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출마후보군, 서약서가 발목 잡네

[6.4지방선거-충남 태안] 공천 탈락시 출마 못한다는 조항에 후보자들 고심중

등록 2014.03.11 14:28수정 2014.03.11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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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된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이 기초단체장을 비롯해 '기초선거 무공천'을 천명했다. 이 가운데 새누리당이 지난 4일부터 오는 15일까지 6.4지방선거에 출마할 예비후보자들로부터 공천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하지만 공천을 신청하지 않거나 심지어 새누리당 탈당까지 고려하고 있는 출마 예상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여 6.4지방선거의 또다른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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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이 지난 4일부터 오는 15일까지 6.4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들의 공천신청을 받고 있다. 충남 태안에서는 11일 현재 35명이 출사표를 던졌고, 이 중 21명이 새누리당 소속이다. ⓒ 김동이

새누리당이 공고한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추천신청 공고'에 따르면 공천을 신청하려는 예비후보자들은 공직후보자 추천 신청서, 당적확인서, 서약서 등 모두 24종의 제출서류에다 공천 심사료를 납부해야 한다. 심사료는 광역단체장은 150만 원, 기초단체장은 100만 원, 광역의회의원은 80만 원, 기초의회의원은 50만 원이다.

또한, 공천신청서에는 당비납부확인서를 첨부하도록 되어 있는데, 신청하고자 하는 직책의 6개월 분 기준당비를 반드시 납부하고 당비납부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직책별 기준당비는 광역단체장은 월 50만 원, 기초단체장은 월 30만 원, 광역의회의원은 월 20만 원, 기초의회의원은 월 10만 원이다.

이를 통해 볼 대 새누리당 소속으로 대다수 출마예상자들이 출사표를 던진 태안지역 기초의회의원의 경우 공천을 신청하려면 기본적으로 심사료 50만 원과 당비 60만 원 등 모두 110만 원을 새누리당에 납부해야 한다. 또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로 등록시에도 40만 원의 기탁금을 납부해야 한다. 같은 셈법으로 군수 후보는 280만 원을, 도의원 후보는 200만 원을 납부해야 한다.

결국 새누리당이 상향식 공천을 하겠다고 천명했지만 결국 진성 당원을 해당 지역 출마후보로 낙점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는 상향식 공천방식 불공정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상향식 공천의 취지가 제대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유권자 즉, 일반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핵심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원이 아닌 이상 일반 주민들의 참여는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결국 당원 중심의 경선으로 흘러갈 소지가 다분하다. 겉모습만 상향식 공천이지 정치신인이나 당내 인프라가 부족한 후보들은 현역 당원의 프리미엄을 뛰어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때문에 이탈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공천=불출마' 서약서로 새누리당 소속 출마 이탈자 늘어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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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탈락하면 출마하지 마라? 새누리당이 오는 15일까지 공천 신청서를 접수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소속 출마예상자들이 공천탈락시 출마할 수 없다는 의미의 '서약서'로 인해 깊은 고민에 빠졌다. 공천마감일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공천을 신청하지 않겠다거나 심지어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출마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 김동이


특히, 새누리당은 이번 공천신청 제출서류에 '서약서'를 포함시켰다. 서약서 조항 중 '당내경선 후보자로서 당해 선거의 후보자로 선출되지 아니한 경우 당해 선거의 같은 선거구에서는 후보자로 등록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때문에 우리지역에서는 공천을 자신하는 일부 후보자를 제외한 공천심사를 신청하지 않는 후보군들이 대거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으로 공천심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해당 후보자들은 새누리당 소속이 아닌 대부분 무소속 후보로 6.4지방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충남 태안 출사표 35명 중 새누리당 소속만 21명... 셈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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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입구에 길게 늘어서 있는 출마예상자들 충남 태안은 6.4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35명 중 60%에 이르는 21명이 새누리당 소속이다. 오는 15일까지 새누리당이 공천신청서 접수에 들어갔지만 공천 마감시일이 다가오면서 출마예상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 김동이


6.4지방선거를 80여 일 앞둔 현재 충남 태안에서 출사표를 던진 출마예상자는 모두 35명. 이 중 새누리당 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출마자만 60%에 이르는 21명이다. 태안군수 후보군의 경우 아직까지 당적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이수연 전 부군수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이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다.

이 중 2번의 군수 출마로 출마예상자들 중 인지도면에서 가장 앞서는 형국인 가세로 출마예상자의 경우 공천을 신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상기 새누리당 충남도당 부위원장은 공천신청 첫날인 지난 4일 태안군수 후보군 중에서는 가장 먼저 충남도당에 공천장을 제출했다. 한상기 부위원장은 공천을 자신하면서도 공천심사 결과에 대해 깨끗이 승복하겠다고 밝혔다.

