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숙 시민기자.
- <오마이뉴스> 독자에게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마니산을 바라보고 사는 강화댁 이승숙입니다. 집 앞이 너른 들판이라 봄부터 가을까지 초록색 바람이 불어옵니다. 그래서 저희 집을 '초록 바람 부는 집'이라고 이름을 지어놓고 흐뭇해 하며 살고 있습니다. 주중에는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는 '강화나들길'을 즐겨 걷습니다."
- 2005년에 가입하셨습니다. <오마이뉴스>에 어떤 인연으로 기사를 쓰게 되었는지요? "남편이 '<오마이뉴스>라고 있는데, 당신에게 잘 맞을 것 같더라'하면서 소개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들여다 봤더니 제 마음에 딱 들었습니다. '이거다'하면서 바로 기자로 등록했고,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독자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살펴볼 수 있어서 참 신기하고 좋았습니다."
- '역사와 함께하는 강화 나들길' 연재는 독자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이 연재를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2009년부터 강화나들길을 걸으면서 강화와 나들길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올해 2월 초 순에 강화도서관에 갔다가 강화도에 대한 책이 생각보다 적은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섬 전체가 문화 유적 박물관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우리 민족의 역사가 담겨있을 뿐만 아니라 자연이 잘 보존된 아름다운 곳인데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 강화도가 고향인가요? 언제부터 관심을 두고 기사를 쓰겠다고 마음을 먹었는지 그 배경이 궁금합니다. "원래 태어나 자란 곳은 경북 청도군이고 결혼해서 십여 년 동안 경기도 부천에서 살다가 1999년 봄에 강화로 이사를 왔습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쓰신 유홍준 선생님은 답사기를 쓰기 전에 꼭 청도 운문사에 가서 일연스님에게 인사를 드린다고 했습니다. 일연스님은 청도 운문사에 주지로 계실 적에 <삼국유사>를 쓰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홍준 선생님도 답사기를 쓰기 전에 운문사에 가서 일연스님께 고하는 의식을 치른다고 했습니다.
저도 강화에 관한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때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중 청도 운문사 편을 매일 한 꼭지씩 정성스레 옮겨 적었습니다. 거의 한 달에 걸쳐서 옮겨 적었는데 그게 저 나름으로 제가 앞으로 써 나갈 글에 대해 정성을 드리는 일이었습니다."
- 이 기자님만 알고 있는, 혹시 관광지로 유명해도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 있다면."음... 장소가 아닌데도 괜찮을까요? 저는 이른 아침의 안개 낀 들판이 참 좋더군요. 강화는 고려 시대부터 바다를 메워 평야를 만들었기 때문에 곳곳에 넓은 들이 참 많습니다. 모내기를 앞두고 논에 물을 잡아두는데, 이른 아침이면 온 들에 물안개가 끼어 있습니다. 이런 풍경은 강화에서 하룻밤을 자는 사람들만이 볼 수 있겠지요? 또, 강화도 이곳저곳을 걸어 다녀보세요. 이름이 알려진 곳이 아니더라도 다 좋습니다. 걸으면 차를 타고 다닐 때와는 다른 것을 보고 느낄 수가 있을 거예요."
"풀 뽑는 게 제 취미고 놀이... 풀 뽑다 보면 스트레스 사라져요"- 자기소개를 보니 '모든 일을 놀이처럼 하고 싶습니다'라는 말이 인상적입니다. 기사도 놀이처럼 즐겁게 쓰시는지요? 스트레스받을 때도 있을 텐데 어떻게 푸세요."예, 저는 모든 일을 놀이처럼 재미있게 하고 싶습니다. '노는 것'은 재미가 있으니 당연히 하고 싶고 또 힘들 것도 없겠지요. 글 역시 노는 것처럼 쓰면 술술 잘 풀리는데 잘 쓸려고 애를 쓰면 영 안 되더군요. 잘 쓰려고 하면 '일'이 되어 버리나 봐요. 무료하거나 답답하면 마당을 설렁설렁 돌아다닙니다.
우리 집 마당에는 고양이며 닭, 심지어 토끼까지도 돌아다닙니다. (그 토끼가 지금 새싹들을 다 갉아먹고 있어서 생포 작전에 들어갔는데, 영 안 잡힙니다.) 또 새들도 엄청나게 많이 놀러 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마당의 풀을 뽑는 걸 즐깁니다. 풀 뽑는 게 제 취미고 놀이입니다. 풀을 뽑다 보면 스트레스가 다 날아갑니다."
-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지인들의 반응은 어떤지요? "제 친정 언니는 얼마 전에 사돈이 될 분들과 상견례를 했는데, 그때 언니가 동생이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라고 했답니다. 그랬더니 바깥 사돈될 분이 아주 좋게 생각하시며 <오마이뉴스>라면 믿을 수 있는 언론이라고 그러시더랍니다. 제 주변 사람들도 좋은 기삿거리가 있으면 제게 이야기를 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