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주민들, 영화 <변호인> 실존인물 검사에 반발?

UBC 울산방송 여론조사 결과... 지역 판도 변화하나

등록 2014.01.29 18:33수정 2014.02.03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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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2월 3일 오후 8시 55분]

UBC 울산방송이 한국갤럽에 의뢰 조사해 지난 27일 발표한 6·4 지방선거 여론조사 결과,
울산지역 5개 구군 지자체장 중 현직 진보구청장 두 명이 선두로 좁혀졌다. 

울산시장은 재선의 김두겸 구청장이 출마하지 않아 박빙의 선거가 예상되는 남구의 경우, 김진석 통합진보당 울산시당위원장이 8.6%를 얻은 가운데 8명의 새누리당 후보군 중 안성일 시의원(7.7%)이 선두로 나타나 지역 정가를 깜짝 놀라게 했다. (관련기사: 진보진영이 울산 남구청장 승리 점치는 세 가지 이유)

안성일 의원은 이 지역 맹주였던 새누리당 최병국 전 의원에 반기를 들고 대항했던 인물이며, 유력한 7명의 후보를 제치자 지역에서는 '최병국 전 의원에 대한 반발 아니냐'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지방선거를 4개월 앞두고 발표된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지역 정가의 얽히고설킨 구도와 맞물려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안성일 의원 새누리당 선두는 최병국 전 의원에 대한 반발?

a  2010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이 기소된 기초단체장 공천을 4월 19일 강행하자 민주노총, 야 4당 등 울산지역 범 야권이 2010년 4월 20일 한나라당 울산시당 앞에서 공천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2010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이 기소된 기초단체장 공천을 4월 19일 강행하자 민주노총, 야 4당 등 울산지역 범 야권이 2010년 4월 20일 한나라당 울산시당 앞에서 공천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 박석철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현 박맹우 시장이 3선 제한으로 출마하지 않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곳은 울산시장 선거와 남구청장 선거다. 현역 구청장이 3선 문 앞에서 시장 출마로 방향을 틀면서 남구청장 선거는 현역 프리미엄이 없어진 것.

남구는 기초지자체로서는 인구가 35만여 명으로 많은 곳으로, 국회의원 지역구도 남구 갑과 남구 을 2개다. 지역에 석유화학공단이 있고, 중심가에는 휴흥업소가 몰려 있어 세수가 높은 부자도시다. 여야 모두 남구청장 선거에 집중하는 이유다. 특히 남구는 정치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이다. 현재 야당과 시민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정당공천제 폐지의 배경을 가장 잘 드러냈던 곳이기 때문.


지난 십 수년 간 울산 남구의 정치적 맹주는 최병국 전 의원이었다. 비록 지난 2012년 공천 탈락으로 그 힘이 약화됐지만, 지역에서는 여전히 그의 힘이 존재한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최병국 전 의원은 공안 검사 출신으로 영화 <변호인>에 등장하는 검사의 실존인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지난 총선에서 공천에 탈락한 후 두문불출하던 최 전 의원은 그가 공천권을 행사해 당선됐던 정치인의 출마에는 힘을 싣고 있다. 김두겸 남구청장이 울산시장 출마를 위해 지난 1월 22일 남구 롯데호텔에서 자서전 <새로운 시작> 출판 기념 북콘서트를 열자, 한 걸음에 달려와 "박맹우 시장이 우뚝 선 울산을 이뤄놓았고, 김두겸 청장이 박맹우 시장의 뒤를 이어 큰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자"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한 때 최병국 의원이 남구뿐 아니라 울산지역의 정세흐름은 물론 공천권을 좌지우지 할 만큼 힘이 막강했다고 한다. 그 힘에 지역사회는 반발해 왔다.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를 조작해주는 대가로 지역언론사에 돈을 건 낸 소위 금품여론조사에 연루된 후 기소된 상당수 한나라당 정치인을 공천해 시민사회가 반발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 과정에서 야당, 시민사회, 노동계 등 범야권은 여러차례 기자회견과 집회를 열고 해당 정치인의 공천 배제를 요구해왔지만, 한나라당은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면서 6·2 지방선거에 공천을 강행한 것. 이같은 공천 강행 배경에는 공천권을 좌지우지 하는 '보스정치'가 있었고, 여권 정치인 혹은 지망생들이 이들 국회의원에게 줄을 서려고 한다는 것은 지역정가의 정설로 되어 있었다. 그 정점에는 최병국 전 의원이 있었다.

