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엄마도 같이 학교 다니면 안 될까?"

강원도 혁신학교 포남초등학교, 운영보고서 <보래미 배움터> 내

등록 2014.03.03 14:18수정 2014.03.03 14:18
0
원고료로 응원
"공부에 찌든 유년시절이 아닌 이런 교육과정을 경험한 아이들은 분명 행복한 어른이 되어서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갈 거라 기대해 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학교를 가기 위해 집을 나서는 아이들에게 저는 이렇게 소리치고 싶습니다. 얘들아, 엄마도 너희들하고 같이 학교 다시 다니면 안 될까? 응?"

강원도형 혁신학교인 포남초등학교 학부모인 유미희씨가 한 말이다.

올해로 행복더하기학교 3년차를 맞는 강릉 포남초등학교(교장 임광수)는 혁신학교 2년차 학교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래미 배움터>에 꼼꼼하게 담았다. 이 자료집은 교육주체들의 말과 몸짓을 그대로 담아 배움의 즐거움과 가르침의 기쁨을 느끼고 교사, 학생, 학부모가 온전한 교육주체로 서는 학교 문화 만들기에 도움을 주고자 엮어낸 것이다.

이 자료집에는 교육활동 하나하나에 어떤 의미를 담을 것인가 하는 계획부터 실행, 평가하는 모든 과정이 담겼다. 어떻게 하면 '가르침'과 '배움'을 중심에 둔 교육활동을 할까 하는 고민들이 곳곳에 어려 있다.

교사들은 새 학년을 앞두고 일 중심에서 사람 중심으로 일을 나누고, 어떻게 하면 학교를 학생 중심의 감성 공간으로 구성할지를 고민한다. 교장, 교감이 정해주고 매뉴얼에 따라 기계처럼 움직이는 게 아니라 아이도 교사도 왜 해야 하는지, 어떤 것이 더 교육의 가치를 살릴 수 있는지, 다른 방법이 없는지 다같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를 나눈다.

"교사로서는 실수도 많았고 생각도 많았고 아쉬움도 많은 한 해였지만 이 모든 것이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거름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인지 2014년은 좀 더 행복하게 아이들을 대할 수 있을 것 같다. 늘 '선택과 성장'을 생각하며 학생들과 마주 보려 한다."

교사가 성장하는 만큼 아이들은 학교 오는 게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 속에서 자연스레 배움이 커졌다.


"학교에서 왜 산에 가자고 했는지 알겠어요. 올라갈 때 무지 힘들었는데 끝까지 가니까 보람이 있어요. 저 산이 저를 들었다 놨다 했어요."
"엄마가 김장하고 나서 왜 허리가 아프다고 했는지 알게 됐어요. 저는 담궈놓은 김치 먹기만 했는데…. 이거 되게 힘드네요."

a 보래미배움터 강원행복더하기학교 3년차를 맞는 강릉 포남초등학교에서 낸 지난해 혁신학교 운영 보고서

보래미배움터 강원행복더하기학교 3년차를 맞는 강릉 포남초등학교에서 낸 지난해 혁신학교 운영 보고서 ⓒ 이무완


이 자료집은 664쪽이나 될 만큼 두껍다. '왜?'라는 물음으로 시작하여 ▲ 참여와 소통으로 만들어가는 학교 ▲ 어린이의 온전한 발달을 고려하는 교육과정 ▲ 즐거운 배움과 행복한 성장을 꿈꾸며 협력하는 학교문화 ▲ 성장과 발달을 격려하는 평가 ▲ 인권이 살아 숨쉬는 생활교육, 돌봄과 배려의 교육복지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온 교육활동을 알뜰히 모았다.


표지그림도 재미나다. 1학년 아이들이 이런저런 교육활동이 끝나고 그때 그때 겪은 일을 '주제책'으로 만들었는데 거기서 고른 그림들로 꾸몄다. 아이들이 바라본 세상이 솔직하고 발랄하게 나타나있다.

흔히 교육은 백년의 큰 계획이라고 했다. 열매 따기만을 바라지 않고 열매가 익기까지 긴 시간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보래미 배움터: 행복더하기학교 '해살이'>가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강원도형혁신학교 #행복더하기학교 #혁신교육 #포남초등학교 #보래미배움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리 말과 글쓰기 교육, 어린이문학에 관심이 많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2. 2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3. 3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4. 4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5. 5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알고도 대책 없는 윤 정부... 한국에 유례 없는 위기 온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