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왕국' 시킴, 날 이렇게 실망시키다니

[어느 불량한 부부의 불량한 여행 30] 시킴, 새로운 여행의 시작

등록 2014.04.05 21:07수정 2014.04.05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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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동안 남편과 인도·네팔·동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한국에서만 평생 살아온 여자와 미국에서만 평생 살아온 남자가 같이 여행하며 생긴 일, 또 다른 문화와 사람들을 만나며 겪은 일 등을 풀어내려고 합니다. - 기자 말

시킴 갱톡의 엔초이(Enchoy) 곰파(티베트 불교 사원) ⓒ Dustin Burnett


콧속에서 살랑대는 시원한 바람. 흙먼지 길 대신 눈에 든 설산의 하얀 바탕. 그 색감과 바람의 냄새가 새로운 여행의 시작을 실감하게 한다. 우리는 시킴으로 간다.


어쩌면 도착하면서부터 빠져나가고 싶었던 인도다. 진득한 더위. 음식 위를 비행하는 파리. 잠을 설치는 모기떼. 한시도 방심할 수 없는 위생 상태. 목숨을 내놓지 않고는 탈 수 없는 릭샤. 경적 소리. 사람을 공격하는 원숭이. 질려 버린 기차여행.

질주하는 낙타에서 떨어진 사막의 오후, 기차역 대기실 바닥에 누워 꼬박 보낸 밤, 돈을 원하는 아이의 작은 손에 이끌려 가트 위를 올랐던 슬픈 낮, 나룻배 위의 안개 낀 새벽, 기차에서 지새웠던 도시와 도시 사이의 밤. 그것들이 남긴 것은 무엇이었을까.

무엇 때문인지도 모르고 떠난, 목적이랄 것도 없이 지내온 길 위에서의 생활. 거창한 의미와 목적 같은 건 지금도 없다. 조금 분명해진 것이 있다면 여행은 즐거움과 쾌락만을 위한 건 아니라는 것, 목적지에 닿는 것만이 여행의 이유는 아니라는 것이다. 싫어도, 더러워도, 슬퍼도, 짜증 나도, 역겨워도, 내 앞에 닥쳐오는 순간의 파편들을, 다치기도 하면서, 잡기도 하면서, 보내주기도 하면서, 그렇게 지나쳐가야 한다.

즐거운 순간은 즐거운 대로 달게, 고통스러운 아픔은 아픈 대로 쓰게, 그렇게 받아들이고 헤쳐나가야 한다.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 회피하지 않고, 비겁하지 않게. 예쁘게 포장하려 하지 않고, 거짓되지 않게.

우리는 시킴으로 간다


시킴 갱톡의 엔초이(Enchoy) 곰파(티베트 불교 사원). 오른쪽에 보이는 건 기도바퀴(prayer wheels)로 불경이 새겨져 있다. 한번씩 돌릴 때마다 업보가 사라진다고 한다. ⓒ Dustin Burnett


시킴 갱톡 산책길의 염소들 ⓒ Dustin Burnett


시킴. 오래전부터 마음을 간지럽혔던 곳이다. 서로는 네팔, 북으로는 티베트, 동으로는 부탄, 남으로는 인도의 웨스트 뱅갈 주와 접해있는 곳. 오랫동안 시킴 왕국을 유지하다, 1975년에야 인도로 통합된 곳. 인도에서 인구가 가장 적고, 토지의 40%가 숲인 곳.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봉우리인 칸첸중가를 네팔과 마주 잡고 있는 곳.

다양한 문화와 풍경, 생물이 공존하고 있는 곳. 그 흔한 공항도, 기차역도 없이, 오직 버스와 지프로만 닿을 수 있는 곳. 불편한 지프에 끼어 앉아, 몇 시간이고 산길을 달려야만 닿을 수 있는 곳. 여행 허가증을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 지역 일부는 아직 외국인들에게 접근이 금지된 곳. 그곳이 시킴이다.


그곳은 다를까. 하얀 설산의 모습처럼 깨끗할까. 더러움이 없고, 속임이 없고, 아픔이 없을까. 제 모습을 보여줄 듯 말 듯. 잘 보이지 않는 설산의 봉우리를 바라보며 그곳에서의 나날을 생각했다. 선선할 거야. 한적하고 평화롭겠지. 산속의 사람들은 마음씨도 더 착할 거야.

