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연 교장선생님이 집무를 보고 있다.
윤정노
-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 있을까요?"아이들에게 제 이야기를 들려주곤 합니다. 저는 태권도 선수였어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시작해서 고등학교 2학년 때에 그만두었죠. 공부를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학창시절에 대한 안타까움이 컸어요.
만약 제가 41년 전 중학교 1학년 때로 타임머신을 타고 간다면 어린 제 자신에게 두 가지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요. 한 가지는 '제발 좀 앉아서 뭔가 생각좀 해봐. 5분이라도 좋으니까.' 저는 그때 너무 철이 없어서 제대로 앉아있던 적이 없어요. 앉아있던 기억보다는 늘 왔다 갔다 하는 산만했던 아이였어요. 또 한 가지는 '한 줄의 글이라도 좋으니까 그것을 기필코, 그 뜻을 생각해보라'고요. 생각하는 힘은 어려서부터 훈련이 될 때 생겨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공부가 필요해요. 공부는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기 때문이죠. 우리는 항상 생각을 하고 그에 따른 판단을 가지고 행동합니다. 그렇다면 그 판단은 지혜로운 판단을 되어야 하지 않겠어요? 지혜로운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지식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창의성, 인성, 슬기로움도 가미되어야 한다고 항상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줍니다."
-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교육자의 삶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학생들이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 것과는 상관없이 아이들이 어떤 상황에 있더라도 아이들을 좋게 보는 눈, 이것이 바로 교육이라고 저는 생각해요.
교장인 제가 볼 때에는 젊은 선생님 나름대로 장점이 있지만 나이 많은 선생님들이 한 마디 해주는 게 정말 중요할 때가 있어요. 학부형들은 이 점을 간과하기 쉬워요. 젊은 교사들이 가지고 있는 신세대적인 가치관도 좋지만 학교에 정말 어려운 일이 터졌을 때 많은 세월을 보내고 경험을 가진 교사들의 학교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한 거죠."
- 어떤 식으로 변화해야 하나요?"교직을 보는 눈을 좀 다르게 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학교 발전 위해 애쓰시고 조언을 주시는 학부모들도 있습니다. 반면에 어떤 학부모들은 아이의 말만 듣고 다짜고짜 찾아와 큰소리를 내는 경우가 있어요. 일단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2시간 반을 들은 적도 있어요. 교장으로서의 책무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이야기를 들어 드리면 많은 분들이 결국엔 웃고 돌아가십니다.
사실 아이를 가장 망치는 것은 학부모가 아이 앞에서 '선생님이 실력이 없어. 뭐 가르치는지 모르겠어.' '선생님이 그렇게 얘기했어?' '선생님이 그렇게 했어?' 등의 비하발언을 하는 거예요. 그럴 때 아이는 곧바로 무너지게 마련이죠.
항상 서로 이야기를 나눠보고 판단을 해야 합니다. 사실관계 확인 후에 액션을 취해도 늦지 않습니다. 입장을 바꿔서 한 번쯤은 생각을 해보아야 한다는 의미에요.
'학부모 코디네이터'가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자원봉사로 아이들 주먹밥도 만들어 주시고 교내 순찰을 돌며 학교폭력을 예방하기도 합니다. 순찰을 도는 것이 어떤 의미냐면 학생들이 긴장해요. 처음에는 선생님들도 긴장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선생님들이 학부형들을 많이 이해하게 되고, 학부모님들도 또한 선생님들이 어떻게 활동하는지 지켜보면서 그 고충을 이해해 주시기도 하죠."
- 말씀처럼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겠네요."교원 존중 풍토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물론 존중 받으려면 거기에는 선생님들이 노력을 많이 해야 되겠죠. 그러나 학부형들도 선생님을 대하는 태도를 달리 해야 돼요.
그러면 누가 좋아지느냐? 아이들이 행복해지고 좋아지는 거죠. 그것이 너무 아쉬운 거예요. 교사를 믿어주는 풍토를 만들어 주면 참 사회가 밝아질 텐데…. 선생님들이 마음 편하고 신바람 나게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데, 가르치는 것을 힘들다고 생각하면 아이들에게는 손해가 될 수밖에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교원 존중 풍토가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또한 학교 자체 내에서는 선후배 존중풍토가 일어나야 된다고 생각해요. 선배 선생을 존경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정작 본인도 자신의 후배들에게 그렇게 인식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죠. 자신을 객관화해서 보지 못하기 때문이죠.
교직에서는 서로 존중하는 풍토는 이루어지고, 밖에서는 스승 존중 풍토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올해 계획이 있으시다면?"새 음악선생님이 오시면서 브라스밴드, 중창단, 난타반, 뮤지컬반 등 많은 부서가 만들어져 발표를 하고 있어요. 브라스밴드는 인천에 하나밖에 없다고 하더라고요. 창고에 있던 악기를 꺼내가지고 열심히 하고 있는데, 저는 이처럼 음악뿐만 아니라 미술, 체육 등 다양한 활동들이 학생들의 인성 발달에 큰 도움이 되고 공부하는 데에도 좀 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준다고 믿고 있습니다.
선생님들과 아이들이 좋은 분위기 속에서 함께 공부할 수 있도록 해줘야 될 텐데 환경이 조금 열악해서 안타까움이 있어요. 지금은 교실 배식을 하고 있는데 식당에서 밥을 먹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고, 식당 밑에다가는 선생님들이나 아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무용실이나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여러 가지 예산이 많이 좀 어려워진 상황이지만 그래도 우리 선생님들이 조금 이해하고 학생들을 위해 세밀하게 어루만지고 그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간혹 일부 교사의 잘못이 마치 전체의 이야기인 것처럼 자꾸 표출될 때 우리는 사기가 떨어지게 됩니다. 우리 선생님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교육에 임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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