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행복할 수 없을까 고민 했던 유년기 기억이 자신을 정치로 불렀다고 말하는 이호대 예비 후보
이호대
"세월호 참사는 신자유주의가 진리처럼 강조되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원인 중 하나라고) 봅니다. 비정규직인 선장과 선원들이 가질 무책임은 예고된 건지도 모릅니다. 선장이나 정치인, 대통령 등 사고 이후 리더라고 불릴 이들이 보여준 모습도 문제입니다. 열정, 책임감, 균형적 판단 등이 모두 부족했다고 봅니다."6·4지방선거 서울 구로구 구의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호대(45) 새정치민주연합 예비후보를 지난 9일 선거 사무실에서 만났다. 대한민국 전체를 아프게 한 세월호 참사에 관해 첫 질문을 던졌다. 막스 베버가 남긴 직업으로서의 정치인에 관한 자세를 떠올렸다는 그는, 리더가 가져야 할 책임에 관해 다시 한 번 고뇌하게 됐다고 털어 놓는다.
그가 출마한 구로 다 선거구는 구로 1,2동 지역이다. 구로지역 선거구 중 가장 넓다. 구로철도기지를 끼고 있고 가리봉과 인접한 지역이다. 구로공단으로 불리던 가산디지털단지와도 맞닿아 있다. 가장 전통적인 구로동이면서 해결해야 할 난제도 많은 곳이다.
그 역시 구로초·중·고 등을 졸업한 구로 토박이다. 김한길 의원 보좌관으로 일했고, 이성 전 구로구청장 비서실장을 거쳤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원에 출마했다 고배를 마셨다. 이번 선거에선 구의원으로 다시 도전한다.
유년기 기억이, 편한 삶을 버리게 해숭실대 정치외교학과 88학번이다. 흔히 말하는 386세대 마지막 기수다. 혹 학창시절 경력이 화려했지 않았냐 물으니 오히려 평범했다고 솔직히 답한다. 집회나 시위에 참가하긴 했지만, 뒤에서 쫓아다니는 편이지 앞장서진 못했다고. 졸업 후 이름 있는 은행에 입사해 높은 연봉을 받으며 안락한 생활을 즐기던 그가 정치에 발을 들인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청담동 지점에서 근무했는데 편했죠. 만날 술이나 사고…. 부유하고 안정적인데 무언가 아쉽더군요. 초등학교 시절 등하교 때 육교 위에서 떡을 파는 할머니가 계셨어요. 그분의 남루한 차림과 고생을 보며 함께 행복할 수 없을까 고민했던 기억이 자꾸 떠오르더군요. 고민하다 때려치우고 대학원에 가서 다시 정치 공부를 시작했죠. 이후 민주당 장영신 의원님을 만나 인연을 맺게 됐습니다." 시대와 세상에 대한 부채의식이 그를 정치로 불러들인 것. 이후 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인 김한길 의원과 8년간 동고동락했다.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출마했던 시의원 선거에서 실패하고 경제적으로도 힘들었다고 한다. 물론 후회는 없단다. 우리 사회에 보수적 정당도 필요하지만, 건강하게 견제·경쟁할 수 있는 정당이 있어야하고 그 역할을 새정치민주연합이 할 수 있다고 믿는단다.
많은 경험이 있고 시의원 출마 경험도 있는데, 구의원으로 하향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지역사회 평가에는 웃음을 보인다.
"그런 분들이 계시긴 합니다(웃음). 물론 국회 일도 했지만 구청의 행정을 겪으며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말 중요하단 걸 느꼈습니다. 지역과 견고히 결속될 수 있는 자리가 구의원인 것 같습니다. 지방자치제가 바로서려면 괜찮은 구의원들이 있어야겠다는 자각이 들었고, 그 자리에서 차근차근 시작해야겠다는 결심이 섰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