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인천에서 출발했으니 송 시장 책임?

새누리 "인천시장 관리책임 소홀"... 새정치 "안행부 전 장관 책임회피"

등록 2014.05.14 21:59수정 2014.05.1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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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5일 오전 9시 12분]

지방선거를 20여 일 앞두고 새누리당 인천시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를 향해 '석고대죄'하라고 포문을 열었다. 세월호가 인천에서 출발했으니, 송 시장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14일 '슬픔에 잠겨 있는 세월호 피해자와 대한민국 국민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송영길 인천시장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해야'한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새누리당 인천시당은 13일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영정사진을 들고 인천시청을 방문한 사실에 대해, "인천시가 합동분향소 운영에 소극적인데다가, 심지어는 분향소가 있는 병원에서 드라마 촬영까지 진행됐다는 이유"로 항의 방문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유가족들을 대단히 잘 보살피는 것처럼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인천시의 이러한 이중적인 행태는 참으로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유가족들의 가슴에 두 번씩이나 대못을 박는 행동을 이제는 멈추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런 뒤 "본디 세월호는 인천에서 출발한 배로 그 관리의 책임을 소홀한 점을 비롯해 송영길 시장에게 직접적인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본인은 아무런 잘못이 없는 양 행동하고 있다."며  "본인의 죄는 감춘 채 대통령과 정부의 잘못만으로 몰아가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정치적 모리배나 하는 몰상식한 작태를 당장 그만두어야 할 것"이라고 한 뒤, 지금 송영길 후보가 해야 할 일은 유가족과 국민 앞에 무릎 꿇어 석고대죄하는 일뿐이라고 했다.

연안여객선 운항과 관련된 인·허가 업무는 해수부 담당


13일 인천시를 방문한 유가족은 '일반인피해자대책위원회'다. 세월호 참사 때 희생 된 단원고등학교 학생과 별도로 일반인피해자대책위원회가 꾸려졌고, 대책위 대표단은 환갑기념 여행에 나섰다가 희생된 인천 용유초등학교 동창생의 유가족이 맡고 있다.

인천시 허종식 대변인은 "참사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단원고에 집중돼 있다 보니 일반인 피해자들이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는다며 인천시를 방문했다. 또 이 분들이 와서 주로 털어놓고 간 얘기는 인천시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오히려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었다"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일반인피해자대책위가 시를 방문해 ▲ 부평승화원 만월당(봉안당) 내 별도의 세월호 희생자 추모공간 마련 ▲ 인천연안부두 여객터미널에 희생자 추모비 건립 ▲ 일반승객 희생자에 대한 정부합동분향소(안산) 수준의 별도의 분향소 마련 ▲ 희생자 채무에 대한 원금·이자·보증에 대한 납부유예 조치 ▲ 세월호 승선 일반인 피해자 전체 명단 제공 등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요청에 대해 인천시는 만월당 내 별도의 추모공간은 단층으로 건축키로 했고, 연안부두 희생자 추모비 건립 문제는 실종자 수습 완료 후 정부와 인천시, 유가족 대표 간 협의해 결정하자고 했으며, 별도의 분향소 문제는 인천시청 앞 광장 내 일반승객 희생자 분향소를 실내공간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또한 이 세 가지 요청사항에 대해 정부에 적극 건의(예산지원 포함)하고, 정부가 수용하지 않거나 예산지원이 부족할 경우 시 자체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채무 납부유예 역시 정부에 건의키로 했고, 일반인 피해자 전체 명단 역시 정부에 제공을 건의키로 했다.

허종식 대변인은 "인천시가 할 수 있는 것은 하겠다고 했는데, 대부분 정부가 해야 할 몫이었다"라면서 "병원 내 드라마 촬영은 6개월 전 결정된 것으로, 4월 23일부터 진행했던 일이다. 또 세월호가 인천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책임이 있다고 하는데, 이는 상식을 벗어난 정치공세에 불과하다"라고 반박했다.

허종식 대변인은 "인천시가 할 수 있는 것은 하겠다고 했는데, 대부분 정부가 해야 할 몫이었다"며 "병원 내 드라마 촬영은 6개월 전부터 SBS가 진행했던 일이다. 또 세월호가 인천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책임이 있다고 하는데, 이는 상식을 벗어난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인천시는 항만과 공항의 중요성을 인식해 국내 지자체 최초로 항만공항해양국을 두고 있지만, 이는 항만산업과 항공산업 분야 정책을 개발하고 두 사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는 역할에 가깝다.

오히려 인허가와 관리감독 등에 관한 업무는 지자체가 아닌 해수부 산하 각 지방 해양항만청과 해경이 지니고 있다. 인천지역 연안여객선 운항과 관련된 모든 인·허가 업무는 해수부 산하 인천지방해양항만청이 맡고 있으며, 여객선 운항에 따른 안전관리 업무는 해양경찰청 소관 업무로 돼 있다.

"안행부 장관직 버리고 출마한 유 후보의 책임 회피용"

새누리당의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당은 "송영길 인천시장의 시장 후보 출마 기자회견에 맞춰 내놓은 새누리당의 논평은 어거지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과 언론으로부터 호된 질타를 받고 있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재난 사고 대처 무능력과 전 안전행정부 장관 출신인 유정복 새누리당 인천시장 후보의 책임론을 호도하기 위한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그런 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기 불과 한 달여 전까지 국민안전을 총괄했던 안행부 장관직을 버리고 인천시장에 출마한 유 후보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여론 호도용"이라며 "그동안 유 후보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국민 모두의 책임이라며 정부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당이 나서 송영길 후보에게 세월호 참사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유 후보가 세월호 참사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당은 "새누리당의 주장대로면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만약에 사고가 났다면 그 안전관리 책임이 인천시장에게 있다는 것이냐? 이런 식의 논박은 하고 싶지 않다"며 "지금은 희생자 유족에게 진정한 위로를 드려야 할 때다. 과도한 정치 공세를 중단할 것을 새누리당에 당부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인천시 #송영길 #유정복 #안전행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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