기분 좋은 상상은 오래가지 못한다. 나는 안다. 제 모습을 쉬이 드러내지 않는 설산의 모습처럼, 깨끗하지 못한, 추한, 조악한, 탐욕스러운, 그런 모습도 감추고 있을 시킴이라는 걸. 기대하지 말고, 실망하지 말자. 예쁜 모습도, 추한 모습도, 여과 없이 받아들이자. 오랜 세월 동안 그곳에 새겨졌을 삶의 무늬를 읽어 나가자.

나는 방랑자에 불과하다. 스쳐 가는 인연이다. 함부로 판단하지 말고 평가하지 말자. 이해하고, 견디고, 품고, 귀 기울이자. 시원한 바람을 들이켜, 숨을 한 번 가다듬었다. 히말라야가 나에게 줄 기쁨과 당혹감, 위험과 후회, 그리고 환희 속으로 다가갈 준비를 해야지.

지프 뒷좌석에서 본 차 뒤의 풍경. 12명을 꽉 채운 지프는 뒤 사다리에 두 세 명씩을 더 얹었다 내려주기를 반복하며 구불구불한 산길을 쫓아갔다. 아름다운 산 풍경에 감탄했다가도, 지프의 바퀴가 구르고 있는 길 바로 옆으로 난 절벽을 보면 가슴이 철렁하다. 그렇게 5시간. 다르질링에서 출발한 지프가 시킴주의 수도 갱톡에 도착했다. ⓒ Dustin Burnett


12명을 꽉 채운 지프는 뒤사다리에 두 세 명씩을 더 얹었다 내려주기를 반복하며 구불구불한 산길을 쫓아갔다. 아름다운 산 풍경에 감탄했다가도, 지프의 바퀴가 구르고 있는 길 바로 옆으로 난 절벽을 보면 가슴이 철렁하다. 그렇게 5시간. 다르질링에서 출발한 지프가 시킴주의 수도 갱톡에 도착했다.

지프 정류장에서 호텔까지의 거리 2km. 끝없이 펼쳐진 오르막길을 보니 숨이 턱 막힌다. 지프 운전사가 알려준 지름길을 따라 계단을 올랐다. 길은 끝 없이 이어졌다. 다르질링부터는 겨울옷을 꺼낸 탓에 배낭이 한결 가벼워졌을 텐데, 배낭은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흐르는 땀과 함께 짜증도 솟구친다. 역시 택시를 탈 걸 그랬어. 더스틴, 왜 연약한 나에게 택시를 권하지 않았지? 이 한마디가 하고 싶어 입술이 옴짝달싹. 몸이 힘드니 남 탓하는 못된 버릇이 또 기어 나온다. 나는 말을 꿀꺽 삼켰다. 비난은 금물이다. 남 탓도 금물이다.

시킴주 수도 갱톡, 모던한 도시 풍경

산책길에 만난, 길 공사 하는 마을 사람들. ⓒ Dustin Burnett


시킴 갱톡의 엔초이(Enchoy) 곰파(티베트 불교 사원) ⓒ Dustin Burnett


다 오르면 다시 반대쪽으로 이어지는 오르막길. 다시 그 반대로 이어지는 오르막길. 그렇게 몇 번의 턴을 지나고, 가파른 계단길이 다시 내 앞에 등장했다. 성질대로라면 배낭을 내리막길로 굴려버린 후 더스틴에게 주워오라고 시켜야 이 짜증이 풀릴 판이다. 참아야지. 그랬다간 못지않게 성질이 더러운 더스틴의 복수를 감내해야겠지. 참아야지. 나는 폭발해 오르는 짜증을 억누르며, 가파른 갱톡의 오르막길을 저주하며, 체감 경도가 45도 정도 되어 보이는 계단을 올랐다.

"…! 수지. 빨리 와봐."

저 자식이. 내가 지금 빨리 안 가고 싶어서 이리 느리게 걷고 있는 걸로 보이니? 이 저주스런 계단을 부숴서라도 계단의 끝에 오르고 싶은 거 모르니? 나는 더스틴을 원망하며, 활활 타오르는 분노의 힘으로 마지막 30여 개의 계단을 짓밟아 올랐다.

"헉!"

계단의 끝자락에 펼쳐진 시킴주의 수도 갱톡의 모습. 내가 상상하던 그 모습이 아니다. 털이 덥수룩이 난 야크는 어디 갔으며, 티베트 전통의상을 입은 찻잎 따는 여인네들은 어디로 갔는가? 허가증이 있어야만 들어올 수 있는 히말라야 산 속 오지 마을의 풍경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내 눈앞에 펼쳐진 것은 칸첸중가의 웅장한 모습이나 전통의상 같은 게 들어설 풍경이 아니었다. 반듯한 보도블록과 가지런히 놓인 벤치. 소니나 파나소닉 같은 인터내셔널 상점이 들어선, 인도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했던 모던한 도시의 풍경이었다.

