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만 보내는 부산 야권시장 후보 단일화

등록 2014.05.09 10:50

수정 2014.05.09 10:54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김영춘 새정치민주연합 예비후보(왼쪽)와 오거돈 무소속 예비후보. 정민규

깊은 잠에 빠진 야권 부산시장 후보 단일화가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다. 직접 단일화 제안을 주고받기보다 언론을 통해 회동을 제안하고 거부하는 방식이 반복되면서 진정성이 있느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오거돈 무소속 예비후보와 김영춘 새정치민주연합 예비후보는 9일에도 한 차례 공방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거돈 후보는 "저의 범시민 후보 단일화를 위한 만남 제안을 거부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며 "참으로 안타깝다"며 회동 불발의 책임을 김 후보에게 돌렸다(관련기사 : 오거돈, 김영춘에 단일화 제안... 김 "관심없다").

그러면서 오 후보는 김 후보를 향해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가 되어야 야권의 후보인지 묻고 싶다"며 "새정연을 좋아하는 사람만 야권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아닌지 궁금하다"고 공세를 벌였다.

오 후보는 자신에게도 '야당의 정체성'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며 "부산을 시민의 힘을 모아 바꿔보자는 것"이 야당의 정체성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그는 자신이 야권 후보가 아니라며 회동을 거부한 김 후보의 입장이 "억지논리"라며 "새정연의 김영춘이 아니라, 부산의 김영춘으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또 오 후보는 "야당만 뭉치자는 것은 또 다른 분열"이라며 "부산발전을 원하는 모든 세력을 하나로 합쳐야 한다"고 밝혔다. 자신이 주장해온 여·야·무소속을 아우르는 시민대연합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언론' 통해 제안한 오거돈... 김 측 "진정성 없다"

오 후보는 "진심으로 대화하고 싶다"며 제안의 끝을 맺었지만 직접 제안이 아닌 언론을 통한 간접 제안에 김 후보 측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 후보 측은 이런 식의 제안이 결국 단일화 주도권을 챙기고, 단일화가 불발될 경우 그 책임을 김 후보에게 전가하기 위한 언론플레이라고 보고 있다.

김 후보 캠프의 한 참모는 오 후보의 제안을 "진정성이 없다"고 깎아내렸다. 이 참모는 "캠프간 거리가 지척인데 공식적으로 서한을 전달하는 것도 아니고 언론을 통해서만 제안을 전달하고 있는 것은 쇼맨십에 불과하다"며 "상당히 불쾌하고 섭섭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이미 김 후보는 선거펀드를 출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라며 "시장선거 완주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 캠프는 오 후보의 제안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낸 공식 입장에서 "오거돈 후보가 부산을 바꿀 수 있는 진정한 개혁 후보인지 묻는 질문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답은커녕 '야당만 뭉치자는 것은 또 다른 분열입니다'라는 전혀 생뚱맞은 답변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후보는 "이러한 동문서답식 오거돈 후보의 서한에 본 선대위에서는 일일이 언급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며 "지금이라도 오거돈 후보는 본 선대위에서 제기한 바 있는 개혁시정의 원칙과 비전을 분명히 밝힐 것을 거듭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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