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증거조작사건 재판부가 바뀌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국정원 김아무개(47·4급) 과장과 협조자 김아무개(61)씨가 기소된 이 사건을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용관)에서 형사합의 26부(부장판사 김우수)로 재배당했다. 24부 소속 판사의 요청 때문이었다.
법원 관계자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재판부 구성원 가운데 친인척이 국정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며 "24부 요청을 받아들여 절차를 진행, 형사26부로 재배당했다"고 말했다. 또 "판결을 놓고 공정성 시비가 있지 않도록 재판부가 재배당을 요청하는 사례는 흔하다"고 했다.
형사소송법은 판사가 소송당사자 등과 관련 있거나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다면 스스로 회피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해당하지 않아도 오해를 막기 위해 재판부가 사건 재배당을 요구하는 일은 종종 있었다.
2012년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저축은행 불법자금 수수 사건도 그 중 하나다. 당시 심리를 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 정선재 부장판사는 '이 전 의원과 같은 소망교회 교인이라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 있다'며 재배당을 요청했다.
흡연으로 폐암에 걸렸다는 환자와 유족들이 국가와 KT&G를 상대로 낸 2004년 '담배소송' 때는 원고 쪽 기피신청에 '재판부를 불신하면 판결이 의미 없을 수 있다'는 재판부 요청이 더해져 담당 재판부가 바뀌었다.
새로 사건을 맡은 형사26부는 조만간 공판준비기일을 열 예정이다. 재판장 김우수 부장판사는 지난해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로 근무하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청탁성 금품수수 혐의)과 이재현 CJ그룹 회장(기업 비리혐의)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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