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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와서 장날이 되어 장에 가면 어느 순간 오포(사이렌)소리가 나고 뒤이어 '펑' 대포소리가 났다. 튀밥 튀는 소리다. 그 소리를 들으면 나도 한 번 무언가 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어렸을 적에 튀밥 튀는 구경은 했지만 내가 무엇을 들고 가서 튀밥을 튀어본 일은 한 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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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곡성장 뻥튀기 가게 ⓒ 김영희
미루고 미루다가 오늘은 드디어 꽤 오래전 논갓집에서 준 떡국떡 말린 것과 봉덕이네가 준 쌀푸대에서 쌀 한 되를 덜어가지고 나갔다. 날이 아직 꽤나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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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가져간 떡국떡 말린 것과 쌀. 쌀이 아주 좋다고 한다. ⓒ 김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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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는 나무를 때서 튀었나? 지금은 가스로 통을 달군다. ⓒ 김영희
팔순이 넘어보이는 뻥튀기집 주인아저씨, 아직도 현역이시다. 장에 나와서 사람 구경하고 돈도 벌고 이게 어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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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뻥튀기집 주인 아저씨 ⓒ 김영희
어디선가 라디오 소리가 나서 둘레둘레 하니 품안에서 손바닥보다 작은 라디오를 꺼내 자랑한다.
"세상 참 좋당께. "
노래 넣어놓면 노래도 나온단다. 들에서 일할 때 심심찮다고, 6만원 주고 사셨다고.
두계마을에 산다고 했더니 고개를 갸웃갸웃 하신다.
"내가 두계 사람들 다 아는디? 옛날에 니야까 끄고댕김서 뻥튀러 가싸서 다 알아."
"제가 재작년에 이사 왔어요."
"그라문 그러제. 내가 두계사람 다 아는디."
두계마을 온지 햇수로 3년째인데도 당장 이분의 레이다망에 타지 사람으로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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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발이 척척맞는 아저씨와 아주머니 ⓒ 김영희
내가 튀는 튀밥도 드디어 사이렌 소리와 함게 '펑' 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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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뻥 튀겨지는 내 튀밥 ⓒ 김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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