이렇게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 정치인들은 울산시의 예산 편성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이 삭감한 예산을 다수의 힘으로 고스란히 되살려 논란을 일으키는가 하면, 10년 만에 '도로 공해도시' 논란을 일으키며 강행한 석유화학단지의 고황유 사용 허용 조례를 울산시의 의견대로 강행하는 등 거수기라는 비난을 자초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 강행으로 당선된 정치인들은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결국 낙마했고, 최병국 전 의원의 지역구에서 공천받아 당선된 이희석 전 시의원은 공영주차장을 아파트 부지로 용도 변경하도록 로비한 아파트 시행사로부터 1억5000만 원 상당의 미술장식품 설치권을 수주한 등의 혐의로 구속돼 낙마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최병국 의원에 반기를 든 이가 있었다. 이희석 의원을 공천하는 과정에서 최병국 의원에 반기를 들며 2010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맞장을 뜬 후 패한 안성일 의원은 곧바로 이희석 의원이 비리로 낙마하자, 2011년 10·26 보궐선거에서는 최병국 전 의원이 공천한 인물을 누르고 시의원에 당선되기도 했다.

특히 안 의원은 무소속에서 새누리당으로 재입당 했지만 최근까지 의회 활동에서 박맹우 울산시장에 대항하는 유일한 여권 지방의원의 모습을 보이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관련기사: 공해차단녹지에 농수산물시장 이전 고집, 왜?)

울산 남구청장 선거를 4개월 앞두고 나온 UBC울산방송 여론조사에서 통합진보당 김진석 의원이 1위인 새누리당 내에서는 이변이 발생하자 '주민들이 최병국 전 의원에 대해 반발하는 것 아니냐' 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UBC울산방송 여론조사 결과
UBC울산방송이 한국갤럽에 의뢰 조사해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1월 27일 발표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19세 이상 울산시민 2048명을 대상으로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조사를 병행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18%에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울산시 전체는 ±2.2%P, 구·군별로는 ±4.8%P다.

여론조사 결과, 새누리당 울산시장 후보 선호도는 강길부 의원(17.4%), 김기현 의원(16.6%), 정갑윤 의원(16.5%), 김두겸 남구청장(12.1%) 순으로 나왔다. 이외 윤두환 전 국회의원은 4.7%를, 모른다는 무응답은 32.7%로 각각 집계됐다.

야권 후보로는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이 22.1%로 가장 앞섰으며, 심규명 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 13.1%, 조승수 전 국회의원 13%, 이영순 전 국회의원 5.1% 등의 순을 보였다. 무응답은 46.5%로 새누리당 무응답 비율보다 다소 높았다.

교육감은 김복만 현 교육감이 27.6%로 가장 높았고 김상만 전 교육감 14.8%, 김석기 전 교육감 6.4%, 장인권 전 전교조 울산지부장 5.3%, 권오영 울산시의회 교육의원 3.8%, 정찬모 울산시의회 교육위원장 3.7%, 이선철 울산시의회 교육의원 1.3% 순으로 나타났다. 무응답 비율은 37.2%였다.

중구는 박성민 현 중구청장이 38%로, 김영길 중구의회 의장(6.2%), 천병태 시의원(5.4%), 박태완 전 중구의장(5.4%), 임동호 전 민주당 시당위원장(3.6%), 박영철 시의원(2.1%), 이성룡 시의원(1.2%)을 앞섰다. 무응답은 38%.

남구는 김진석 통합진보당 울산시당위원장이 8.6%로 나타났으며, 안성일 시의원(7.7%), 김헌득 전 시의원(6.6%), 심규화 시체육회 사무처장(6.2%), 박순환 시의원(6%), 서동욱 현 울산시의회 의장(5.7%), 임현철 현 남구의회 의장(5.6%), 정병문 민주당 울산시당 교육연수위원장(3%), 서정희 전 시의원(2.7%) 순을 보였다. 무응답은 47.8%다.

동구는 김종훈 현 동구청장이 30.9%로 가장 앞섰다. 뒤이어 권명호 울산시의회 부의장(9.8%), 임명숙 시여성특보(9.5%), 이갑용 전 동구청장(8.3%), 장만복 현 동구의장(6.6%), 유성용씨(1.1%) 순으로 나타났다. 무응답층은 33.7%.

북구는 윤종오 현 북구청장 34.6%로, 박천동 전 시의원(9.8%), 이상범 전 북구청장(9.5%), 김수헌 전 구청장후보(5.1%), 최윤주 전 새누리당 시당대변인(3.2%), 김진영 시의원 (3.1%), 고영호 민주당 북구지역위원장(0.8%)을 앞섰다. 무응답은 33.5%다.

울주군수는 신장열 34.9%로 가장 높았으며, 이순걸 군의장 8%, 서진기 전 시의회 부의장 7.4%, 허령 시의원 5.8%, 최인식 군의원 4.2%, 이선호 전 울주군수 후보 2.3%, 김태남 민주당 울주군지역위원장 0.2% 순을 보였다. 무응답은 36.7%. 

#울산 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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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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