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 베트남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베트남-캄보디아 여행기 2] 유교와 도교 냄새가 물씬 풍기는 베트남

등록 2014.03.25 14:30수정 2014.03.2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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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사에 나선 베트남 여성들의 모습. 대부분의 집안 살림은 여성이 맡는다고 한다
장사에 나선 베트남 여성들의 모습. 대부분의 집안 살림은 여성이 맡는다고 한다오문수

하노이는 홍강 삼각주 안쪽에 있다. '하(河)'는 강을 의미하고 '노이(內)'는 안쪽을 의미한다. 하노이는 석회암 지질 위에 건설되었기 때문에 강우가 쏟아져도 배수가 잘 되어 하수도가 없다. 우기에 쏟아진 물을 담는 호수가 많아서일까? 호수가 115개나 된다.

하노이는 베트남의 수도로 베트남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남쪽의 사이공이 상업 중심지라면 하노이는 역사·문화 중심지이다. 정치의 중심으로 대통령 관저와 국회, 호치민 무덤이 있다. 또한 베트남의 수도가 된 지 천 년이 넘었기 때문에 하노이 고성, 유교국가임을 보여주는 문묘가 있다.


 베트남은 가히 오토바이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하노이 인구가 8백만인데 오토바이가 5백만대다
베트남은 가히 오토바이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하노이 인구가 8백만인데 오토바이가 5백만대다 오문수

하노이에 도착한 순간, 여행자를 놀라게 한 것은 도로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 행렬이다. 하노이 인구가 약 800만 명인데 오토바이가 500만 대라니… 한 집에 두 대 정도 소유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거리를 돌아볼 때 보행자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 걸 보면 가히 베트남인들의 발이라고 할 수 있다.

'검을 돌려줬다'는 뜻의 호안끼엠 호수

 '검을 돌려줬다'는 의미의 환검호수에서 외국인과 현지인들이 쉬고 있는 모습
'검을 돌려줬다'는 의미의 환검호수에서 외국인과 현지인들이 쉬고 있는 모습 오문수

호안끼엠 호수는 하노이 도심에 있는 아담한 호수다. 길이 700미터, 폭 250미터인 호수는 옛날에 녹색을 띠고 있어 룩투이 호수(녹색호수)라고 불렀다. 구시가와 인접해 있어 하노이의 이정표 역할을 하는 이 호수는 멋진 전설을 가지고 있다.

호안끼엠은 '검을 돌려주다'라는 뜻으로 한자로 쓰면 환검(還劍)이 된다. 중국 명나라의 지배로부터 베트남을 독립시킨 래러이 장군의 업적과 관련돼 있다.

래러이 장군이 호수가를 거닐 때 거북이가 나타나 신성한 검을 건네줬다고 한다. 거북이는 래러이 장군이 중국을 물리치면 반드시 검을 되돌려 줘야 한다는 약속을 받았고, 10년간의 전쟁에서 승리한 래러이 장군이 호수로 돌아오자 거북이가 다시 나타나 신성한 검을 회수했다고 한다.


관음보살이 황제에게 '왕자 점지' 기념해 지은 못꼿사원

 못꼿 사원 모습. 기둥이 하나라고 해서 일주사라고도 불린다
못꼿 사원 모습. 기둥이 하나라고 해서 일주사라고도 불린다오문수

호치민 무덤을 지나 조금만 가면 유명한 못꼿 사원이 있다. 사원 기둥이 하나이기 때문에 일주사(一柱寺)로 불리는 이곳은 리타이똥(리 왕조 2대 황제)과 관련된 전설로 유명해졌다.


자식이 없던 리타이똥 황제는 꿈에서 관음보살이 건네주는 아기를 받았고, 실제로 왕자를 얻자 감사의 표시로 사원을 건설했다. 

 일행을 친절하게 안내해준 가이드 최해성씨와 현지 가이드 즈엉이 환검호수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일행을 친절하게 안내해준 가이드 최해성씨와 현지 가이드 즈엉이 환검호수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오문수

황제는 꿈에서 본대로 연꽃 연못 위에 연꽃 모양의 사원을 만들었다. 리 왕조는 매년 붓다가 탄생한 날이 되면 이 못꼿 사원에서 법회를 열었다고 한다. 사원을 받치고 있는 기둥은 원래 직경 1.25m의 나무 기둥이었으나 프랑스 군대가 인도차이나 전쟁에서 패하고 퇴각하면서 파괴한 것을 시멘트 기둥으로 재건축했다.

