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를 잊지않는 엄마들의 행진에 참여하여 사전짐회를 갖고 있는 엄마들
김성희
엄마들의 행진을 처음 제안한 나는 딸 둘을 기르는 엄마다. 나는 처음 사고가 났을 때 "어디서 또 사고 하나 났나 보네" 하며 매우 무심했었다. 그러다 사고 후 이틀이 지났는데도 구조 소식이 들리지 않자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되었다.
이상하다는 생각에 4월 20일부터는 인터넷 방송과 신문을 뒤져가며 사건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사고가 참사로 이어지는 과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되자 분노가 치밀었다. 아이들이 남긴 동영상과 부모들의 절규를 접하며 울분을 삭이기가 어려웠다. 밥도 잘 먹히지 않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들이 많아졌다. 시도때도 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러다 어느 순간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버이날이었던 5월 8일 지인들과 팽목항을 찾았고 그것을 계기로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5월 12일부터 매일 오후 5시 경기전에서 검은색 상복을 입은 채 '엄마의 일인시위'를 시작했다. 진상규명을 위한 서명운동도 병행했다. 그러자 주위에서 격려와 응원이 쏟아졌고 같이 못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비로소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 혼자 행동할 것이 아니라 같이 모여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페이스북을 통해 만난 친구들과 지역 학부모단체와 생협 등에서 일하는 엄마들에게 함께 모여 공동 행동을 의논해보자고 제안했다. 제안을 받은 엄마들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호응했다.
13명의 엄마들이 5월 15일 모임을 갖고 토론을 했다. 각자의 일상 속에서 노란 리본 달기, 현수막 걸기, 동네 일인 시위를 하고 23일에는 모두 모여 침묵행진을 하기로 결정했다. 그 후 문자와 이메일,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의견을 주고 받으며 행사를 준비했다.
잊지 않을게, 너희들이 이제 됐다고 말할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