박동윤 출마예상자 또한 기자와 인터뷰에서 "공천을 신청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고 관련 서류를 준비해놨다"고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에서 공천신청자에 대해 여론조사를 통해 경선 확정자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서약서에 나온 대로 공천탈락하면 출마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좀 더 확인해보고 공천을 신청할 예정이다, 심각하게 고심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태안군수에 출사표를 던진 강철민 도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연히 공천을 신청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일하게 무소속으로 표밭을 다지고 있는 이수연 전 부군수도 새누리당과의 접촉설이 나돌고 있지만 본지에 새누리당이 아닌 무소속 후보로 군수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전 부군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에 (공천을) 신청한 적도 입당한 것도 없다"며 "자동 무소속"이라고 밝혀 새누리당과의 접촉설을 일축시켰다. 이로써 이번 6.4지방선거에서 태안군수 선거는 새누리당 공천자와 무소속인 이 전 부군수의 양자구도 또는 새누리당 공천에 응하지 않은 새누리당 이탈자의 3자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충남도의원 1선거구 후보자 전원 새누리당... 야권 공천여부도 관심

새누리당 공천싸움은 충남도의원 후보군에서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태안군수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가 최근 입장을 바꿔 도의원 재출마로 선회가 확실시되고 있는 유익환 도의원과 군의원에서 한단계 등급을 높여 도의원 출마를 선언한 이기재 군의원, 그리고 새누리당 지방자치안전위원장을 맡아 당내 입지를 다져온 윤희신씨의 충남도의원 제1선거구 공천 경쟁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더 이상의 후보가 거론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기재 의원은 고심 중이라고 밝혀 3명 모두가 공천을 신청할지에도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 의원은 "여론조사에 의한 상향식 공천으로 후보자를 결정한다고는 하지만 당협위원장의 입김이 공천과정에서 많이 작용할 것이라는 말도 있어 혼란스럽다"며 "공천신청 서류는 다 준비해놓긴 했는데 제출할지 여부는 고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윤희신씨도 공천신청 여부를 물었지만 "고심 중"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어 공천경쟁에서부터 치열한 눈치보기가 전개되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새누리당 도의원 후보가 공천되더라도 민주당 등 야권에서도 광역의원에 대해서는 무공천 원칙이 적용되지 않아 의외의 인물이 나올 여지도 남아있다. 때문에 새누리당 공천후보와의 2파전이 치러질 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의원 제2선거구는 공천 신청과 관련한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제2선거구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후보는 2명. 제1선거구에서 제2선거구로 지역구가 바뀐 소원면 출신 이영수 전 군의원과 현직 정광섭 군의원이 그들이다.

하지만, 이영수 전 군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서약서 조항을 거론한 뒤 "무소속 후보로 6.4지방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혀 공천신청을 사실상 포기했다. 정광섭 군의원만은 공천 신청하겠다고 밝혀 단독 공천신청으로 변수가 없는 이상 공천을 거머쥐게 됐다.

군의원 후보군 새누리 후보만 11명... 공천 미신청 이탈자 늘어날 듯

군의원 후보군은 이번 공천경쟁에서 가장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출사표를 던진 22명의 군의원 출마예상자 중 무려 50여%에 이르는 11명이 새누리당 소속이다. 가선거구에 6명, 나선거구에 5명으로 가선거구 4자리, 나선거구 3자리에 대한 공천을 모두 한다면 선거구별 2명씩은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아예 출마를 접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특히 지난 선거와는 달리 선거구가 바뀌어 유권자가 가장 많은 태안읍을 비롯한 원북면, 이원면을 포함하는 기초의원 가선거구에서 태안읍을 연고지로 하는 후보군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져 공천심사과정에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공천탈락시 이번 출마할 수 없다는 새누리당 결정에 따라 공천신청을 하지 않는 출마예상자들이 대거 발생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최근 새누리당 공천심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 선거구의 한 후보자는 "그동안 열심히 표밭을 일구어왔고 나름대로 이번 선거에서 자신하고 있는데, 만약 공천심사 과정에서 외부의 입김 등에 의해 공천을 받지 못한다면 지난 수년간의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는 "공천심사 전인데도 이미 지역에서는 누가누가 공천을 받을 것이라는 루머가 퍼질 정도로 자기들끼리 공천자를 정해 놓고 있는 마당에 공천을 신청하는 건 무의미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그는 "일단 새누리당의 공천 신청을 위한 서류는 준비를 다 해놓고 있다'고는 밝혔다. 그는 "추이를 지켜보고 공천을 신청할지 결정할 예정으로, 공천신청하지 않을 시에는 무소속으로의 출마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 선거구의 한 후보자도 기자와의 통화에서 "13일 충남도당에 탈당서를 제출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며 탈당 의사를 전해오기도 했다.

이들 후보자와 같이 공천심사를 신청하지 않는 후보자가 늘어날 경우 태안군의원 가, 나 선거구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그동안 부지런히 발품을 팔며 표밭을 다진 후보자들이 군의회 입성에 성공할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한편, 현재 새누리당 소속 출마예상자만 3명이 표밭을 누비고 있는 충남도의원 제1선거구는 3명 모두 공천을 신청할 경우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신당에서 후보자를 내지 못한다면 자칫 새누리당 공천후보의 무투표 당선설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만약 단독후보가 출마할 경우에는 별도의 선거운동 없이 개표 당일 해당 선거구의 당선인으로 확정되는 것으로 태안군선관위 관계자는 전했다.

태안군에서는 11일 현재 도의회의원에 대한 예비후보 등록만이 시작됐다. 충남도의원 제2선거구에서만 이영수(새누리당), 강종국(무소속), 염홍섭(민주당) 등 3명의 예비후보만이 등록을 마치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제1선거구에서는 단 한명도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태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6.4지방선거 #충남 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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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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