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9일 룰루랄라 음악협동조합 첫 번째 정기연주회에서 노래를 하는 여유, 황동규와 송인효.
송성영
음악이 하고 싶은 두 청년, 협동조합서 앨범까지 내다이들은 남들 다 간다는 대학을 가지 않았다. 공부를 지지리 못해서? 중학교 때까지는 나름 상위권을 달렸다. 하지만 이들은 대학을 가기 위한 징검다리라 여겨지는 일반 고등학교를 가지 않고 일찌감치 제 길을 찾아가기 위해 대안학교를 선택했다.
한마디로 친구들끼리 박 터지 게 경쟁하기를 원치 않았다. 경쟁을 위한 공부 대신 노래를 선택했다. 그렇다고 현실을 회피하거나 폼나는 가수, 연예인이 되겠다는 것은 아니었다. 경쟁을 위해 공부해야만 하는 그런 부조리한 세상을 노래하고 싶었다.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며 주변 사람들까지 즐겁게 할 수 있는 노래를 선택한 것이다. 부모들 또한 이들 자신이 걷고 싶은 길, 최선을 다 할수 있는 길을 선택하길 바랐다.
올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스무살, 인효(송인효)와 한 해 먼저 고등학교를 졸업한 스물 한 살 여유(황동규). 그렇게 두 명의 새파란 청년이 노래를 통해 제 갈 길을 걸어가고 있다. 자신들이 작곡 작사한 노래를 부른다. 3월 8일 앨범 발표와 함께 '스무살 즈음에'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대전에서 공연도 한다.
이들 양쪽 집안 다 앨범 제작을 뒷받침 할 만큼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않다. 일찌감치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산골로 귀농하여 소박한 삶을 살고 있다. 여유의 아버지는 양계장을 하고 인효 아버지는 농사를 지어 왔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돈깨나 들이밀어야 한다는 앨범을 낼 수 있을까?
앨범이 나올 수 있기 까지 두 청년 뒤에는 조력자가 있었다. 이들의 조력자는 '룰루랄라 음악협동조합'. 음악에 협동조합이라니? 낯설기만 한 조합의 보금자리는 대전시 서구 관저동 지하에 위치한 '나무 스튜디오'다.
조합원들의 음악 작업실, '나무 스튜디오'에 들어서면 '사람의 음악'이라는 큼직한 붓글씨가 걸려 있다. 자본에 휘둘리는 음악이 아닌 사람이 만들어 내는 음악이라는 의미로 다가온다. 룰루랄라 음악협동조합 이사장 문태현씨가 운영하는 이 스튜디오에는 인효와 여유같은 젊은 싱어송 라이터들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온갖 기자재와 녹음실을 갖춰 놓고 있다.
그렇다면 젊은 음악가들의 산실, 룰루랄라 음악협동조합이 가수들을 양성해 내는 일반 엔터테인먼트 하고 다른 점은 무엇일까? 룰루랄라 음악협동조합이 만들어지기까지, 민예총 등을 통해 대전에서 오랫동안 음악활동을 해온 블루스 작곡가 김유신(49)씨가 있었다. 그는 경제적인 이득이 엔터네인먼트의 대표나 유명가수, 한쪽으로 쏠리고 있는 음악계에 새로운 바람, '분배의 정의'를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