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간 신당 창당에 적극 환영의 뜻을 밝혔다.
남소연
-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새정치연합에 어떤 태도로 임해야 하나."민주당은 책임감을 보여줘야 한다. 약속을 하든 정책을 내놓든 저 말에 진정성이 있고 저 말은 반드시 지켜지겠구나 하는 믿음을 국민들에게 드려야 한다. 민주당이 그동안 자신들의 우세지역에서 드러냈던 정치관행을 이번엔 확실히 털어내야 한다. 여당이 얼마나 철저히 선거를 준비하고 있나. 중진 차출론을 내세워 현역 장관을 투입하고 5선 의원을 징발하며, 차세대 주자를 제주에 내리꽂는다.
전직 총리, 전직 대통령 후보를 바로바로 경선에 붙여버린다. 이 선거를 여당이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국민들이 느끼게 한다. 그런데 야당은 어떤가. 그냥 현직 내보내고 한 번 더 하자는 식이다. 이걸 넘어서는 정치적 상상력과 개혁이 필요하다. 김한길 대표나 안철수 의원 주변에도 정치 기획 해본 사람들이 꽤 많으니 이번에 좋은 작품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 새롭게 출범한 통합신당의 새 정치 의제는 무엇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특정지역에서 특정 정치집단이 독식하는 구조를 못 깨고 있다. 개헌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소선거구 단순 다수 대표제로는 난공불락이다. 우선 이것부터 고쳐야 한다. 현재 대안으로 나오는 게 독일식 정당명부에 의한 권역별 대표제인데 이것만 돼도 지역별로 정치적 경쟁을 되살리는 계기가 된다.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경쟁을 싫어한다. 결국 국민적 압박으로 쟁취해야 할 일이다. 개헌, 선거법, 정당법 모든 걸 놓고 다시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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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지방선거 때는 무상급식이 주요 의제가 됐다. 이번에는 어떤 내용이 의제가 돼야 한다고 보나. ."세 모녀 자살사건으로 상징되는 우리 사회의 빈곤계층의 문제. 진짜 밑바닥으로 추락한 국민들에 대한 절박한 사회부조 개입이 나와야 한다. 지난 대선 때 나타났다가 사라진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에 대한 구체적 실행 프로그램이 나와야 한다. 박근혜정부는 재원이 없어서 복지확충을 못한다고 했다. 왜 돈이 없나? 한 국가의 국민이 도저히 견딜 수 없는 바닥까지 내려갔다면 거기부터 정책을 다시 짜야지, 돈 없다, 배째라 해서는 안 된다.
이쯤까지 오면 결국 형편이 조금 나은 사람들이 더 부담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보편적 복지가 나온 게 벌써 4년 전이다. 국민들에게 표 구걸하려고 해본 소리가 아니라면 이제는 그 문제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래야 바닥까지 내몰린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다. 힘들고 가난한 분들이 오히려 집권당을 지지한다는 맹신도 이 기회에 깨버리자.사람이 죽어나가는 판에 그 어떤 화려한 이야기가 무슨 필요가 있나."
- 박근혜 대통령은 세 모녀가 복지제도를 잘 알았다면 그런 선택을 안 했을 거라고 했다."박 대통령이야말로 현장의 복지전달체계를 정확히 알고 있다면 그렇게 말하지 못할 것이다. 현장 사회복지사들이 얼마나 고되게 일하는데. 이게 다 정확한 정보를 보고 받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복지국가에 대해 복지병 운운하며 비판해왔다. 이게 복지로 국민들에게 퍼줘 생긴 일인가? 이제 새누리당도 정직해져야 한다."
- 통합된 신당의 이름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건가. 선언은 언제할 계획인지. "이제 빠져나갈 길은 없어진 것 같다. 이제는 내 숙제를 해야 한다. 내가 한 말에 대한 값을 치러야 할 때다."
- 중앙정치 무대와 달리 지방정치엔 어떤 문제가 있어 보이나."특히 영남이나 호남은 내부에서 비판하고 견제하는 기능이 없다. 하나의 당이 집행부와 의회를 독식하니까 비판과 경쟁이 없다. 시민단체 등 국민의 자발적 목소리도 취약한 게 사실이다. 복지국가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실천하는 건 역시 지방정치의 몫이다. 이제 우리 주민들은 행복한 삶을 꿈꾼다. 애들도 편안하게 교육하면서 키우고 싶어한다.그런데 재원의 배분, 권한의 배분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 이에 대한 정말 허심탄회한 사회적 협약이 이뤄져야 한다. 정말 하나 하나 꺼내서 노사정 대타협과 같은, 수도권과 지방, 국가권력과 지방자치 권력 사이의 큰 대타협을 해야 할 것 같다."
