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기름 범벅 조류 폐사, 부산 앞 바다 유출사고 탓?

희귀새 '아비' 7마리 발견·새우잡이 어민 피해 호소 ... 해경 "방제 확대"

등록 2014.02.27 13:58수정 2014.02.2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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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부산 앞바다 선박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한지 보름 정도 지났지만, 40km 정도 떨어져 있는 경남 거제 앞바다 해상에도 기름유출 피해 등 각종 피해를 입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귀 조류인 '아비'가 기름 범벅이 되어 폐사한 채 발견되기도 하고, 어민들은 새우에 기름 냄새가 나면서 상품 가치가 없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방제작업 확대 등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 앞바다 기름 유출사고는 지난 15일 오후 2시20분경 부산남외항(N-5) 해상에서, 화물선(캡틴 밴젤리스 엘호)과 유류공급선(그린플러스호)이 접촉하는 과정에서 화물선의 연료탱크 부분이 파공되면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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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 해상에서 기름 범벅이 된 희귀조류 '아비'가 발견되어, 지난 15일 부산 앞바다에서 유출되었던 기름을 뒤집어 쓴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거제 해상에서 기름 뒤범벅이 되어 발견되었던 아비는 총 7마리로, 이 중 5마리가 폐사했다. ⓒ 거제타임즈


당시 사고로 선박용 기름인 '벙커씨(C)유'가 해상으로 흘러나왔는데, 해양경찰은 총 237㎘가 유출된 것으로 보았다. 이후 해양경찰 등이 동원되어 방제작업을 벌였고, 유출된 기름은 연안까지는 번지지 않았지만 해상에 떠 있었던 것이다.

27일 통영거제환경연합, 거제시청 등에 따르면 거제 남여도, 북여도 해상에도 기름 흔적이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했던 해상에서 40km 정도 떨어져 있다.

유출된 기름은 천연기념물 제227호인 '거제 해상 아비 도래지'(거제연안아비도래지)까지 위협하고 있다. 통영거제환경연합은 "도래지 주변 수산물에서 기름이 유출되고, 어민들은 새우에서 기름 냄새가 나서 상품 가치가 떨어진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름 범벅인 '아비'가 발견되어 관심을 끌었다. 거제시 일운면 공곶이 앞 바다에서 기름에 범벅이 된 어미 아비 3마리가 지난 24일에 발견되었고, 이어 25일에도 3마리가 추가로 발견되었다.


현재까지 기름 범벅으로 발견된 아비는 총 7마리인데, 5마리는 폐사하고 2마리는 동물병원에서 보호하고 있다. 아비에 묻은 기름은 벙커씨유로 확인되었는데, 부산 앞바다 유출 기름이 뒤범벅된 것으로 추정된다.

통영거제환경연합은 "새들은 기름띠가 해상에 떠 있으면 먹이로 착각하게 되고, 물 속으로 들어가서 먹이활동을 하다 보니 기름이 뒤범벅 되는 것"이라며 "다행히 살아남은 2마리는 동물병원에서 보호를 하고 있는데 1주일 정도 상태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통영거제환경연합은 "기름은 조류를 따라 떠다니다 보니 거제 앞 바다까지 밀려오게 된 것으로 보이고, 해안가에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해상에서 아직 기름이 떠 있는 상태"라며 "어민들은 조업을 못할 정도라고 호소하고 있어 관계 당국에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거제시청 어업진흥과 관계자는 "거제 앞 바다에 전면적으로 조업을 못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고, 일부 어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거제 해상에 대해서는 해양경찰에서 아직 부산 유출 기름이 맞다고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해양경찰서 관계자는 "지난 15일 발생한 기름 유출사고와 관련한 큰 규모의 방제작업은 마무리 되었다"며 "거제 해상에서 새우잡이 어민들이 피해를 호소한다는 제보가 있어 확인 과정을 거치고 있으며, 경비정 등을 동원해 일부 해상에 남아 있을 수 있는 기름을 제거하기 위한 방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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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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