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직후 부터 28일 현재 MissyUSA 게시판엔 9376건의 참사 관련 글이 올라왔다
MissyUSA
사진만 봐도 눈물이 나고 화가 나고 한참 울다 멍하니 있습니다.
우리 새끼들, 내 딸 같은 아이들... 다들 불쌍해서 어째요.부모 마음은 벌써 새까맣게 탔을 겁니다. 멀리 있어도 이리 찢어지는데….세월호 참사가 보도되던 지난 16일 아침부터 미주 최대 여성 커뮤니티 사이트 미씨유에스에이(MissyUSA, 아래 미씨)엔 이런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직장과 학업을 이유로 고국을 떠나 살고 있지만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우리 글로 소식을 나누는 곳이다. 미국 방송에 나오는 싸이(PSY)의 뉴스를 제일 먼저 실어 나르고 화제의 드라마라는 <밀회>에 대한 아줌마들의 솔직한 생각을 나누던 공간이다. 제철 반찬으로 괜찮은 재료를 어느 마트에서 발견했다는 정보나 된장국 끓여먹고 나는 냄새 잡는 데는 뭐가 최고인지를 알려주던, 그런 곳이었다.
그런데 세월호 사고가 난 날부터 대화의 주제가 바뀌었다. 무엇보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던 연예(Entertainment) 게시판이 가수들의 신곡이나 연예인 얘기를 나누는 곳이 아닌 백분토론보다 더 뜨거운 토론게시판으로 바뀌어 버린 것이다. 외국에 사는 주부들의 관심도 모두 한국의 세월호 참사에 쏠려 있다는 방증이었다. 사이트 관리자는 아예 세월호 추도 게시판을 따로 만들어야 할 정도가 됐다.
미씨에 올라온 세월호 참사에 관한 첫 번째 글은 미 중부시간 16일 새벽 0시 8분에 올라온 "사고가 났던 순간부터 사람들을 대피시켰어야죠!"란 선장의 초동 대처를 원망하는 글이었다. 배의 최고 수장으로서의 당연한 상식과 의무를 저버린 것에 분노하는 글이었다.
24일 현재 이 글은 5119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고, 61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처럼 세월호에 대한 초기 글은 선장과 승무원에 대한 원망이었다. 그 밖에도 "구조 늦어진다고 욕하지 맙시다", "해경이 어서 빨리 구하길 기도해요" 같이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을 테니 믿고 기다리자는 분위기가 주를 이뤘다.
미국 언론의 메인 페이지는 세월호로 도배가 되었고 미국의 모든 언론에서 긴급뉴스로 보도되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 관한 뉴스들을 엄마들은 게시판에 옮기며 모두 무사히 돌아올 수 있기를 빌었다. 더불어 대한민국 정부가 신속히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우리 어린 아이들을 부모 품으로 돌아오게 해줄 거라는 희망의 말이 기도처럼 줄을 이었다.
"우리도 미국 신문에 기고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