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철거민, 고통 속에 살고 있다"

'용산참사 5주기' 범국민 추모기간 선포 기자회견 열려

등록 2014.01.13 14:18수정 2014.01.1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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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외치는 '용산참사 5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 ⓒ 안형준


2009년 1월 20일 새벽,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 2가 한 건물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다. "강제 철거 중단하라. 여기, 사람이 있다"고 외치는 세입자와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 다섯 명, 그리고 이들을 진압하던 경찰 한 명이 사망했다. 그 진압을 지시한 장본인은 지금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됐다. 유가족은 여전히 사고 현장을 서성이며 쉽게 떠나지 못하고 있다. 5년이 지난 지금, 아무것도 변한 게 없는 이곳에는 여전히 '사람'이 있다.

13일 오전 10시 용산참사 현장에서 '용산참사 5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의 추모기간 선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유가족과 시민단체회원 40여 명이 참석했다. 기자회견은 용산참사 유가족과 각 단체 회원 발언, 기자회견문 낭독, 국화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범국민추모위원회는 "용산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김석기 공항공사 사장 처벌, 주거생존권 보장과 강제퇴거 금지법 제정, 국가폭력 금지"를 주장했다.

"철거민들, 현장 지키며 고통스럽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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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희생자 고(故)이상림씨의 부인 전재숙(72, 서울 용문동)씨 ⓒ 안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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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람이 있다"라고 외치던 사람들은 없고 지금은 국화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 안형준


권오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양심수후원회 명예대표는 "철거민들은 아직 사고 현장을 지키면서 고통스럽게 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또한, "살인 정권을 용서할 수 없다"며 관련자 처벌과 진상규범, 유가족 명예회복을 주장했다. 이수호 한국갈등해결센터 상임고문은 "용산참사는 사회 총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행위"라며 "문제를 해결해 사회정의를 올바르게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용산참사 희생자 고 이상림씨의 부인 전재숙(72, 서울 용문동)씨는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 '용산참사는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진행되거나 이야기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며 빠른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시민단체 146개와 시민 2000여 명으로 구성된 용산참사 5주기 범국민추모위원회는 오는 17일까지 추모위원회 회원을 모집한다. 또한 참사 당시 경찰 진압 책임자였던 김석기 한국공항공사 사장의 퇴진 및 처벌을 요구하는 기자회견(15일)과 국가폭력 토론회(16일)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오는 18일에는 용산참사 현장에서 추모집회를 열고 서울역까지 행진한 후 '용산참사 5주기 범국민 추모, 국가폭력 저지 투쟁대회'를 개최한다. 용산참사 5주기 당일인 20일에는 마석 모란공원 열사묘역에서 추모제가 진행된다. 28일은 '서울시 뉴타운 출구전략 2년, 그 평가와 과제'라는 주제로 용산참사 5주기 추모 토론회가 열린다. 마지막 날인 29일 추모 미사로 마무리된다.
덧붙이는 글 안형준 기자는 오마이뉴스 19기 인턴기자입니다.
#용산참사 #남일당 #기자회견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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