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의 굴욕, 투기등급 강등... '아, 옛날이여'

무디스, 소니 신용등급 '투자부적격'으로... 전자사업 고전 여전해

등록 2014.01.28 08:05수정 2014.01.2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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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자업체 소니의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 수준으로 떨어졌다. ⓒ 소니 홈페이지


일본의 '자존심' 소니가 투기 등급으로 강등되는 굴욕을 당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7일 일본의 전자업체 소니의 신용 등급을 'Baa3'에서 투자 부적격(정크, 투기) 등급인 'Ba1'으로 낮췄다고 발표했다. 무디스의 전체 투자등급 21단계 가운데 11번째에 불과한 수준이다.

다만 무디스는 소니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해 당분간 추가 강등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 세계를 휩쓸며 일본의 경제 성장을 이끌어온 소니로서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무디스는 "소니는 자체 구조조정을 통해 일부 사업부문에서 이익을 거두고 있지만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에서는 여전히 많은 과제와 어려움을 안고 있다"고 신용등급 강등 배경을 밝혔다. 

이어 "소니의 주력 사업부문인 TV와 PC 분야에서 난관에 부딪혔다"며 "더구나 이 분야는 글로벌 경쟁이 아주 치열한 데다가 기술의 노후화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소니의 수익성은 계속 부진하고 변동이 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TV·모바일·PC· 디지털카메라 등 핵심 가전사업이 앞으로도 상당한 수익 하락의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2012년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소니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수준인 'BB-'로 한꺼번에 3단계나 강등했으며,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negative)'으로 제시하는 등 소니의 앞날을 어둡게 바라보고 있다.


전 세계 휩쓸던 소니 '옛 영광 어디로'

최근 소니는 양적 완화를 앞세운 '아베노믹스'로 엔화 가치가 떨어져 수출이 늘어났고, 과감한 구조조정 효과로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지만 전자사업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소니는 일본 최초의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비롯해 브라운관 TV, 워크맨 등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으며 전 세계의 생활방식까지 바꿔놓았고, 일본의 고도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가 시작됐지만 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지 못한 소니는 기술독점을 위해 다른 기술과의 호환을 거부하다가 고립을 자초했고, 연구개발 투자도 소홀히 하면서 삼성·애플의 공세에 밀려나기 시작했다.

세계 시장에서 주도권을 빼앗긴 소니는 지난 10년간 전자부문에서만 85억 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 적자를 기록하며 재무구조가 엉망이 되었다. 주가는 전성기 시절과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니는 지난해 11월 내놓은 비디오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4'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앞세운다는 계획이지만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게임분야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이마저도 장담하기 힘들다.

소니를 비롯해 샤프, 파나소닉 등 일본이 자랑하던 전자업체 모두 혁신을 게을리하고 변화를 거부한 탓에 부끄러운 신용등급으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소니 #무디스 #신용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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