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기초공천 반발 확산 조짐... 여론조사 샘플 논란

'지역배정 원칙' 등도 잇따라 문제제기... 공천탈락자 반발 거세져

등록 2014.05.09 18:26수정 2014.05.0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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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표본을 확인한 결과 원북지역의 국번은 '672' 밖에 없는데 '673' 국번이 섞여 있어 혹시나 해서 전화를 걸어봤는데 근흥지역의 주민이 전화를 받더라. 어떻게 선거구 밖의 선거인이 표본에 섞여 있는지 모르겠다."


새누리당 충남도당이 지난 4일 광역 및 기초의원에 대한 공천을 확정한 가운데, 공천탈락자들이 잇따라 공천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는 등 공천 후유증을 앓고 있다.


특히, 태안 기초의원 가선거구에서 공천에 탈락한 뒤 여론조사 표본수 공개 등을 요구한 송아무개 후보는 지난 7일 충남도당과 여론조사기관을 연이어 방문한 결과 여론조사에 심각한 오류가 있음을 지적하며 경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충남도당은 지난 4월 12일 2014년 2월 개정된 당헌·당규를 거론하며 공천권을 당원 및 국민에게 돌려주자는 상향식 공천방식의 취지에 따라 국민참여선거인단을 구성해 공직후보자를 결정하는 경선방식을 정했다며 경선방식을 확정 발표했다.


경선안에 따르면 충남도내 광역 및 기초의원은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공천자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충남도당은 '당헌·당규와 합법적인 절차에 의한 중앙당 및 도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최종 결정에도 불구하고 경선방식에 불복하는 등 당의 근간을 해치는 해당행위를 할 경우 지방선거의 공정한 경선관리와 승리를 위해 당헌·당규에 근거하여 징계 등 엄중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공고했다.


이후 새누리당 충남도당은 지난달 30일부터 5월 3일까지 충남도내 15개 시군의 광역 및 기초의원 공천신청자에 대해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여론조사 결과와 여성, 지역배정 등을 고려한 심의를 거쳐 이내 이튿날인 4일 공천자를 최종 확정했다.


공천탈락자들, "지역배정 원칙 고려 안됐다" 이의 제기



하지만, 공천자 발표 결과 당초 새누리당 충남도당이 공천원칙으로 정한 지역배정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공천탈락자들 이의신청과 함께 공천 재심사 신청까지 반발이 끊이지 않고 있다.



태안군수 경선과정에서부터 파열음이 끊이지 않았던 태안지역의 경우 새누리당 충남도당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선거구(태안읍·원북면·이원면)에 태안읍 출신으로만 4명의 후보를 공천자로 확정했다. 지역배정 원칙에 따른 공천원칙이 적용됐다면 원북·이원 출신으로 이번 공천경쟁에 뛰어든 송 후보를 비롯한 2명의 후보 중 한명이 공천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결국 충남도당은 지역배정 원칙을 깨고 원북·이원면에서 공천을 신청한 두명의 후보를 모두 낙천시키고 태안읍 후보로만 4명을 공천한 것.


이에 낙천한 송아무개 후보는 "지역배정 원칙에 따라 원북과 이원면 출신 중 최소한 한명에게는 공천을 줘야 하는 게 맞지만 두명 모두를 낙천시킨 건 당초 공천원칙에 위배되는 일"이라며 "억울해서 서산·태안 당협에도 찾아갔었는데 지역안배에 초점을 맞춰서 이의를 신청해보라고 해서 법무사에 가서 이의신청서를 작성하고 있고 곧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송 후보는 또 여론조사 결과 특정후보의 득표율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했다. 송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 (자신의 텃밭인) 이원면에서 이아무개 의원이 37.8%가 나왔고, 내가 10.2% 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도무지 이해할 수 없고 이런 결과를 통해 볼 때 이번 여론조사가 조작됐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재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입장을 누차 강조한 뒤 "(서산·태안 당협위원장인) 성완종 국회의원에게도 지역배정 원칙을 꺼내며 짜고치는 고스톱 아니냐고 따졌고, 나와 같은 제 2, 3의 피해자가 더 이상 나오면 안된다고 항의했다."고 전했다.


