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대부분 예비후보들은 기호2번을 받게 된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일부 예비후보자는 그래도 새누리당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게 옳지 않겠냐며 ‘아쉬움’을 표했다. 사진은 아산 온양온천전통시장 입구.
충남시사 이정구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선거 공천 소식이 지난 10일 전해지자 아산 정가도 크게 술렁이고 있다. 이날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누리당 동수의 아산시의원 예비후보자들과 자영업자, 일반 시민 들을 대상으로 무작위 인터뷰를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대부분 예비후보들은 기호2번을 받게 된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일부 예비후보자는 그래도 새누리당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게 옳지 않겠느냐며 '아쉬움'을 표했다.
새누리당 예비후보 측에서는 오락가락 원칙 없는 정책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을 조롱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반면 새누리당의 한 예비후보는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서 먼저 약속을 깬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동안 새누리당의 공천결정을 비판해 왔던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대표가 자신들은 공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뒤집은 것에 대해서도 비판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일반 시민들은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의 공천폐지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정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온양온천시장 입구 버스정류장과 인근 자영업자들을 만나 인터뷰한 시민 중에는 "공천이 뭔가" 또는 "시의원도 공천을 받는가"라며 반문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특히 '광역자치'와 '기초자치', '광역의회'와 '기초의회'에 대해 명확히 구분하는 시민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충남도지사'와 '아산시장' '충남도의원'과 '아산시의원'으로 이야기 할 때는 쉽게 이해를 했지만, 공천과 연관지어 질문할 때는 혼란스러워 했다.
또 현직 충남도지사와 아산시장의 이름과 정당을 모르는 이들도 많았다. 전 도지사와 전 시장의 이름을 기억하거나, 이름은 알아도 소속정당을 모른다는 시민도 많았다. 자신이 투표하게 될 도의원 후보나 시의원 후보 이름은 더욱 몰랐다.
반면 해박한 정치적 지식과 식견으로 평론과 함께 공천제도와 정당정치의 한계를 지적하는 시민도 드물지만 만날 수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당공천 '약'일까 '독'일까
새정치민주연합이 하지 않겠다고 했던 정당공천을 다시 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아산시장과 아산시의원 선거에서 사라질 것으로 여겨졌던 '기호2번'을 부활시킨 것이다.
이에 대해 아산지역구 새정치민주연합 예비후보들은 환영하는 분위기가 크게 감지된다. 새정치연합 아산시당 김선화 위원장은 "대선당시 약속한 기초선거 무공천 원칙을 먼저 파기한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인데, 그 피해와 책임은 고스란히 새정치민주연합이 모두 떠안게 될 위기였다"며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예비후보들이 기호2번을 부여받지 못한 채 선거에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과 위기감이 컸었지만, 뒤늦게라도 공천하기로 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아산시당의 한 주요 당직자는 "어느 순간 기초선거 정당공천제폐지 약속을 먼저 파기한 새누리당은 뉴스에서 사라지고, 언론의 관심사는 온통 새정치연합의 약속이행 여부에 쏠렸다"며 "유권자에게 이 모든 과정을 설득시키는 작업이 난제였다"고 말했다.
반면 안장헌 아산시의원은 "개인적 소신은 당의 선택과는 반대로 기초선거 공천과 합당 반대였지만 당론을 따랐다"며 "원인제공자는 분명 박근혜대통령과 여당이지만 민주당은 당원투표로 작년에 무공천을 결정하고, 올해 새정치민주통합당 합당의 명분이었으며, 지금까지 시민들에게 설득해온 논리인데 이제와 상황의 유불리에 따라 원칙을 바꾸게 된 것은 못내 아쉽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당공천을 하기로 결정한 것은 단기적으로는 '약' 처방으로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독'이 될 수 있다"며 "단기 '약'처방인 공천부활 역시 '약'이 될지, '독'이 될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새정치연합으로 등록한 아산시장 예비후보는 조양순씨(45) 한 명이다. 조양순 예비후보는 복기왕 현직 아산시자와 공천경쟁을 벌이게 된다. 또 안철수 신당으로 출마의사를 밝히며 지난 2월21일 무소속으로 등록한 권현종(53)씨가 개별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권현종 예비후보는 무소속으로 남을지 새정치연합에 입당해 공천경쟁에 뛰어들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문제는 '6·4지방선거 쟁점' 이전에 이미 지난 18대 국회에서 아산지역구 이명수 국회의원(현 새누리당, 당시 자유선진당)이 대표로 입법 발의한 바 있다. 또 아산정가에서는 새누리당 기초의원들의 폐지여론이 더 강하게 제기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구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공천제유지 여론이 더 강했었던 점도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공천제 폐지는 분명한 대선공약"저와 새누리당은 기초자치 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 폐지를 약속드렸습니다." 대선을 29일 앞둔 지난 2012년 11월20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지방분권 촉진 전국기초광역의원 결의대회에 참석해 강조한 공약이었다. 그러나 대선에서 승리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오는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약을 폐기했다.
이에 앞서 2012년 10월8일, 안철수 대선 후보(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한 대학 강연에서 정치개혁 방안으로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들의 정당공천제 폐지를 주장했다. 또 당시 경쟁을 벌이던 문재인 후보(당시 민주통합당)도 기초공천제폐지를 대선 공약으로 약속했다. 결국 당시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 가장 유력한 세 대통령 후보의 공통된 대선공약이 됐다.
그리고 올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여부'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여의도 정가는 물론 전국적으로 가장 중요한 선거쟁점이 된 것이다. 그러나 정작 실제 투표를 하는 유권자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가 논란이 된 배경을 정확하게 아는 경우가 많지 않다.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명쾌하게 상황이 정리된다. 또 대선 후보들이 앞 다퉈 기초선거 공천폐지 공약을 내세우다 보니 기초공천제 폐지가 정치개혁의 핵심으로 떠올랐고, 대선 뒤 새누리당은 기초공천제 폐지 공약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새누리당은 실제로 2013년 4·24 보궐선거에서 가평군수 공천을 하지 않는 등 강한 폐지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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