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해 유전(2007년). 뒤편 개펄 밑으로 엄청난 양의 석유가 매장돼 있다고 한다.
김창엽
-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2009년 충남 공주에 땅을 조금 산 뒤 직접 집을 지었습니다. 농사가 본업인데, 아내가 대전에서 일을 하는 까닭에 대전과 공주의 딱 중간인 세종에 2012년 말 전세 집을 마련했습니다. 27년간의 결혼 생활 중 절반 넘게 떨어져 지냈으니, 둘이 좀 붙어 지내고 싶어서요. 시골에 삶터를 정한 건 30대 초반에 꿈꿨던 자급자족을 실천하기 위한 것인데, 아직 못하고 있습니다. 시골생활을 하기 전까지는 서울과 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신문기자로 일했습니다."
- 2007년 '아메리칸 홈리스의 현지보고(접촉사고? '키스 주차'랍니다)', 2011년 '아들 셋과 초저가 북미대륙 횡단여행(10년 된 에코 자동차, 무사 완주할 수 있을까)' 연재 후 2년여 만에 2013년 '뒷길에서 본 아메리카'로 컴백했습니다. 그동안 <오마이뉴스>에 글을 안 썼던 이유, 그리고 다시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누군가에게 '이런 얘기를 좀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쓰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오마이뉴스>에 다시 글을 쓰게 된 건, 10년 남짓한 미국체류 경험을 한번 정리하자는 의도, 그리고 얼마 전 얼떨결에 만들게 된 비영리 커뮤니티 포털(
세종시 닷넷)때문입니다. 포털이랍시고 갑작스럽게 만들었는데, 채울 콘텐츠가 필요했습니다."
- '세 아들'(아들, 아들 친구 2명)과 함께 했던 여행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기사에 아들의 실명과 사진도 나오고 내밀한 이야기도 많이 쓰셨는데요(부자 간 불협화음의 꼭지를 따준 달포의 여행도 끝나). 아들이 혹시 싫어하지는 않았는지…. 현재 아들과의 관계는 어떠신가요? "제가 사람이 그렇게 저질은 아닌데, 도통 남의 마음을 읽을 줄 모릅니다. 게다가 성질은 까칠하고 급한 것으로 과거 직장동료나 친인척 사이에 소문이 자자했어요. 이러니 사춘기 때 아들이 어떻겠어요? 어느 날 아들이 술기운을 빌려, 저에게 울먹이면서 "아버지가 아예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는데 그때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들과 저의 관계는 지난 2~3년 사이 180도 달라졌어요. 아들이 커서 저를 전적으로 이해해주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제가 뭘 하든 아들은 그저 '넵넵' 그럽니다. 현재 아주 센세이셔널한 아들 인터뷰를 계획하고 있는데, 식구들 전부가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어 실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작 아들은 본인에게 엄청난 욕이 쏟아질 수도 있는데도 제가 인터뷰를 한다면 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 미국 두 달간 여행하려면 경비가 어느 정도 드나요? "여행 방식에 따라 다르겠는데요. 저는 하루에 햄버거 2개 값 안팎의 식비(15달러)를 지출했습니다. 하룻밤 평균 15달러(2월 6일 환율기준 약 1만6000원)쯤 하는 야영장 사용 비용도 아까워 길이나 숲속, 공사장 같은 데서 차를 세우고 잤습니다.
교통비는 그래서 기름 값이 전부였는데 하루 평균 20달러(약 2만 원)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한국과 미국 왕복 항공료 제외하고, 한 달 1000달러(약 107만 원) 남짓 들었던 거죠(헌데 저처럼 길에서 자는 건 위험하다고 하더라고요). 조그만 차를 빌려서 4명 정도가 같이 여행하면, 국제선 항공요금 제외하고 1인당 두 달에 2000달러(약 215만 원) 안쪽에서 해결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서울서 한 달 생활비와 북미대륙 한 달 여행비가 엇비슷할 수 있어요."
- 최근 쓴 '귀지가 축축하세요? 조심하셔야겠네요'가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재미있는 과학이야기'를 연재 중이신데,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글감은 어떻게 찾으시나요? "학교 다닐 때 전공인 신문방송학 과목보다 부전공인 유전공학 과목을 더 많이 수강했던 것 같습니다. 대학원에서는 잠깐이었지만 분자생물학을, 미국 가서는 기후변화를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평생 철이 들지 않으려는 것인지, 지금도 호기심을 주체하지 못합니다. 과학 이야기 소재는 생활 주변에서 찾습니다. 다른 사람들 눈을 만족시키지 못해서 그렇지, 제 눈에는 세상이 신기한 것들 천지입니다."
"평등한 풀뿌리 인터넷 포털 연대 만들어졌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