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송차 올라 타는 김명환 위원장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 앞에서 자진출두 의사를 밝힌 지 7시간만에 건물 밖으로 나와 경찰 호송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이희훈
민주노총에 은신 중인 철도노조 지도부 11명이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출석 방법을 두고 경찰과 대치한 지 약 6시간 만이다.
김명환 위원장을 포함한 철도노조 지도부 11명은 14일 오후 5시 10분께 서울 중구 민주노총 1층 현관에서 경찰 호송 차량까지 야당 의원들과 함께 걸어가 차에 탑승해 자진 출석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철도 민영화를 막기 위해 노력한 국민들과 노조 조합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철도민영화를 막기 위해 국민들과 잡은 손을 놓지 않고 계속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한 뒤 차량으로 이동했다.
앞서 철도노조는 지도부를 체포 연행하겠다는 경찰 쪽과 의견이 계속 충돌하면서 "경찰 병력 철수 전까지 자진 출석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이었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지도부가 체포 연행되는 일 없이 차량까지 직접 걸어가는 것으로 경찰과 합의가 돼 자진 출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에서 자진 출석한 지도부 11명 가운데 지방 경찰서로 가는 4명을 제외한 9명은 용산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게 된다. 이날 오전 민주당사에서 자진 출석한 최은철 철도노조 사무처장 겸 대변인도 현재 용산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빨간 목도리 선물 받은 박 부위원장 "조계사 신도들에게 감사" 서울 종로구 연지동 조계사에 은신해 있던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도 이날 오후 4시 30분께 경찰에 출두했다. 지난달 24일 조계사에 잠입한 지 22일 만이다.
이날 오후 4시 25분 조계사 극락전 2층에 내려온 박 부위원장은 조계사 관계자, 철도노조 관계자들과 함께 '불자님들 그 동안 정말 감사하고 고마웠습니다'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기자들 앞에 섰다.
마이크를 잡은 그는 먼저 조계사 신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그는 "그동안 신경써 주신 조계종 총무원장을 비롯해 여러 스님들과 조계사 신도들에게 감사하다"며 "아직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제는 희망을 갖고 자진 출두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파업 참가자 징계, 손해배상과 철도 민영화 방지 대책에 대한 논의가 남았다"며 "국민들과 철도노동자와 함께 박근혜 정부의 민영화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잘 지켜지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모두 발언를 마친 뒤 심주완 조계종 종무원 조합장이 박 위원장에 빨간 목도리를 선물했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에서 그는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보다 먼저 출두하게 된 배경에 대해 "조계사측과 철도 노동자들을 고려한 철도노조 중앙대책위원회의 방침에 따라 먼저 나가기로 결정됐다"고 짧게 말했다.
이어 그는 플래카드를 앞에 걸고 조계사 정문으로 향했다. 그는 경찰차에 오르기 전 조계사를 바라보며 합장했다. 지지자들은 "철도 민영화 반대", "경찰은 물러가라", "고생하셨습니다"며 그를 응원했다. 그를 태운 경찰차는 용산경찰서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