접에서 떨어진 적이 있다"고 까지 하였다.

의원에게도 이 정도로 대하는데, 일반 시민들과 민원들에게는 얼마나 고자세일까 심히 걱정스러웠다. 서울시나 교육청 등 공공기관 고위공무원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태도, 그리고 닫힌 행정, 분명 문제가 많아 보였다.

장애인 특별 채용 취지에 걸맞게 면접봐야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 모두 장애인의 법정비율은 잘 지키고 있었으나, 장애인을 채용하는 절차에서는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해 보였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은 공공기관에서 왜 장애인을 의무적으로 채용하는지 그 이유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정말 힘들게 필기시험을 합격한 중증장애인들과, 경증장애인들을 면접으로 합격, 불합격 처리하는 것은 마치 유치원생과 고등학생에게 100m 달리기를 시킨 후(필기시험)에 정원을 맞추기 위하여 일부 고등학생보다 먼저 들어온 유치원생에게 '넌 나이가 어리니 다음에 다시 도전해라(면접시험)'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오로지 공무원이 되기 위해 아픈 몸으로 필기시험까지 당당하게 합격한 중증장애인들을 공공기관에서 외면한다면 어디로 가란 말인가? 이들의 꿈을 짓밟는 일이요 희망고문이 아닐 수 없다. 5~6급 경증장애인들은 다른 곳에 취업할 기회가 있지만, 중증장애인들은 공공기관이 아니면 사실상 취업이 어렵다.

서울시청과 서울시교육청 등 공공기관에서는 중증장애인들이 면접시험에서 어이없게 낙방하는 일이 없도록 보다 세심하고 꼼꼼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 참고자료 : 수험생 어머니가 박원순 시장에게 쓴 편지
덧붙이는 글 김형태 시민기자는 현재 서울시 교육의원입니다. 이와 유사한 글을 서울시의회 공보실에도 보냈습니다.
#장애인 특별 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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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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