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 도로를 따라 봉사단체 및 언론사의 부스가 설치돼 있다. 취재기자들이 천막 아래에서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김선기
사망자 수습 119대원들 "밥 안 넘어가" 오전 8시30분. 팽목항을 오가는 사람들은 함구령이라도 받은 듯 입을 굳게 닫고 있었다. 자원봉사자들과 수십명의 취재진, 경찰, 실종자 가족들이 오갔지만 표정은 무거웠고 말이 없었다.
새누리당 남경필, 새정치민주연합 김상곤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등 정치인들도 실종자 가족들을 묵묵히 바라보는 등 티를 내지 않고 움직이는 분위기였다. 팽목항 2차선 도로를 따라 설치된 30여 개의 자원봉사 천막들만 아침식사 준비 등으로 조용한 활기를 보이고 있었다.
오전 10시 무렵 <단비뉴스>팀은 전라남도 자원봉사센터가 배정해 준 씨제이(CJ)도너스캠프 천막에서 배식봉사를 시작했다. CJ의 사회공헌사업인 CJ도너스캠프는 선착장 근처에서 119대원들의 아침, 점심, 저녁을 책임지고 있다. 한 자원봉사자는 "기업이 아니라 정부가 119대원들에게 밥을 줘야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점심 메뉴는 코다리찜과 부대찌개였다. 음식은 전남 광주에서 실어왔고, <단비뉴스>팀을 포함한 6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천막 설치와 배식 등을 분담했다. CJ도너스캠프 곽대석 사무국장은 "식사하는 119대원은 250여 명이고 한 끼에 약 300인분을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점심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119대원들의 유동적인 활동시간에 맞춰 넉넉하게 잡은 듯했다. 낮 12시가 지나자 대원들이 본격적으로 급식소를 찾기 시작했다. 경기·전남·인천·서울 등 전국에서 파견된 대원들이라고 했다.
6인용 테이블이 대여섯 개밖에 없어서 대원들은 빨리 식사를 하고 자리를 비켜줘야 했다. 음식을 받아가던 한 119대원은 "일 주일 동안 이곳에 있다 보니 밥이 안 넘어간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끝날 무렵엔 희생자 가족으로 보이는 이들도 급식소를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