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 소동'에 횡설수설하는 국방부

[주장] 국방부 장관은 "초보 단계"... 국방부는 "무인기 실전 배치"

등록 2014.04.07 13:55수정 2014.04.0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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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정찰용 무인기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한국사회에서는 한바탕 큰 소동이 일고 있다. 특히, 무인기가 군사 지역은 물론 청와대 상공에까지 들어와 촬영했다고 알려져 국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 무인 정찰기들은 거의 민간인들에 의해서 발견됐다. 논란 초반 국방부는 대공용의점이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언론의 집중 취재가 계속되자 국방부는 '북한 정찰국 소행으로 보인다'고 발표하는 등 오락가락한 태도를 보였다.

그런데 이 오락가락한 태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일각에서 공격용 무인기에 대한 우려가 가중하자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지난 4일 국회에 출석해 "현재는 초보적 정찰 기능을 수행하는 무인기로 보이지만, 향후 제어장치 등 고난도 기술을 습득하면 얼마든지 자폭 기능까지 가능한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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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15일 김일성광장 군사퍼레이드에 등장한 '무인타격기' . ⓒ '조선중앙TV' 갈무리


김 장관은 북한이 2000년대부터 무인기를 개발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아직은) "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기가 더 발전하면 자폭기능까지 갖출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시급하게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현재는 초보지만 시간이 지나면 상당한 무기급으로 발전할 수 있다, 북한의 무인 타격기 위력을 폄하하지는 않지만 크기나 속도를 보면 탐지와 추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등의 발언도 했다. 이는 북한의 무인기 기술이 자폭 기능이나 폭격기 혹은 타격기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는 대국민 안심용 발언으로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의 무인기 수준을 '초보 단계'로 평가하면서 향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김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국방 정책의 수장으로써 문제가 있는 지적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북한은 이미 무인 정찰기 및 무인 타격기를 실전 배치했기 때문이다. 김 장관의 발언을 '북한 전력에 관한 정보 부재'로도 읽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북, 첨단 무인타격기 및 무인정찰기 방현 등 실전 배치 완료


그런데 김관진 장관의 4일 국회 발언은 같은 날 오후 국방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한 내용과 어긋난다. 국방부는 4일 오후 최근 발견된 무인기와 관련해 "북한 초경량 무인비행장치의 비행 목적은 단순장비, 운용시험이 아닌 군사적 목적 정찰 활동으로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는 "북한의 무인기는 4종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라면서 "북한은 이번에 발견된 소형 무인기가 아닌 자폭형 무인 공격기를 상당수 보유 및 배치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작전 보안상 언급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는 국방부 장관이 국회에서 한 발언과 반대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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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3월 20일, 무인타격기가 목표물을 명중하는 장면 . ⓒ '조선중앙TV' 갈무리


북한은 이미 지난 2012년 4월 15일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 기념 열병식 당시 하늘색에 흰색 구름 문양이 들어간 이른바 '자폭형 무인타격기'를 공개한 바 있다. YTN과 <조선일보>를 비롯한 한국 언론은 군 정보 관계자의 분석 결과를 인용해 "북한이 공개했던 자폭형 무인타격기의 작전 반경은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600~800km"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당시 공개된 무인타격기는 길이 5.8m, 폭 5.6m로 최대 속력은 시속 400km에 이를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이미 우리 군은 북한의 무인 타격기 개발 완료와 실전 배치 및 성능에 관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던 셈이다.

또한, 북한 매체들은 지난해 3월 20일 "김정은 제1비서가 항공군과 포병부대를 찾아 무인타격기와 대공미사일 발사 훈련을 지도했다"라고 밝히면서 무인타격기 등이 이미 실전 배치됐으며 실전 발사와 목표무을 성공적으로 타격하는 장면을 보도했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오늘 초정밀 무인타격기들의 비행 항로와 시간을 적 대상물들이 도사리고 있는 남반부 상공까지의 거리를 타산(계산)하여 정하고 목표 타격 능력을 검열해보았는데 적들의 그 어떤 대상물들도 초정밀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이 확증되었다"라고 보도했다.

