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가 '우리는 재난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어야 한다"라며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나는 대한민국 CSO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
이희훈
정동영 전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국민 앞에서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고 선서한다"라며 "그런 점에서 대통령은 CEO(최고국가경영자)일 뿐만 아니라 CSO(최고국가안전책임자)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청와대가 '우리는 재난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물어야 한다"라며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나는 대한민국 CSO가 아니다'라고 생각한다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 전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은 보스턴 마라톤 참사 등이 일어났을 때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고 말했는데 우리 국민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그런 얘기를 듣고 싶어 했다"라며 "그런데 '청와대가 재난의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대통령의 권한이나 책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정 전 장관은 "대통령의 권한은 헌법을 보위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써야 하는데 국가재난을 책임지는 것에서 청와대를 분리하려고 한다"라며 "청와대에서 국가재난을 직접 총괄하면 정치적 부담이 크기 때문인데, 그렇게 대통령이 국민의 생명을 부담지지 않으려고 하면 대통령 책임제 하에서 국민들은 불행해진다"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총리실 산하 국가안전처 신설'을 세월호 침몰사고의 대안으로 내놓은 것은 정치적 부담을 지지 않으려는 목적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대한민국 총리에게 무슨 권한이 있나?"라며 "대형사고에는 보통 10개 부처가 관련돼 있는데 이것을 통합 지휘할 수 있는 곳은 청와대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정 전 장관은 "대형재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초동대처다"라며 "그때 온갖 권력이 집중된 청와대는 팔짱을 끼고 총리실에서 지휘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책임한 것이냐?"라고 비판했다. 그는 "재난관리에서 '대통령은 빠지고 총리가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것은 대통령 무책임제를 뜻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전 장관은 "9·11 테러가 났을 때 부시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3번 발표하고, 3일간 11번의 백악관 기자회견을 열었고, 관련 장관들도 1주일간 50번의 기자회견을 열었다"라며 "이것이 정부인데 세월호 사고 한달 동안 대한민국에는 정부가 없었다"라고 꼬집었다.
정 전 장관은 "역사상 이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는 없었다"라며 "이것은 대통령이 '내가 대한민국 CSO가 아니다'라고 인식하는 데서 출발한다"라고 말했다.
"박근혜의 줄푸세 철학이 세월호의 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