실제 여론조사결과를 확인한 결과 후보적합도에서 원북·이원면의 송아무개, 김아무개 두 후보는 태안읍에서 각각 3.6%, 4.1%로 최하위권의 득표율을 보였으며, 자신의 텃밭인 원북면에서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야 하지만 각각 30.8%, 30.4%를 얻는데 그쳤다. 특히, 또 하나의 텃밭인 이원면에서는 각각 10.2%와 17.3%에 머물러 오히려 다른 후보들보다도 뒤처지는 득표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샘플에 선거구 아닌 지역 주민 포함 논란


송 후보는 특히 특정후보들에게 지지율이 몰린 이유와 관련해 선거구 밖 여론조사 샘플이 포함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송 후보는 "7일 여론조사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673국번이 내가 소속된 가선거구 내에는 없다. 그리고, 원북·이원면에는 672국번밖에 없는데 673국번이 섞여 있어 혹시나 해서 전화를 걸어보니 나선거구인 근흥지역 주민이 전화를 받았다"며 "여론조사 샘플이 태안읍 지역을 비롯해 일부지역에 편중된 것도 억울한데 선거구 밖 샘플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그 수에 상관없이 조작된 여론조사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강력 주장했다.


송 후보와 같은 지역 출신으로 함께 낙천해 이의를 제기한 김아무개 후보도 "기초의원 경선 전 원북면과 이원면의 샘플을 태안읍과 비례해 %를 높여 선정해 줄 것을 건의했고 이를 수용해 경선에 참여를 했는데 결국 들러리를 선 꼴"이라며 "심지어 원북·이원지역에서는 이번 경선결과를 두고 빨간옷을 입고 다니는 후보자들은 절대 찍어주지 않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번 여론조사는 오류투성이였다. 정말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심지어 새누리당의 이번 광역·기초의원 경선과 관련해 지역주민들도 말을 보탰다. 주민 류아무개씨는 "한 표라도 잘못된 표가 있으면 다시 해야 하는 게 맞는 거 아니냐"며 "새누리당이 이번 6.4지방선거의 경선과정에 보여 준 행태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충남도당, "여론조작 있을 수 없어..."


이에 새누리당 충남도당 관계자는 이의신청이 이어지고 기초의원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지역내에 일파만파 퍼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지역안배와 관련해서는 충남도당에서도 고려하려 했지만 두 후보자의 득표율 %가 한자리수 밖에 나오지 않아 공천을 줄 수 없었다"고 입장을 밝힌 뒤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해서는 "1대1 전화면접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모든 과정은 녹취가 되기 때문에 여론조사 과정에서 잘못 체크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며 "이의가 있을 경우는 6개월 동안 보관되기 때문에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고, 여론조작은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여론조사 과정과 관련해 "충남도당에서 선정한 5개의 여론조사 기관을 놓고 해당 선거구 후보자들끼리 합의해서 기관을 정했고, 500이상의 번호를 갖고 있는 국번 중에 교호식으로, 즉 예를 들어 672국번이라면 672-0001, 0002... 전화를 받아 500 샘플을 채울 때까지 여론조사를 진행했다"며 "1대1 직접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했고, 유도심문을 할 수 없도록 사는 곳과 나이, 당원 또는 비당원 여부, 지지하는 후보 등에 대해 직접 답을 하도록 조사가 실시돼 조작은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여론조사 샘플 중에 선거구 밖 조사자가 포함되어 있어 반발이 예상된다는 질문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표본할당은 안전행정부에 등록돼 있는 인구할당 비례에 따라서 500 샘플에 맞게 선정한 것으로 전화받는 사람이 근흥면에서 전화를 받으면서도 '귀하가 사시는 곳은'이라는 질문에 대해 원북이다 태안이다라고 (허위로) 답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녹취록을 확인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여론조사 기관에서 전화받는 사람의 사는 곳까지 확인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 충남도당은 선거법 위반으로 조사받는 후보에게 공천권을 준 것은 '불법에게 준 선물'이라며 박동윤 후보가 제기한 공천 재심사 청구와 관련해 이를 기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박 후보는 다시 지난 6일 새누리당 중앙당 클린공천 감시센터를 통해 공천이의 재심신청을 공식 접수한 상황으로 새누리당의 태안지역 공천후유증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충남도당 관계자는 "공천이 확정된 후보가 선거법 위반 혐의 조사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박동윤 후보가 재심사를 요청했는데 공천관리위원회가 심의하는 과정에서 이를 몰랐을 리 없었을 테고, 만약 심각한 사안이었다면 모르지만 본인에게 소명의 기회도 주었을 것"이라며 "공심위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후보자로 선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김동이 기자는 2014 오마이뉴스 지방선거 특별취재팀에서 활동합니다.
#새누리당 #태안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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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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