- 영남지역 정치현장에서 직시한 지역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었나."내 아이 취직도 안 되고, 살림이 하루하루 쪼들리고 그렇다. 아이들은 얼굴 찌푸린 채 학교로 학원으로, 부모는 사교육비 대느라 휘청, 모두 행복하지 않다. 이런 게 어느 순간 계기가 되면 폭발하게 돼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토건이 일자리를 만들고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고 했지만 다 거짓말이라는 게 드러났다.
우리가 언제까지 이렇게 끌려갈 수는 없다. 지방은 삶 자체가 비참하다. 대구에서 지난 10년간 15만명의 젊은이들이 대구를 떠났다. 어떻게 도시에 활력이 있겠나. 지방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각종 취업에서 차별받으니 애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부터 열등감을 갖을 수밖에 없다. 그런 세상은 잘못된 것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를 전부 개인의 몫으로 돌린다. '자~아식, 지가 공부 안해서 그렇지' 이건 아니다."
- 국가기관 대선개입은 큰 충격이었다. 이번 지방선거는 안전할까? "야당은 끊임없이 대선불복이 아니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최종 책임자로서 앞으로 다시는 절대 할 수 없도록 제도개선을 하라고 요구했다. 야당은 지난 1년 내내 이 이슈를 갖고 싸웠다. 여당은 도무지 야당이 협조할 수 없을 정도로 버텼다. 그러니 생산적 협력을 통한 정책생산이 안 됐다. 정말 유감이다.
이제 상설특검에 합의했으니 대통령만 결단하면 특검은 할 수 있다. 명명백백히 밝혀서 이 문제를 빨리 정리해야 한다. 아니, 4년 내내 이렇게 갈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국가기관의 조직적 선거개입 범죄는 권력의 오만이다. 그 끝은 항상 비극으로 끝났다. 꼬리가 잡혔는데 또 그 짓을 한다? 우리 국민이 그렇게 만만해 보이나?"
"사람들이 마음 바꿀 때까지 지역에서 계속 매를 맞겠다" - 6.4 지방선거가 90일도 채 안 남았다. 최근 김부겸-김경수-김영춘 '영남의 3김 시대'가 열리는 게 아니냐는 농담도 정치권에 흘러다니는데 대구시장 출마는 어떻게 할 계획인가."비슷한 고민을 갖고 살아온 세대니까 함께 우리 이야기와 우리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셋이 함께 비슷한 목소리를 내니까 분명 시너지는 있는 것 같다. 영남의 젊은층 유권자들 중 상당수는 투표행위 자체를 기권해왔다. 해봐야 안 바뀌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자연스러운 참여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 영남의 정치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지역주의 정치가 시작된 게 1971년 대선 때다. 김대중 후보와 박정희 후보가 대결할 때 지역정치가 생겼다. 1987년 4자 필승론이 나올 때 더욱 공고해졌고. 그동안 대구나 광주에서 얻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득표율을 보면 이걸로는 안 되겠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음을 느낀다. 변화의 욕구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영남에서 우리들의 도전은 그런 의미가 있다. 결코 한번 도전하고 마는 게 아니라 그분들이 마음을 바꾸실 때까지 계속 여기서 매를 맞겠다는 자세로 절박함을 보이겠다."
- 끝으로 대구시장이 된다면 꼭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대구가 점점 자부심과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걸 어떻게든 한번 돌려놓고 싶다. 그건 결국 지역경제를 살리는 문제다. 하나는 대구시민들의 삶의 질을 어떻게 회복시키느냐의 문제다. 구체적인 정책은 전문가들과 만나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대구 시민들이 우리가 산업화 시대의 주역이었다는 자부심을 다시 갖도록 할 것이다. 민주화의 가치와 통일의 비전을 연결시키는 그림을 그려볼 작정이다.
박근혜 대통령 대 야당 출신 김부겸 시장, 이 얼마나 재밌는 상상력인가. 여야 협력의 모델도 만들고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의 화해도 이루겠다. 대구가 통일의 선구 도시가 된다는 자부심도 만들고 젊은이들이 마음껏 숨 쉬고 뛰어놀게 만들자는 비전도 내놓겠다. 그렇게 해서 최선의 선거를 만들 생각이다. 출마선언은 이달 중으로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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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후 지지율 상승? 착각 말아야 젊은이들 다 떠나는 대구 바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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