<아시아경제>는 "(북한이) 무인기를 첫 개발한 것은 1990년대로 알려졌으며 당시 대공 표적용 무인기 자체개발에 성공한 이후 1993년부터 연간 약 35대의 대공 표적용 무인기를 생산하고 있다"라며 "우리 정보당국은 2005년 입수한 북한의 전시사업세칙(전시계획)에 UAV(무인기) 운용 계획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라고 보도했다.

이 이야기를 종합하면 우리 군은 늦어도 2005년 전에는 북한의 무인기 개발 및 생산 계획은 물론 운영 계획까지도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소개한 4일 국방부 보도자료에도 "북한의 무인기는 4종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정찰용으로 쓰이는 북한 무인기 '방현Ⅰ·Ⅱ'는 북한 최전방 부대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무인기의 성능은 "길이가 3.23m에 고도 3㎞를 유지하면서 최대 시속 162㎞로 비행할 수 있고 작전 반경이 4㎞에 달하며 유사시에는 무게 20∼25㎏의 폭약도 장착할 수 있으며 휘발유 엔진으로 낙하산을 펼쳐 지상에 착륙하도록 개발되었다"고 이미 여러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횡설수설하는 국방부가 더 문제

따라서 우리 군이 북한 무인기의 정찰 비행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 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미 지난 2012년 <아시아경제> 등은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010년 8월 북한군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 해안포를 발사한 뒤인 무인정찰기로 추정되는 7m 정도 크기의 비행체가 NLL 인근인 연평도 북방 20여 km 북측 상공에서 지상 50m의 고도로 지나가는 것이 관측되기도 했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486 컴퓨터 수준의 부품'들이 사용됐다고 알려진 무인 정찰기들을 북한이 보낸 게 맞다면 그들이 무인기가 불시착하거나 연료 부족 등의 이유로 회항하지 못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몰랐을 리 없다. 북한은 초보 수준의 무인기들이 한국 영토에서 발견될 수 있음을 미리 알고 있었으며, 그럼에도 무인 정찰기를 사용한 것은 다분히 다른 의도가 깔려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일 무인기 소동에 관한 전략군 대변인 담화를 발표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소행 여부는 언급하지 않고 "설상가상이라고 난데없는 무인기 사건까지 발생하여 가뜩이나 땅바닥으로 떨어진 체면을 더 구겨 박아 놓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체불명의 무인기가 청와대와 경복궁 일대를 포함한 서울 도심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고 얻어맞고 있는 백령도 상공까지 누비고 유유히 비행했다"라며 마치 제3자적인 입장에서 논평했다. 또한 북한은 "(앞으로) 더 큰 수치와 망신만 당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국방부는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던 북한군 관련 정보에 대한 대비를 소홀히 하고 있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책임 회피를 위한 사태 확산 방지에만 주력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즉, 국방부가 보안이 허술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북한 무인기 수준이 별것 아니라고 변명하고 있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국방 정책의 문제점일 수 있다.

북한 입장에서는 실전 배치가 이뤄지고 있고 상당한 수준으로 평가되는 무인 정찰기는 추락하지도 않았는데, '장난감 수준'의 무인 정찰기 몇 대로 한국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고 언론마저 덩달아 춤추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북한의 오판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불안요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문제는 사전에 파악하고 있던 군사 정보에 대한 대비는 하지 않은 채, 일이 벌어지자 책임 회피에 나선 국방부의 안일한 인식이다. 게다가 국방부 장관은 '초보 수준으로 별것 아니다'라는 말을 했지만, 정작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군사적 목적 정찰 활동'이라고 밝혔다. 안일한 사태 인식과 횡설수설이 읽히는 대목이다. 이는 북한이 지적하는 '체면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국방을 위해서도 시급히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북한 무인기 #국방부 #무인 타격기 #무인 정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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