 베트남 여행을 가면 먹을 걱정은 안해도 될만큼 우리 입맛에 맛는 음식들이 많다. 맛있었던  분짜 식당 모습
베트남 여행을 가면 먹을 걱정은 안해도 될만큼 우리 입맛에 맛는 음식들이 많다. 맛있었던 분짜 식당 모습오문수

한국 사람이 하노이에 가면 우리 입맛에 맞는 '퍼'(쌀국수)와 '분짜'가 있어 음식 걱정을 안 해도 된다. 분짜는 '퍼'와 더불어 하노이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양념한 돼지고기 경단을 숯불에 구운 것이다. '분'(면)과 함께 고기구이를 적당히 떼어서 파파야를 썰어 넣은 느억맘 소스에 찍어 먹으면 된다. 그것뿐인가? 베트남 사람들이 즐겨먹는 것 중의  하나는 개고기다. 가이드가 전해준 이야기다.

 주거지이니 속도를 제한하라는 표시의 이정표다. 공산주의 국가 시절에 국가에서 무상으로 제공해 준 집모양으로 가로4m 세로 15m의 집모양을 그렸다
주거지이니 속도를 제한하라는 표시의 이정표다. 공산주의 국가 시절에 국가에서 무상으로 제공해 준 집모양으로 가로4m 세로 15m의 집모양을 그렸다 오문수

"시장에 가면 개를 그을려 놓고 파는데, 머리에 있는 털은 남겨 놓아요. 이곳 사람들은 검은 개와 누렁개만 먹어요. 하얀 개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죠. 햐얀 개는 귀신을 쫓는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입니다."

시신에 붙은 살 분리해 납골함에 모시는 것 '효의 으뜸'

 집 모양의 무덤 모습. 죽은 영혼들만 사는 세상이 있다고 믿어 무덤을 화려한 집 모양으로 만들었다. 비가 간간이 뿌리고 달리는 차 안이라  사진이 흐리다
집 모양의 무덤 모습. 죽은 영혼들만 사는 세상이 있다고 믿어 무덤을 화려한 집 모양으로 만들었다. 비가 간간이 뿌리고 달리는 차 안이라 사진이 흐리다오문수

북부 베트남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73세다. 부모님이 70세를 넘어 돌아가시면 천수를 누렸다고 축하하면서 잔치를 벌인다. 하지만 70세가 안 되어 죽으면 자식들이 슬프게 울어야 하는데, 울 수 없는 사정이 있는 사람을 위해 울어주는 '곡비'라는 제도가 있다. 곡비가 되려면 60이 넘어야 하고, 학원에 가서 우는 법을 배워야 하며, 면허가 없는 사람은 곡비가 될 수 없다고 한다.

 죽어서나마 호화스럽게 살라고 자손들이 돌아가신 부모를 위해 가짜 돈을 태운다. 보이는 것은 타다 남은 가짜 돈이다
죽어서나마 호화스럽게 살라고 자손들이 돌아가신 부모를 위해 가짜 돈을 태운다. 보이는 것은 타다 남은 가짜 돈이다오문수

부모가 돌아가시면 3년간 가묘를 써서 시신이 탈체가 되면 손톱으로 뼈에 남은 살을 깔끔하게 분리해 납골함에 모시는 것을 효의 으뜸으로 친다. 부모가 돌아가실 때가 가까워지면 자손들은 1년 전부터 손톱을 기른다. 장남은 머리, 차남은 아래, 사위는 다리로 역할 분담을 하는 걸 보면 유교와 도교 문화가 번창했음을 알 수 있다.

북부 베트남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아들 못 낳는 것이다. 딸은 이 같은 장례 절차에 참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무덤은 집 형태와 비슷하게 만든다. 죽은 사람들의 영혼들만 사는 세상이 있다고 여겨 집 모양의 무덤을 만든다. 후손들은 자주 무덤에 와서 가짜 돈이나 고급차 모형을 가지고 와서 태운다. 죽어서나마 호화스럽게 살라는 의미다.

 풀밭에 꽃으로 둘러싸인 것이 가묘다. 3년 동안 가묘에 보존한 시신이 육탈된 뒤 자손들이  남아있는 살점을 손톱으로 깨끗이 제거해 뼈만 안장하는 것을 효의 으뜸으로 여긴다.  뒤에는 무덤이 보인다.
풀밭에 꽃으로 둘러싸인 것이 가묘다. 3년 동안 가묘에 보존한 시신이 육탈된 뒤 자손들이 남아있는 살점을 손톱으로 깨끗이 제거해 뼈만 안장하는 것을 효의 으뜸으로 여긴다. 뒤에는 무덤이 보인다.오문수

우리나라 남해안 지방의 섬에 가면 사람이 죽었을 때 3년간 가묘를 쓰는 초분이라는 제도가 있다. 사람크기만 한 크기의 초가 모양을 만들어 시신을 3년간 두었다가 육탈이 되면 안장하는 제도다. 시신 그대로 매장하면 조상에게 불효가 된다는 뜻이다. 이 풍습이 어디서 왔을까 궁금했는데 베트남에서 오지 않았을까? 하고 추측해본다.
덧붙이는 글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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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인권, 여행에 관심이 많다. 가진자들의 횡포에 놀랐을까? 인권을 무시하는 자들을 보면 속이 뒤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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