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러리' 된 아프리카박물관 예술단'노동착취'논란이 일었던 아프리카박물관의 김철기 신임 박물관장이 2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마친뒤 회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통역도 없이 진행된 기자회견에 동석한 아프리카 노동자들이 어리둥절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희훈
사실 박물관 측의 기자회견 내용은 그간의 '노예노동' 논란을 부정하는 내용 일색이었다. (관련 기사 :
쥐가 뜯어 놓은 새옷·고장난 보일러, '노예노동' 아프리카박물관 숙소 가보니)
김 관장은 "지난 2월 12일(이주노조·민주당 을지로위원회 현장방문) 합의 후 약 2주 간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라며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해를 풀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 "박물관의 잘못에 대해서는 진심어린 사과를 했고, 이들 역시 자신들의 뜻과 다르게 전개된 부분들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을 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본론'은 달랐다. 김 관장은 이들에게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급여를 지급하는 등 노동 착취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 의도적인 임금체불이나 노동착취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물관은 이들과 1일 3회의 공연계약을 체결해 이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에 맞춰 임금을 지급했던 것"이라며 "이주노동자라는 신분과 포천이라는 외딴 지역 특성상 공연계약이 아닌 전속계약을 했어야 한다는 판단에 전적으로 동의했고 그 즉시 근로기준법에 따른 미지급 임금을 지불하고 소정의 위로금까지 지급했다"라고 설명했다. 즉 최저임금법 위반 의혹을 '단순 실수'라고 강조한 것이다.
쥐가 들끓고 난방조차 되지 않았던 기숙사에 대해서는 "마을 이장님께서 선친이 직접 기거하던 방을 빌려준 것"이라며 "외국에서 온 분이라고 마을 주민들이 살던 방을 선의의 뜻으로 빌려줬는데 작금의 보도처럼 쥐가 들끓는 동네로 알려져 주민들도 상당히 불쾌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아프리카에서 오신 분들이 낡은 한국주택에서 살면서 관리가 잘 안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사전에 조치를 취하지 못했던 불찰"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열악했던 주거환경을 '선의에 따른 제공'으로 포장하면서 그 책임은 '노동자들의 관리 미흡 및 부적응'으로 치부한 셈이다.
유통기한이 지난 쌀 등을 노동자들에게 지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쌀은 도정일자만을 의무적으로 표기하는데 이를 유통기한으로 착각하여 발생한 일"이라며 "박물관은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는 인근 일반 마트에서 구입·배달해 제공했다"라고 반박했다.
김 관장은 이 같은 의혹들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결론적으로 일부에서 노예노동, 노동착취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사실과 다르며 사태해결에도 도움을 주지 못한다"며 "정정보도를 포함해 아프리카문화원의 신뢰 회복을 위해 가능한 모든 대처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 사무총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박물관 이사장직을 사퇴한 상태다.
그러나 '노예노동' 논란이 온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앞서 장하나 민주당 의원 등 야당 의원 36명은 지난 20일 이번 사태와 관련, 홍 사무총장에 대해 '제명'을 포함한 징계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들은 징계안에서 "홍 의원은 근로기준법 위반, 최저임금법 위반 등 불법적 노동착취행위 뿐 아니라 건축법, 군사시설보호법, 납세 관련법 위반 등 비양심적 불법행위마저 죄의식도 없이 저질렀다"며 "국회법 제25조(품위유지 의무), 국회의원윤리강령 제1호 및 국회의원윤리실천규범 제2조 품위유지 조항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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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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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노동자 손 잡은 홍문종, 진짜 사과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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