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박근혜' 놓고 날선 공방

[6·4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 4인, 첫 TV 토론회... 안전 공약 집중논의

등록 2014.05.20 14:09수정 2014.05.2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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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9일 오후 <TBC> 주최로 6.4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자 4인 TV 토론회가 열렸다. TBC 방송 화면 갈무리

19일 오후 주최로 6.4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자 4인 TV 토론회가 열렸다. TBC 방송 화면 갈무리 ⓒ TBC


"지난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후보를 향해 오만, 불통 등의 말을 써가며 비판해 놓고 요즘은 박 대통령과 찍었던 사진을 들고 나와 친분을 과시하는데 태도가 너무 다른 것 아닌가? 박 대통령을 조롱하고 '박근혜 마케팅'하는 것 아닌가?" -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

"친분 있는 건 맞다, 그런데 새누리당 후보가 박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건 괜찮고 야당 후보는 그러면 안 된다는 건가?" -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박근혜 대통령을 두고 대구시장 여야 후보가 날선 공방을 벌였다. 이들은 대구시장 후보 TV 토론회에 참석해 '박근혜 마케팅'에 대해 서로 견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19일 오후 열린 이번 토론회는 TBC 주최로 대구시장 후보 4인(무소속 이정숙 후보 제외)이 모두 참석한 첫 TV 토론회였다. 권영진, 김부겸 후보를 비롯해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송영우 통합진보당 후보, 이원준 정의당 후보는 토론회에서 자신의 공약, 정책을 중심으로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얼마 전 권영진 후보가 세월호 참사 수습을 두고 "내각을 전면 개각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김부겸 후보는 "내각 전면 개각은 필요할 수도 있겠으나 지금은 사태를 수습하고 실종자를 수색하는 것이 필요한데 권 후보의 발언은 정치 공세로 이해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권 후보는 "총리부터 시작해 대통령을 보필하는 사람들이 근본적 해결책을 내놓는 데 실패했다"라며 "박근혜 대통령도 입맛에 맞는 사람을 쓰지 말고 이제는 바른 소리 하는 사람을 둬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권 후보는 또 "지금 이 문제를 빨리 수습하고 국민의 마음을 달래 아픔 없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라면서 "그것이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하는 길이자 대한민국이 성공하는 것"이라 말했다. 이어 "오히려 김부겸 후보가 대구시장에 출마하지 않고 군포에 있었으면 이 주장하지 않았겠냐, 이런 질문은 이해할 수 없다"라고 대립각을 세웠다.


"대구의 중소기업을 육성시켜야"

토론회에 참석한 대구시장 후보 4인은 '일자리 창출' 문제에 관해서는 입을 모아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대구의 청년 실업률은 전국에서 가장 높으며 지역의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 등으로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산업단지, 첨단의료복합단지, 대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공약은 선거 때마다 화두가 됐지만 실제는 미미하다.


이에 송영우 통합진보당 후보는 "지난 시간들을 돌아볼 때 대기업 유치에 전력을 기울였던 과정에 비하면 실제는 미미하고 이젠 공약을 내세워도 불확실해 보이는 게 현실"이라며 "(그런 공약을 내세웠던) 새누리당이 크게 반성해야 한다, 시민들이 그 책임을 이번 선거를 통해 물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송 후보는 "토종기업, 지역텃밭, 청년창업에 귀를 기울여 '집토끼'를 살려야 한다, 중소기업단지의 노후된 시설을 리모델링하고 근무여건을 개선하는 등 중소기업을 살릴 것"이라 주장했다.

김부겸 후보는 "일자리 창출은 숫자가 아니라 질의 문제"라며 "획기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집중 투자를 해 지역대학과 연계, 경북도청 이전 후적지에 청년기업타운을 형성해 젊은이들이 여러 시도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권영진 후보는 "중소기업을 창조적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시·기업·대학이 삼각체제를 이뤄 중소기업의 판로를 개척하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많은 인재들이 마음껏 재량을 펼칠 수 있도록 도청 후적지에 '창조경제 전진기지'를 구축할 것"이라 다짐했다.

이원준 정의당 후보는 "후보들의 거창한 공약이 실제 별 도움은 안 됐다"라며 일갈했다. 이 후보는 "더 이상 대기업 유치에 목매달지 않겠다"라며 "대구시에 자동차·기계부품·로봇산업 등 알짜 중소기업을 잘 육성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골목마다 있는 편의점이나 피자·치킨집 등이 본사의 횡포에 시달리지 않는 '을'을 위한 경제 정책을 실천하겠다"라며 "동네 슈퍼와 미용실 등의 카드 수수료를 인하하고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초토화시키는 대형마트에 대해 대형마트 영업시간 뿐 아니라 판매품목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a  <TBC>주최 대구시장 후보자 4인 TV 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송영우 통합진보당 후보, 이원준 정의당 후보

주최 대구시장 후보자 4인 TV 토론회에 참석한 후보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송영우 통합진보당 후보, 이원준 정의당 후보 ⓒ TBC


안전 대구, 나는 이렇게 만들어 가겠다

대구시장 후보 4인은 이날 모두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고 나왔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슬픔을 함께 나누겠다는 의미였다. 특히 20년 전 상인동 가스폭발, 11년 전 지하철화재  참사를 겪으며 '안전'에 대해 민감한 대구 민심을 의식해 저마다의 안전공약을 내놨다.

권영진 후보는 "특히 2003년 지하철화재참사에서 기관사가 마스터키를 빼 도망간 것과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선장이 가장 먼저 탈출한 것이 너무나도 비슷해 대구시민들이 더 아파하고 슬퍼한다"라며 "당선된다면 그 순간부터 총체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전문가뿐 아니라 시민이 함께 점검하면서 믿을 수 있는 안전 시설을 구축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또 "건설회사의 시행사가 감리 회사를 맡거나 낙하산 인사가 공기업 수장이 되는, 이 구조적요인부터 없앨 것"이라며 "긴급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할 때도 현장 전문가 중심으로 꾸리겠다"라고 말했다.

2003년 지하철화재사고 당시 대구지하철 노조위원장을 맡았던 이원준 후보는 "대구에서는 교통안전, 특히 대중교통에 대한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금 시운전 중인 도시철도 3호선의 무인운영을 철회하고 비상 시 승객들을 위한 비상대피로 만들어서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전면적으로 재검토할 것"이라 주장했다.

송영우 후보는 현재 재난안전대책본부가 행정관료 중심으로 구축된 것에 대해 조례를 개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송 후보는 "대구시의 안전조례를 개정하고 2년간 50%에 머물고 있는 재난관리기금에 대해서도 조례를 통해 늘리겠다"라며 "'행정 무사안일주의'를 타파하지 않으면 안전도 책임 못 진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부겸 후보도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 이상의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에 대해 크게 공감했다"라며 "시민들의 생명 안전을 위한 시민안전위원회를 발족시키겠다"라는 계획을 내비쳤다. 김 후보는 "시민이 시민안전위원회에 참여해 안전을 평가하고 여러 사정·상황과 대책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구가 국제 안전 도시로 탈바꿈하도록 도시철도 3호선 안전 문제, 학교폭력 등 생활안전 문제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 말했다. 
덧붙이는 글 박윤정 기자는 <오마이뉴스> 6.4 지방선거 시민기자 특별취재팀입니다.
#6.4지방선거 #권영진 #김부겸 #송영우 #이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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