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로동신문 '최룡해' 관련 보도 검색 화면.
로동신문 누리집 갈무리
과거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북한의 최고 지도자의 공식 동정이 한 달 이상 보도되지 않았다가 등장한 경우는 많다. 더구나 이른바 '최고 존엄'만을 유일한 권력자로 받아들이는 북한 사회에서 최룡해 총정치국장의 실종(?)은 그렇게 중요한 사항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북한에서 발생한 장성택의 처형 사건과 관련하여 한국의 언론 대부분은 북한에 관한 보도를 하면서 거의 '최룡해'를 북한 권력 2인자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가 장성택의 처형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북한 권력의 2인자로서의 자리를 매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렇게 막강한(?) 권력을 가진 최룡해가 북한 언론에서 동정 보도가 사라졌으니, 특히, 그를 북한 권력의 2인자 반열에까지 올린 한국의 보수 언론들에는 중요한 사항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도 총대를 메고 있지 않다. 다시 말해 이 중요한(?) 사건에 관해서는 자체 보도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다만, 조·중·동 등 보수 언론들은 이른바 탈북자 출신으로 이루어진 북한 관련 인터넷 언론의 '최룡해 감금설' 보도를 다시 되받아 쓰면서 이 실종(?) 사건을 보도하고 있다. 불과 한 달 전만 하더라도 북한 정권의 불안정성을 강조하며 최룡해가 북한의 2인자라고 줄기차게 보도했는데 갑자기 최룡해가 사라졌으니 황당할지도 모를 일이다.
최룡해가 건강 이상으로 사라졌든 아니면 감금이 되었든 이번 '최룡해 실종 사건'은 그리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북한 관련 보도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기자도 갑자기 사라진 최룡해에 관해 의문이 들었지만, 북한 관련 선정성 기사에 관해 줄곧 비판해 온 입장에서는 이를 선뜻 기사화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특히, 국제관계와 북한 관련 보도에 나름대로 최고의 정보망을 가지고 있는 <연합뉴스>도 이와 관련 아무런 보도를 내놓지 않는 것도 기자의 신중함을 배가하는 요소였다. <연합뉴스> 북한부의 한 기자는 이와 관련해 기자와의 통화에서 "3월 9일에 열리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 관한 보도까지 지켜보고 있다"며 "예의 주시하고 있지만, 사실 확인 안 된 기사를 쓸 수는 없지 않느냐"며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
통일부 관계자, "확인된 바 없다"... 미 정보 관계자, "밝힐 사항 없다"통일부의 한 관계자도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최룡해의 신변 이상설에 관해 확인된 바가 없다"는 것이 통일부의 공식 입장이라며 "그러한 정보나 보도 내용에 관해 (통일부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도 기자의 최근 북한 정세와 관련한 최룡해 신병 이상설에 관한 질의에 "그러한 보도가 있었다는 것은 파악하고 있지만, 거기에 관해 (공식적으로) 밝힐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점을 이해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기자는 최룡해도 얼마든지 사라질 수 있으며, 북한의 정치 체제에 대해 정확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번 최룡해의 실종(?) 사건은 그리 간단해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1인 체제, 독재 체제, 20세기 이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봉건 왕조 체제라고 비판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우리는 어쩌면 그 절대자보다도 갑자기 사라져 버린 2인자(?)를 찾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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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북한 2인자? 최룡해, 북한 언론에서 자취 감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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