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무대는 작품을 관람하는 이들에게 그 자체로 흥미로운 경험이 된다.
국립극장
막이 천천히 오르면서 작품에 대한 호기심은 더해갔고, 이를 반영하듯 관객들은 몸을 무대 방향으로 기울였다. 무용수 송설이 모습을 드러냈다. 허공 속에 무언가를 끌어당기듯 하더니 이내 감싸고, 몸부림치듯 하더니 껴안는다. 이번 무대를 위해 '비빙'이 전곡 새로 작곡한 음악이 무대 왼편에서 라이브로 연주되는 가운데, 노란색 댄스 플로어와 세련된 조명 연출은 무대 위 무용수들만 제외하고 모든 것이 잠시 멈추기라도 한 듯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무대에서 무용수들은 등퇴장이 따로 없이 공연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ㄷ자형 단 위에 앉아 있거나 걸어 다니다 안무에 참여한다. 또 무용수들이 빨간 채를 직접 들고 단을 타악기삼아 치면서 내는 소리와 의상 안에 숨겨진 마이크를 통해 그들의 움직임과 숨소리마저도 음악으로 활용하는 시도는 음악과 안무의 경계를 허문다. 특히, 부채를 형상화한 의상의 주름 날개를 펼쳤다 접는 과정에서 나는 바람소리를 음악에 활용한 시도는 신선함을 넘어 작품을 관람하는 이들에게 그 자체로 흥미로운 경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