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노래 때론 막노동과 '쫌 놀아본 김쌤'

대학 3번 다니고도 졸업하지 않은 김준성씨의 짧지만 굵은 이야기

등록 2014.01.20 11:03수정 2014.01.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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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310만 원의 무게를 아는 사람은 대학이란 끈을 3번이나 놓았다. 일상을 놀이터라 여기는 '놀아본 쌤' 김준성(32) 씨. 그를 만나기 위해 그가 즐겨 노는 놀이터(?), <부에나비스타>를 찾았다.


- 현재 어떤 일을 합니까?
"경남 진주시 이현동이 집이고, 결혼한 지 1년 됐고, 산청 간디학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아내도 간디중학교 교사입니다. 열심히, 재미있게 노는 것을 밝힙니다.(하하) 사진도 찍고 노래도 부르고 커피 공부도 하고 필요하다면 막노동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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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성 씨의 즐거운 놀이터인 경남 진주에 있는 <부에나비스타>에서 노래 공연하는 모습 ⓒ 김준성


- 사진  전시회도 하고 노래 공연도 활발히 한다고요?
"사진은 작게나마 개인전을 하기도 했고 또 사진 찍는 사람들끼리 모여 프로젝트 기획전을 열기도 합니다. 노래 공연은 저를 포함해 3명으로 이루어진 밴드로 활동하는데, 밴드이름이 '괜찮지 않아요?'입니다. 1년에 30회 정도 노래 공연을 합니다. 이럴 때가 제일 즐겁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과 나누며 더 열심히 놀아볼 생각이고요."

- 최근 강연도 하셨는데 '쫌 놀아본 김쌤의 연애학개론'이 뭔가요?
"예전에 길거리에서 10분에 1,000원 받고, 연애 상담도 했습니다. 목이 아프도록 상담했죠. 이런 경험에 제 연애생활과 살아온 이야기를 버무린 인생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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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성 씨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지난해 12월 18일 경남 진주시 차없는 거리에서 열린 <진주같이>대자보 문화제에 참석, '안녕하지 못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진주같이


- 대학을 3번 다녔는데 졸업하지는 않았다고요?
"아버지께서 대학 입학 등록금 310만 원을 현금으로 주셨죠. 이후 제가 벌어서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했는데 3개월 하면서 돈의 무게감을 느꼈습니다. 그 회사에서 아르바이트 포함해 2년 정도 근무했어요. 24살의 나이에 200~300만 원의 돈을 벌었으니 괜찮았죠. 그때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마침 후원하는 아프리카 어린이에게서 '주황색 지렁이' 같은 그림이 그려진 카드를 받았습니다. 가슴이 뭉클하더라고요. 아이들이 갖춘 잠재된 능력을 발휘하고 돕는데 나 자신이 쓰이고 싶었죠. 진주시민미디어센터에서 그런 일들을 했고, 인연이 다시 간디중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게 했습니다. 이 와중에 대학을 3곳 옮겨 다니게 되었습니다."


- 첫인상이 멋진 수염에다 옷을 잘 입는 멋쟁이로 보입니다.
"짙은 눈썹이라 무서운 인상입니다. 수염 기르니 오히려 인상이 부드럽다는 말을 듣습니다. 내 옷장에 어떤 옷이 있는지 기억해 나에게 맞는 옷을 골라 입습니다. 지금 한창 인테리어 공사중인데, 2월 중에 비봉로 진주교육청 앞에 작은 옷가게 <리사이클다이어리>를 개업할 예정입니다. 나에게는 가치 없던 옷이 다른 사람을 만나 가치를 더하고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하도록 하는 일입니다."

- 같은 세대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견딤"입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꾸준히 그 자리에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다가올 겁니다. 잘 견뎌보자고요, 힘내자고요."
덧붙이는 글 생활정치 시민네트워크 <진주같이> http://jinjunews.tistory.com/
#김준성 #쫌 놀아본 김쌤 #부에나비스타 #안녕하십니까? #진주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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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치 시민네트워크로 서울이 아닌 우리 지역의 정치와 문화, 경제, 생활을 고민하고 실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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