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명의 추천자 명부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의 갑작스런 비례대표경선세칙 변경으로 500명의 소중한 뜻이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이혁제
저는 500명의 추천인 서명을 받으면서 눈물 나도록 고마웠고 추천인 한 분 한 분 소중한 뜻을 꼭 지키고자 굳게 다짐하였습니다. 사흘 동안 뛰어 다니며 받은 추천인 명부를 밤새 엑셀작업을 통해 마감일인 5월9일 1시에 모든 준비 작업을 마치고 전남도당에 당당하게 제출하였습니다.
그러나 접수자의 말을 듣는 순간 저는 숨을 쉴 수 없었습니다.
"아직 모르셨어요? 오늘 11시에 중앙당에서 공문이 와 후보자추천명단은 받지 않기로 했는데..."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어떻게 접수 마감 몇 시간을 남기고 경선세칙을 바꿀 수 있는가 황당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도 먼저 떠오른 것은 지난 사흘간 뛰어 다니며 만난 추천자들의 얼굴 이었습니다. 이 소중한 분들의 뜻이 한 순간 아무짝에도 쓸데없다는 생각에 세상이 무너지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지금 이 기사를 쓰는 순간에도 저를 추천해 주신 분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차마 제 입으로는 말할 수가 없습니다.
두 대표님!
제가 선호했던, 그래서 비례대표 출마를 결심했던 후보자추천선거인단 투표가 무산되었다고 해서 제가 슬퍼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정자를 정해놓고 그들을 뽑으려고 세칙을 바꾸었든, 아니면 접수자의 말 대로 개인정보유출 우려 때문에 바꾸었든 제게 중요한 것은 이것이 아닙니다.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저를 추천해주신 추천자들의 마음 하나하나입니다. 이제 저는 어떻게 할까요? 물론 저는 한 분 한 분 만날 때 마다 감사와 사과를 드릴 것입니다. 그러나 저의 사과만으로는 충족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두 분께서 사과해 주십시오.
저의 추천자중 많은 분들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당원이기도 합니다. 일개 당원에게 당 대표보고 사과하라고 해서 기분이 상하신가요? 두 대표님께서 바꾼 것도 아니고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바꾸었다고 책임이 없다고 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정치변혁기에 그 정도는 아무것도 아닌 일 이라고 여기십니까?
우리가 세월호 사건으로 연일 박근혜대통령에게 사과하고 모든 책임을 지라고 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대통령이 종국에는 책임자이기 때문 아닙니까? 저는 이 번 일이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 일도 아니고 두 대표님께 책임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를 추천해주신 500명도 그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사과하십시오. 그리고 앞으로 진짜 새정치를 해 주십시오. 당원 한 분 한 분을 어버이처럼 여기고, 국민 한 분 한 분을 하느님처럼 떠받드십시오. 새정치민주연합이 요즘 보여주는 지방선거 행태에 많은 호남 사람들도 실망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마음이 다시 돌아오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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