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실에서
이상옥
그때 거기 있은 것이냐너는 너는...하늘아, 산아, - 이상옥의 디카시 <아포리아>
세상에는 참 알 수 없는 일이 너무 많다. 살아갈수록 점점 의문은 더 커지기만 한다. 검경합동수사본부가 세월호 선장에게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등 선박직 핵심 승무원 15명을 기소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검경합동수사본부에서 사고의 단초가 됐던 과적과 불법증축, 평형수 부족, 무리한 출항 등 문제점들과 함께 사고 후 승무원들과 해경, 정부, 언론의 허술한 대처가 피해를 키운 정황을 하나씩 밝혀내고 있다.
잘못된 대응으로 '골든타임'을 놓치고 승객 300여 명이 세월호와 함께 물에 잠긴 비극은 나를 비롯한 인간이 얼마나 사악해질 수 있는 건가를 여실이 드러낸다. 종교개혁자 존 칼뱅이 "불순한 씨의 후손인 우리는 날 때부터 죄에 전염돼 있는 것이다"라고 인간의 죄성에 대해 말한 것이 새삼 떠오른다.
신의 침묵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한편, 인간의 죄성은 그렇다고 친다면 '신의 침묵'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세월호와 함께 잠긴 아이들을 그냥 그대로 지켜보고만 있었던 신. 민족시인 윤동주가 일제의 만행 앞에 무력한 자기자신과 동족을 그대로 방치해 둔 신의 침묵에 절망하고 그의 기독교 모태신앙이 바닥에서부터 흔들려 신앙의 회의를 느끼게 된 것을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