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수족관에 있던 어린 청거북 두 마리를 구입하여 시골집 연못에 다문화 가족의 하나로 입양했는데, 환경이 낯선 타인지, 머리를 쭉 내밀고 주위를 살핀다.
이상옥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에는 청거북이 생명력이 강하고 가격도 싸고 키우기도 쉬워 애완용 거북으로 수입되었는데, 방생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 호수 하천 등지에 많이 서식하게 되었다. 어릴 때는 어항에서 키우며 귀여움을 받다가가도 점차 커지면 가정에서 키우기 힘들어 야생에 예사로 방사하기도 했다.
열대지방에서 서식하던 청거북이 우리 환경에서는 적응하지 못할 줄 알았지만, 추운 겨울에 동면을 한다든지, 영하의 물속에서도 잠을 자지 않고 버티기도 하면서 한국 자연환경에도 완벽하게 적응을 한 상태이다.
우리나라 자연환경에서 자리잡은 청거북은 잡식성이라 토종 물고기 등을 먹고, 개체수를 널리고 있다. 특히 토종 남생이와 생태계에서 충돌하며 먹이경쟁에서 자리잡아 남생이 개체수가 오히려 급감하게 한 원인 제공자라고 한다.
급기야 환경부에서는 2001년 청거북을 수중 생태계를 교란 야생동물로 지정하여 수입금지하고, 매년 포획작업을 하여 맹금류의 먹이로 처리한다.
그러나 청거북은 어릴 때는 육식성이지만 자라면서 잡식성, 초식성 등으로 바뀐다. 청거북은 모기, 파리 유해 곤충도 잡아먹고, 식물성 먹이인 상추, 토마토, 바나나, 당근 등도 잘 먹는다.
아직 어린 청거북 두 마리는 입도 너무 작아 금붕어를 헤칠 염려는 없다. 이 녀석들이 연못에 있는 모기 유충이나 곤충, 혹은 수초와 내가 제공하는 먹이에 길들여졌다가, 커서는 초식성으로 바뀌어져 연못의 어류들과 공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지금 생태파괴 주범으로 몰려 포획 당해청거북의 본향 미국 남부 미시시피 지역에서는 당당하게 미시시피붉은귀거북으로도 불리면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살았을 것이다. 그런 녀석들이 우리나라에 본의 아니게 수입되어서는 지금 생태파괴 주범으로 몰려 포획 당해 맹금류의 먹이로 전락한 처지고 보면, 참 아이러니칼하다.
글로벌 시대, 청거북도 우리나라의 생태계에서 다문화 가족의 하나로 어울려 살 수는 없는 것인가. 나는 시골집 작은 연못에서 물에 잘 떠다니고, 물가로 나와 볕 쪼이도 하면서 친숙한 느낌을 주는 청거북이 다문화 사회 일원으로 자리잡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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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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