갱톡 시내. 반듯한 보도블록과 가지런히 놓인 벤치가 있는, 인도 어느 곳에서도 보지 못했던 모던한 도시의 풍경이다. ⓒ Dustin Burnett


호텔에 짐을 풀어놓고 팝 음악이 흐르는 바에 들어갔다. 강남 한복판에 있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훌륭한 바다. 비싼 치킨 안주와 맥주를 시켜 놓고, 바에서 제공하는 무료 인터넷을 즐기며 테라스 밖을 바라봤다. 바 입구에서, 히피스러운 옷을 입은 서양 남녀 한 쌍이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어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참을 얘기하던 둘은 커다란 배낭이 두 개씩 달린 오토바이를 타고 길을 떠났다. 오토바이로 시킴을 일주하는 여행자들이다.

"우리는 저런 짓은 절대 못 할 거야, 그렇지?"

제주도에서 4일간 오토바이 일주를 할 때가 떠올랐다. 신도 나겠지만, 몇 날 며칠을 저렇게 다닐 생각을 하면 사실, 끔찍하다. 저렇게 사서 고생하는 짓은 잠시 그만두고 싶다. 여행자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오지마을, 히말라야 설산 속의 작고 아름다운 마을을 상상했건만,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라고 하면 말짱 거짓말이다.

이곳은 천국이다. 상상했던 대로 전기도 제대로 안 나오는 춥고 작은 호텔 방에 앉아 창밖으로 간판 하나 없는 깜깜한 길거리를 보는 것보다는, 이렇게 시끄러운 미국 음악이 흐르는 모던한 바에서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편이 낫다. 누가 뭐래도 상관없다. 누가 이런 나의 여행에 D 학점을 주겠다고 한들 개의치 않을 것이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맥주와 인터넷과 모던한 카페 시설이 주는 도시의 즐거움에 안락함과 행복함을 느끼는 나는 역시, 도시 촌년인가.

지금쯤 한국에 있는 부모님과 지인들은, 내가 인도 어딘가에서 죽을 고비나 넘기고 있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겠지. 나는 미국 샌드위치 체인점인 서브웨이에 앉아, 익숙한 미국 샌드위치의 맛을 청량한 코카콜라와 함께 목구멍으로 넘기며 야릇하고 짜릿한 죄책감을 느꼈다. 후후. 이런 걸 두고 길티 플레저(Guilty pleasure, 죄책감을 동반한 쾌감)라고 한다지.

나는 그렇다 치고. 꿈에도 그리던 서브웨이에 온 터에 잔뜩 신이 난 더스틴의 얼굴을 보니 괜히 심술이 난다. '너, 외국에 와서는 현지 음식을 먹어야 하는 거야. 그래야 지역 경제도 살지'라고 한마디 하고 싶은걸, 차가운 콜라로 삼켰다. 나 역시 가끔 콜라와 스니커즈 바가 필요한 입맛 아닌가. 나는 더스틴 대신, 전 세계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코카콜라사를 조용히 비난했다.

북 시킴 돌아보는 3일 투어... "안 가는 게 나을지도 몰라"

모던한 갱톡에서 용케도 찾은 후지고 저렴한 숙소. 하룻밤 숙박비 250루피(한화 약 5천 원)에 숙소 주인이 우리에게 내어준 방에는, 무려 5개의 침대가 놓여 있었다. 창문도 없는 칙칙한 방에서, 단돈 40루피(한화 약 800원)의 시킴 맥주와 15루피(한화 약 300원)를 주면 20개를 주는 기막힌 맛의 모모(티베트식 만두)를 먹으며 3일간의 허송세월을 보냈다. ⓒ Dustin Burnett


갱톡 산책길 ⓒ Dustin Burnett


모던한 갱톡에서 용케도 찾은 후지고 저렴한 숙소. 하룻밤 숙박비 250루피(한화 약 5천 원)에 숙소 주인이 우리에게 내어준 방에는, 무려 5개의 침대가 놓여 있었다. 창문도 없는 칙칙한 방. 문도 잘 잠기지 않는, 방 밖으로 나 있는 화장실과 샤워실. 2층에서 당구를 치느라 우리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주인과 직원들. 우리는 그 어두운 방에서, 단돈 40루피(한화 약 800원)의 시킴 맥주와 15루피(한화 약 300원)를 주면 20개를 주는 기막힌 맛의 모모(티베트식 만두)를 먹으며 3일간의 허송세월을 보냈다.

