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현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자료사진>
유성호
[기사 보강 : 4일 오후 5시 16분]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에서 경찰 윗선의 수사 은폐·축소 의혹을 폭로한 권은희 전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현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이 올해 '성평등디딤돌'로 선정됐다. 송전탑 건설 반대운동을 벌이는 '밀양의 할머니들'은 '올해의 여성운동상'에 선정됐다.
한국여성단체연합(김금옥·정문자 대표, 아래 여연)은 4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권 과장은 불이익을 감수하며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해 여성수사관으로서 모범이 됐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성평등디딤돌에는 매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남녀평등, 여성 복지, 민주·통일 사회 실현을 위해 노력한 사람이 선정된다. 이날 열리는 한국여성대회에서 수상식이 예정돼 있으나 권 과장은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연은 권 과장 외에도 ▲ 부당해고 철회, 인권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며 싸운 끝에 복직한 김미숙 경북 김천 직지농협 과장 ▲ 부부강간죄를 최초로 인정한 대법원 판례 ▲ 여성 연예인 성착취 실태를 고발한 영화 <노리개>를 선정했다.
또 '성평등 걸림돌'에는 ▲ 성추행 의혹으로 사퇴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 여기자 성추행 의혹을 받은 이진한 전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 ▲ '국회 청소용역 노동자 직접고용 재검토'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 ▲ 시설 내 장애인 성폭력사건을 은폐·묵인한 혐의를 받는 전주 자림복지재단과 가해자 2명 ▲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논란이 일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 ▲ 여성 노동자에게 고용상 불이익을 줬다는 비판을 받는 남양유업이 뽑혔다.
여연은 '올해의 여성운동상' 수상자로 경남 밀양 송전탑 반대 시위에 참여한 할머니들을 선정했다. 여연은 "고압 송전탑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희생시키고 미래 세대에 책임을 떠넘기는 원자력발전소의 위험을 알려냈다"며 "자신의 삶과 터전을 지키며 일상에서 공감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새로운 연대 방식을 보여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단 한순간도 외롭지 않았다"... 권은희 과장 소감 밝혀 권 과장은 수상소감에서 "정말로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경찰공무원의 임무와 역할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 국민의 삶을 보다 더 만족스럽게 하고,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며 "주어진 책임을 잊지 않고, 언제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자리를 빌어 전국에서, 해외에서 저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시민분들께 인사드리고 싶다"며 "여러분들 덕분에 단 한순간도 외롭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초기 수사 담당자였던 권 과장은 지난해 4월 김용판 전 서울청장이 경찰 수사를 방해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6일 법원은 권 과장의 진술이 객관적 사실과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며 김 전 청장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권 과장은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결과"라며 재판부를 반박했다.
권 과장은 지난해 '리영희재단'의 제1회 리영희상, 참여연대의 '의인상', 경제정의실천연합의 '경제정의실천시민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편, 30회를 맞는 한국여성대회는 오는 8일 오후 2시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진행된다. '점프, 뛰어올라 희망을 찾자'라는 슬로건으로 개최되는 이번 행사에서 민주주의·평등세상·소통사회를 위한 과제를 담은 '3.8 여성선언'이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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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 과장, 한국여성단체연합 '성평등디딤돌'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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