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히말라야에 다녀올게"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칼라파타르 트레킹①

등록 2014.01.23 16:58수정 2014.01.2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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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6일부터 21일까지 16일 동안 전남, 광주 교직원들의 산행 모임인 '풀꽃산악회'의 주관으로 22명(혜초여행사 인솔자 1 명 포함)이 '베레스트 베이스캠프, 칼라파타르 트레킹'을 다녀왔다. 영혼이 성숙한 느낌이다. 5일부터 21까지 17회에 걸쳐 날자에 따라 산행기를 쓴다. - 기자말

[1월 5(일)일] 


집에서 점심을 먹고 나서 숨을 크게 쉬고 아내에게 말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막바지에 온 것이다.

"여보, 앉아 봐. 할 말이 있는데."
"어렵게 하지 말고 쉽게 하지."
"앉아 봐."
"뭔데."
"히말라야에 다녀올게. 출발은 내일 광주시청에서 2:00 시야."
"가지 마."
"다녀올게. 허락해줘."
"다녀오면 지금까지 그나마 유지되던 관계가 더 나빠질 수도 있어."

히말러야 에버레스트 베이스캠프(5364m)와 칼라파타르(5550m)를 다녀오는 트레킹 출발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아내에게 통보하듯 말하는 내 마음은 무거웠다. 350만 원에 이르는 여행경비를 아내에게 말하지 못하고 어머님께 부탁하여 해결한 것이 내내 마음을 옥죄였다. 그래도 아내에게 말을 하고 나니 일단은 묵었던 체증이 내려가는 것처럼 후련하다.

여행은 준비하는 설레임이 반이다. 마음은 무겁지만 어찌되었든 히말라야에 간다는 내 꿈은 이루어진다. 같이 가지 못하는 아내와 아들에게 미안하다. 무거운 마음과 다르게 날씨는 소한 추위가 무색하리만큼 포근하고 햇살이 투명하다.

에베레스트(8848m)를 오르고자 하는 것은 지구에서 산을 아는 모든 사람들의 꿈이자 종착역일 것이다. 작년 6월에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까지 만이라도 다녀오자는 연락을 받고 간다고 바로 대답해버렸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마음먹은 바가 흔들리지 않기 위해 예약금 30만 원을 바로 입금했다. 이미 결정된 일이라 할지라도 아내의 동의를 얻는 것이 중요한데 여의치 않은 일이다. 만만치 않은 경비, 긴 시간을 오롯이 나에게만 써야하는 부담이 있다.

"당신은 혼자 살았어야 할 사람이야. 혼자 멋있게 살지 왜 가족을 이뤘어?"

아내에게 언제나 면목이 없다. 사람은 수평의 세상에서 안위를 얻지만 언제나 수직으로 오르는 꿈을 꾼다. 수직으로 5550m에 이르는 칼라파타르로 이동하는 길에 몸을 맡긴다. 처음 해보는 해외 고산등반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 심폐능력을 기르는 체력운동을 집중적으로 했다.

전체여정은 16(1. 6 ~ 21) 일이다. 가지고 있는 장비를 최대한 이용하고 속옷, 겉옷, 바람막이 옷, 간식을 차근차근 살피며 물품을 챙겼다. 아무 일 없이 무사히 다녀오는 것이 중요하지만 중간에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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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칼라파타르 트레킹 개념도 (이 개념도는 '혜초트레킹'여행사의 자료임) ⓒ 혜초트레킹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 #칼라파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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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놀게하게 하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초등학교교사. 여행을 좋아하고,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빚어지는 파행적인 현상에 대해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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