"여기에서 출발하는 투어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숙소 1층 식당에서 뚝바(티베트식 국수)를 한 그릇 비운 찰나, 머리가 조금 벗겨진 주인 남자가 우리가 앉은 테이블로 침입했다. 남자의 손에는 흑백으로 프린트된 시킴주의 지도가 들려 있었다.

"하나는 쏭고(Tsomgo) 호수. 여기서 지프를 3시간 정도 타고 가서 산 위의 호수를 둘러보고 내려오는 투어죠." 
"다른 하나는 북 시킴을 돌아보는 3일 투어예요. 투어가 아니면 개별 여행자로서는 갈 수 없는 지역이고 들어가려면 따로 허가도 받아야 해요. 다시 말해서 오프 더 비튼 패스(Off the beaten path - 여행자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 곳). 설산, 계곡, 들판…. 하여간 경치 하나는 끝내줘요. 4명을 모아야 투어가 출발할 수 있는데 지금 간다는 사람이 한 명 있어요. 두 분이 가시면 투어가 모레쯤 출발할 수도 있을 텐데…."

숙소 주인은 벗겨진 머리를 펜으로 긁적였다. 뭔가 자신이 없는 눈초리다.

"얼만데요?"
"사람이 얼마나 가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요. 인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가격이 내려가죠."
"…. 그래서 얼만데요?"
"4명 모이면 일인에 5000루피(한화 약 10만 원) 정도."

이 아저씨가 미쳤나. 우리의 허름한 몰골이, 일 인당 5000루피나 하는 투어를 서슴없이 예약할 수 있는 사람으로 보일 정도로 아직 볼 만한가 보지? 아냐. 미친 정도는 아닌가? 3일에 5000루피면 하루 1500루피(한화 약 3만 원) 정도니까 재산을 탕진할 수준은 아닐지도. '오프 더 비튼 패스'라는 말이 좀 당기는데. 시킴에 온 지금이 아니면 갈 기회도 없을 테고. 3일간 빈둥거렸더니 슬슬 몸도 근지럽고. 경치가 정말 좋기는 할 거 같단 말이지….

갱톡의 마을. 시내 위쪽으로 난 산을 조금만 타고 올라가면 산등성이를 타고 난 작은 마을들이 나온다. ⓒ Dustin Burnett


"거기 경치 하나는 정말 끝내줘요."

옆에서 불량하게 팔짱을 끼고 전화를 받고 있던 숙소 주인의 아내가 우리 테이블에 끼어들었다.

"오늘도 한 그룹이 그 투어에서 돌아왔어요. 근데 날씨가 별로였다네. 자기, 이거 가면 내일모레 가는 건가? 앞으로 한 5일간은 날씨가 안 좋다던데. 그게 경치는 좋아도 가는 길이 또 엄청나게 험하거든. 3일 내내 지프에서 구겨 지내야 해. 그런데 그렇게 힘들게 그 먼 곳까지 갔는데, 날씨 때문에 아무것도 못 보면 다 무슨 소용이야? 안 가는 게 나을지도 몰라."
"…."

차마 아내의 입을 틀어막진 못한 주인 아저씨가 벙찐 얼굴로 아내를 쳐다본다. 아내는 뭘 보냐는 듯 남편을 흘기더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다시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다 된 밥에 재를 뿌린 아내. 우리는 고맙고, 아저씨는 원망스럽다.

"아까 말한 쏭고호수로 가는 투어는 얼만데요?"
"…. 그건 이미 9명이 차서. 두 분이 가시려면 사람들 사이에 끼어서 불편하게 가셔야 해요."
"다른 분들만 괜찮다면 저희도 괜찮은데. 얼마죠?"
"500루피."
"내일 당장 가는 거죠? 그거 갈게요 저희."
"…."

내일은 저 설산 속으로, 조금 더 가까이 간다.

시킴 갱톡의 엔초이(Enchoy) 곰파(티베트 불교 사원) ⓒ Dustin Burnett


#시킴 #갱톡 #강톡 #히말라야 #쏭고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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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한 부부의 히말라야 여행,' '불량한 부부의 불량한 여행 - 인도편'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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