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열 전 목포지방해양안전심판원장.
이주빈
김 전 원장은 "실종자의 생존 가능성"을 묻자 "단정은 어렵지만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하면서도 "오늘(18일)이 (구조의) 분수령"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현재 선수가 약간 떠 있는데 방송을 보면 선수도 점점 잠기는 것으로 보아 공기가 소멸돼 가라앉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서 최대한 구조작업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류가 세기 때문에 실종자들이 살아있다면 천만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시신이 유실될 가능성이 크다"며 "배 외부 수색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원장이 마지막으로 공직생활을 한 해양안전심판원은 바다에서 발생하는 선박 관련사고의 조사와 심판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해양수산부 소속의 준사법기관이다.
다음은 18일 오전 김 전 원장과 한 전화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 목포해경은 '무리한 변침'을 사고 원인으로 꼽았다. 갑작스레 뱃머리를 돌리는 순간 무게 중심이 쏠렸다는 건데. "자동차도 갑자기 핸들을 꺾으면 몸이 쏠리듯, 배도 갑자기 편수를 돌리면 배 안의 집기들이 한쪽으로 밀리기도 한다. 이런 걸 대비해서 화물칸의 콘테이너 박스는 철저히 고박(고정)을 해야 한다. 그래서 적재 계획도를 만들고 항해 중에도 고박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게 돼 있다. 수사를 통해 적재 계획도에 따라 적재가 됐는지, 고박은 정해진 규정에 따라 잘 됐는지 밝혀야 한다."
- 사고 직후 "객실에서 차분히 있으라"는 선내 방송이 나왔다고 한다."아주 잘못된 것이다. 선장이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모르겠다. 배가 기울었다가 다시 돌아올 것으로 생각을 했는지, 자체적으로 수습을 하기 위해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여객선에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승객을 대피시키는 게 원칙이다.
객실 안에 있으면 매우 위험하다. 화재든, 좌초든, 침몰위기 등 객실 안에 있으면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다. 이번에 밖에 나와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구조됐다. 매달려 있든, 떠 있든 외부에 있어야 구조가 될 것 아닌가. 객실 안에 있으라 한 건 죽으란 소리다. 개인적으로 이 (선내 방송) 이야기만 들으면 흥분이 된다."
- 사고 직후 구명벌(둥근 모양의 구조용 보트)이 제대로 운용되지 않았다고 하던데."기본적으로 사고가 나면 선장은 승객들을 배 꼭대기 갑판인 유보갑판으로 이동시켜 본선의 구조 여부를 판단한다. 본선 구조가 어렵다면 퇴선(배를 떠남)을 선택하고 구명벌 등을 터뜨려 노약자, 병약자, 부녀자, 어린이 위주로 차근차근 구조에 나서야 한다.
이번의 경우 배가 좌측으로 넘어져 좌현의 구명벌은 이용을 못한 것 같다. 또 우현의 구명벌이라 하더라도 연안 여객선의 경우 구명벌을 줄로 서로 묶어 두는 경우도 있다. 평소 승객들이 구명벌을 만져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터지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구명벌은 둥근 모양의 25인승 구명보트로 끈만 풀어주면 작동한다. 구명벌 안에는 비상식량고 식수가 마련돼 바다에 표류해도 최대 10일까지 버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