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프랑스의 몰락'을 비판하는 트위트들마지막 트위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파리에서 우유 반 리터를 사는 데, 그 기자처럼 4달러를 내야 하는 곳을 누가 알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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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5일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파리지앵>은 <뉴스위크>지에 실린 칼럼 '프랑스의 몰락'에 대해 "프랑스에 대한 상투적인 편견을 나열한 것"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르파르지앵>은 지오반니가 쓴 '프랑스의 몰락'에 들어 있는 한 구절에 대한 비판을 시작으로 칼럼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프랑스어에는 '기업가entrepreneur'에 해당하는 단어가 없다는 게 문제다" - '프랑스의 몰락', <뉴스위크>이 구절에 대해 <르파리지앵>은 "entrepreneur는 셰익스피어가 처음 쓴 단어로, (프랑스의 극작가) 몰리에르에게서 빌려 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르몽드>도 가세했다. 1월 6일 <르몽드>는 홈페이지 기자 블로그 면에 '<뉴스위크>의 몰락 - 무수한 오류'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이 글을 쓴 사뮈엘 로랑과 조나탕 파리앙테 기자는 지오반니 기자의 글 '프랑스의 몰락'의 구절을 하나씩 인용하며 총 10개 구절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들은, 지오반니 기자가 세금이 너무 많다며 근거로 댄 '75% 소득세 최고 구간 세율'에 대해서, 그 세율은 올랑드의 공약이었고, 의회를 통과했지만 위헌 판정으로 실행되지 않고 있으며, 현재 소득 최고 구간 소득세율은 45%라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지오반니 기자의 "경제 성장에 필요한 많은 사람들이 프랑스를 떠날 것"이라는 말에는 2011년(올랑드 집권 전)에 인구 6%가 해외로 나간 반면, 2012년에는 합법적으로 해외에 정착한 인구는 전체의 1.1%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밖에도 이들은 지오반니 기자가 물가가 비싸다며 예로 든 '우유 반 리터에 4달러'에 대해서도 "파리 시내에서 보통 우유는 1리터에 1.42유로, 좀 비싼 건 2유로"라고 반박했다. 또, '유치원이 무료'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프랑스 유치원 가운데 무료인 곳은 없으며 CAF(Caisse d'allocations familiales. 가족 수당 기금)의 지원을 받는 가정이 일부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르몽드>뿐 아니라 프랑스 유수의 매체들은 연이어 문제의 <뉴스위크> 칼럼에 대해서 날 선 비판을 했다. 대표적인 보수지 <르피가로>도 1월 6일, '<뉴스위크>는 프랑스에 대한 진부한 편견을 되풀이 하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레프>는 <뉴스위크>의 칼럼으로 촉발된 프랑스에 대한 논쟁을 보도하며 "영미 언론의 전형적인 프랑스 때리기"라고 보도했다. <허핑턴포스트> 프랑스판은 지오반니 기자가 전에도 비슷한 논조의 칼럼을 썼다고 밝혔다.
<뉴스위크> 회장은 프랑스인프랑스에서 논쟁이 확산되는 가운데, 1월 6일 <뉴스위크>지의 리치 맥그래스 굿맨 기자는 '프랑스의 몰락 2' 칼럼을 썼다. 이 칼럼은 "프랑스에는 수준 높은 MBA가 많고 훌륭한 경영자도 많지만 세계 500대 회사는 모두 미국에 있다" "프랑스의 국가 신용등급은 최근에 (S&P 기준으로) AA단계로 떨어졌다" "entrepreneur(기업가)라는 단어는 이제 주인이 없어졌다" 등 '프랑스의 몰락'을 여러번 인용하면서 비슷한 주장을 되풀이 했다. 주장에 대한 근거는 조금 더 객관화했다.
글은 '다음 이 시간에'라는 뜻으로 잘못 쓴 프랑스어 'Pour étre contunié'로 끝난다.
<르몽드>는 기자 블로그면에 '<뉴스위크>의 몰락 2'라는 제목의 사실 검증 글을 실었다. 이번 글에서 전편보다 적은 6개 항목에 대해 반박했다. 세계 500대 기업에 프랑스 기업은 32개가 있고, 신용등급 강등에 대해서는 당시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로 S&P가 부여하는 신용등급이 떨어졌다고 반박했다. 칼럼의 마지막 부분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to be continued(다음에 계속)'가 영어에서는 일상적인 표현일지 모르나, 그에 맞는 프랑스어는 'à suivre'다"라고 바로 잡았다. 현재 <뉴스위크> 홈페이지에 게재되어 있는 칼럼 '프랑스의 몰락 2'의 마지막 말은 'voir venir(두고 봅시다)'로 바뀐 상태다.
유수의 일간지들 이와 비슷한 논조로 대부분 <뉴스위크>지에 실린 칼럼에 반박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언론뿐 아니라, 정부의 각료들도 가세했다.
"지나친 거 아닌가요?"1월 7일 오후, 프랑스 재무장관 피에르 모스코비시가 공개석상에서 입을 열었다. 모스코비시는 <뉴스위크>에 실린 이 글들에 대해 '오류투성이'라고 쏘아붙였다. 또 이날 밤, 나자 벨카상 정부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저는 <뉴스위크>의 모든 독자들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실제로 여기 프랑스가 어떤지 볼 수 있도록 말이죠"라고 썼다.
프랑스의 국영방송 TF1의 임원을 지냈던 장 마르크 실베스트르는 인터넷 매체 <아틀란티코>에 '프랑스 때리기로 누가 이득을 얻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이 글에서 실베스트르는 "프랑스와 유럽이 약해지기를 바라는 나라들의 언론이 프랑스 때리기를 일삼는다"고 적었다.
한편, 지난해 8월 <뉴스위크>는 IBT 미디어에 인수됐다. IBT 미디어의 경영자이자 공동창업자 에티엔 위작은 프랑스인이다. AFP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해당 기사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고 싶진 않다. 경영진이 편집에 간섭하지 않는다. 다만 프랑스에 흥미로운 논쟁을 던져 준 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뉴스위크>는 올해 2월이나 3월쯤 미국에서 다시 지면 발행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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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위크> 발 '프랑스 몰락' 논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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